치료보다 예방이 중요, 치아 건강 가이드
예부터 건강한 치아는 오복(五福) 중 하나라 했다. 맛있는 음식도 이가 건강해야 잘 먹을 수 있고, 또 잘 소화시킬 수 있는 법. 또 고르고 건강한 치아는 매력적인 외모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건강한 치아를 위해서는 작지만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연령대별로 주의해야 할 점, 잘못 알고 있는 치과 상식을 모아보았다.
글·김선도 교수(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밀레니엄치과)
올바른 치아 관리를 위해, 유아들은 치아가 나기 전부터 거즈, 유아용 수건을 이용해 우유를 먹은 후나 잠들기 전에 고루 닦아주고, 첫 번째 젖니가 나면 젖니 칫솔질을 시작한다. 처음 이가 나오고 첫돌이 되기 전에 아이와 함께 치과를 방문해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3세경에는 20개의 완전한 젖니(유치)를 갖게 되는데, 유치는 음식을 씹을 때 적절한 힘으로 아래위턱과 얼굴 골격을 바르게 자라게 하고, 발음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하며, 영구치가 나올 때까지 적절한 공간을 유지해주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흔히 유치는 어차피 뽑을 것이기 때문에 썩어도 내버려두는 경우가 있는데, 유치가 썩게 되면 위와 같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이가 아프면 연한 음식만 찾는 등 편식을 할 수 있어 성장과 발육에 필요한 영양 섭취를 잘 하지 못할 수 있다. 또한 손가락 빨기, 혀 내밀기, 입술 빨기, 손톱 깨물기 등의 습관은 부정교합을 일으키므로 주의하고, 1년에 1~2회 치과에서 불소를 도포하면 이가 썩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만6세가 되면 앞니가 흔들리며 영구치가 올라오는데, 유치가 너무 빨리 빠지면 영구치가 나올 공간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공간유지장치를 하고, 유치가 너무 오랫동안 남아있으면 빼도록 한다.
청소년기(만12~19세)에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사랑니다. 사랑니가 날 때는 약간의 통증이 있으나 반드시 뽑을 필요는 없다. 다만 치아우식증(충치), 치은염이 생길 경우에는 뽑는 것이 좋다. 불소도포 역시 1년에 1~2회를 꾸준히 받는 것이 좋다.
임신 중에는 치과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없으므로 임신 전에 치아우식증을 치료하고 치면세마(치아 표면을 갈고 씻는 것, 전문적인 치아 청소를 의미)를 받는 등 치아 관련 검사와 치료를 끝내는 것이 좋다. 만약 부득이하게 임신 중에 진료를 받아야 한다면 임신 5~6개월이 가장 안전하다. 임신 중에는 잇몸 질환이 나타나기 쉬우며, 특히 간혹 잇몸이 붓고 피도 나는데 이는 호르몬 때문에 생기는 증상으로 출산 후에도 몇 개월간은 딱딱한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출산 후에는 스케일링과 불소도포를 주기적으로 하도록 한다.
40세 이후부터는 잇몸에 대한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고, 구강암에 대한 검사도 필요하다. 칫솔질 후 치실, 치간 칫솔 등을 이용해 음식물 찌꺼기를 잘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당뇨 등 치아 질환이 악화될 수 있는 병을 앓고 있는 경우 더욱 조심해야 한다.
56세 이상이 되면 틀니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틀니를 처음 하면 발음이 변하고, 침 분비량이 줄어들고 잇몸에 상처가 날 수 있지만 치과에 가서 수정을 거치면 점차 편안해진다. 밤에 잘 때는 보관용액(또는 물)에 담가두어야 뒤틀리지 않으며, 틀니를 치약으로 닦을 경우 마모될 수 있으므로 주방세제를 이용해 깨끗이 씻고, 1달에 1번 정도만 치약으로 닦는 것이 좋다.
성인에게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치아 질환은 치아우식증(충치), 치경부 마모증, 풍치(잇몸질환) 등이 있다.
성인은 충치를 유발할 수 있는 음식을 점점 멀리하게 되어 충치 발생률은 높지 않지만, 이전에 발생한 충치를 치료하지 않아 충치가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충치를 치료한 뒤 메우는 방법은 크게 아말감과 금, 레진 등 세 가지가 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데, 아말감은 가격이 저렴하고 수은이 있기는 하지만 안정적이다. 금은 음식을 씹을 때 강하게 힘을 주는 사람에게 적당한데, 충격을 크게 받으면 이가 부러질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레진은 이와 같은 색상으로 앞니 등 눈에 잘 띄는 곳에 사용하지만 어금니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조금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찬물을 마실 때나 양치질을 할 때 치아가 시리다며 병원을 찾는 이들이 있다. 이는 대부분 잘못된 칫솔질 등 충격이 가해져 치아의 목부분(잇몸에 가까운 부분)이 패인 ‘치경부 마모증’이다. 패인 부위를 치아색이 나는 재료로 메움으로써 증상을 해소할 수 있으나, 올바른 칫솔질 습관을 가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연마제가 들어있지 않은 치약, 미세모보다는 적당한 크기의 칫솔을 이용해 위아래로 솔로 쓸어내듯 부드럽게 양치질한다. 오랫동안 닦는 것보다는 세 끼 식사는 물론, 간식을 먹은 직후에도 10~20초간 자주 닦아주는 것이 낫다. 좌우로 양치질을 하거나 소금으로 이를 닦으면 이가 더 심하게 패일 수 있다.
