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木然]

달력을 새로 걸어 놓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하고도 이틀이 지났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시간의 길이는 늘
같거늘 왜 이렇게 빨리 가버리는 느낌인지…

지금 나는 지하철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40여년간 나를 동생처럼 챙겨주던 분이
파킨슨병으로 거동하기가 쉽지 않아서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자리에도 나올 수가
없게 되어서 보러 가는 길이다.
지난 가을에 다녀왔는 데 그새 또 보고싶다고
해서 시간을 내어 가고 있다.

늙거나 병이 들면 움직이기 어려우니 다닐 수
있을 때, 가고 싶은 곳, 가야 할 곳, 부지런히
다녀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수명이 늘어 100세 인생이라고 한들, 내
의지로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없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다면 살아있어도 사는 게
아닌 것이리라. 그래서, 오늘 지금 이렇게
움직일 수 있는 나는 지금의 상황에 감사한다.
그런데~~
빈 자리가 없어서 아무래도 양재까지 꼬박
서서 가야할 것 같다.
다리는 아픈 줄 모르겠으나 허리는 슬슬
신호가 온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