흔히 잇몸질환이라 하는 풍치는 구강 내의 세균이나 양치질을 소홀히 해 생긴 플라크나 치석, 유전적 요인과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다. 양치질을 하고 나서도 입안이 개운하지 않고, 차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이가 시리고, 양치질을 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나며, 잇몸이 간질간질하며, 피곤할 때 잇몸이 붓고 출혈이 일어나는 등의 증상이 있다. 풍치는 완치가 어렵고 예방이 중요한데, 스케일링을 자주 하고 엑스레이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도록 한다.
치약과 칫솔 외에도 구강 건강을 위한 다양한 위생용품들이 있다. 그 중 치실은 가장 보편적인 것으로 치아 사이의 세균막과 음식물찌꺼기를 제거할 뿐 아니라 치아 사이의 치아 표면을 연마해 입냄새 제거 효과도 있다. 이쑤시개를 사용하면 이 사이가 벌어지고 잇몸에 염증이 생길 수 있는 것에 반해 위생적이고 안전하다. 치실은 최소 하루에 한 번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일반 칫솔로 닦기 어려운 치아 사이와 잇몸 주위 플라크를 깨끗이 닦아주는 특수 칫솔인 ‘치간 칫솔’도 있다. 잇몸마사지 효과가 있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잇몸 질환을 예방하기도 한다. 치아 사이가 벌어져 음식물이 자주 끼거나 잇몸이 내려앉는 사람, 보철이나 크라운, 임플란트를 장착한 경우, 잇몸질환이나 심한 구취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치간칫솔을 치아 사이에 천천히 삽입한 뒤 2~3회 왕복하여 닦아준 뒤 칫솔질을 하면 된다. 구강양치용액은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치아의 세균막을 없애기에는 부족하므로 주로 수술 후 상처 치유를 돕고, 일시적인 구취 예방 효과를 얻기 위해 사용한다. 칫솔이 닿기 어려운 부위의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물사출기, 혀에 낀 음식물을 닦고 입냄새 제거에 도움이 되는 설태제거기 등도 있다.
잘못된 치과 상식 다섯 가지
스케일링을 하면 이가 시리고 치아 사이가 벌어진다?
스케일링은 치아에 붙어 있는 플라크 및 치석을 제거하는 치료로 치아에는 전혀 손상을 주지 않지만 치석이 많고 오래된 경우 잘 떨어지지 않아 아플 수 있다. 또 스케일링을 하고 나면 두껍게 붙어 있던 치석이 다 떨어지고 치석 때문에 부어 있던 잇몸이 수축되어 치아 뿌리가 드러나기 때문에 이가 시리기도 하고, 또 치아 사이가 벌어진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치아가 시린 것은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며,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할 경우 시간도 적게 걸리고 아프지 않으며, 치료 전후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
잇몸질환이 있으면 잇몸 약을 먹으면 낫는다?
잇몸질환은 플라크나 치석과 같은 물질이 잇몸에 자극을 주어 일어나는 질병으로, 약을 먹는다고 플라크나 치석이 없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
껌을 씹는 것은 치아에 안좋다?
껌의 단물만 빨아먹고 버리는 경우는 치아에 좋지 않고, 10분 이상 씹을 경우에는 치아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단물이 빠진 후에도 껌을 계속 씹으면 음식 찌꺼기가 닦여나가고 씹는 운동에 의해 잇몸과 턱 근육 강화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턱이 아플 때까지 하루 종일 껌을 씹는 것은 턱 근육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전동칫솔이 더 편하고 잘 닦인다?
전동칫솔은 편리하지만 손이 불편하거나 어린아이와 같이 손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것으로 아직까지 손으로 하는 것만큼 정교하지 못할 수 있다. 가능한 일반 칫솔을 사용하도록 하며, 전동칫솔을 사용해야 할 경우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것보다 상하로 움직이는 것을 선택하도록 한다.
비싼 치약이 좋다?
사실 치약의 종류보다는 얼마나 꼼꼼하고 정확하게 이를 닦는가가 중요하다. 치약을 선택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은 마모도. 자신의 칫솔질 빈도나 방법을 고려해 적당한 마모도를 갖고 있는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특히 치경부 마모증이 있는 경우 시린이를 위한 치약을 사용하도록 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수돗물에 불소가 들어있지 않으므로 불소 함유 치약을 쓰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