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와 어른이 번갈아 찾아오는 동짓날 어느덧 한 해가 저물어 가는 문턱에 와 있음을 실감 한다
동짓날은 으레 팥죽을 쑤어먹는 날로만 알고 있으나 전해 내려오는 풍습에 따르면 음력을 기준해서 동짓달 초순에 들은 동지를 애기동지라고 하고 그 이후를 어른동지라 칭하여 애기동지는 팥죽을 쑤어먹지 않고 팥 시루떡을 만들어 먹는다.
먹기 전에 떡 시루 내에 종 재기 또는 접시에 들기름이나 피마자자 기름을 넣고 무명실이나 목화 솜으로 불 심지를 만들어 담 그어 촛불을 대신하여 불을 밝히고 조상을 모신 사당 또는 장독대에 올려놓고 家神에 無事安寧을 빌고
어른동지에는 팥을 고아 죽을 만들어 찹쌀로 둥글둥글하게 빚은 새알심을 넣어 끓인 팥죽을 쑤어 祠堂에 먼저 조상님들과 家神에게 동지차례를 지낸 후 팥죽이 식지 않고 펄펄 끓을 때 집 기둥 및 대문이나 담벼락 등 구석구석에 뿌려 귀신을 집밖으로 내쫓고 악귀 액땜을 예방하여 가정의 安寧을 기원했던 풍습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 풍습을 이어가는 우리 어머니들의 정성을 엿볼 수가 있다.
귀신이 존재하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귀신이란 놈이 팥이 들어간 곡물 음식을 싫어하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조상들의 제사 차례 상에 팥이 들어간 음식은 祭物로 바치지 않는다. 祖上의 家神을 쫓겨 낼 가봐.
文獻에 의하면 동지팥죽의 유래는 중국의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서 찿아 볼 수 있다. 옛날 堯舜時代에 살던 ‘공(共)’씨라는 사람에게 망나니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 역 질(疫 疾)귀신이 되었는데 그가 생전에 팥을 두려워했기에 동짓날 팥죽을 쑤어 惡鬼를 예방했다는 說로 전해져 오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년대는 명확하지 않지만 고려시대부터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먹고 부모님의 장수를 기원하여 술을 함께 올렸다는 기록이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동지를 작은 ‘설’이라 하여 동지팥죽을 먹으면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고 유래가 전해지고 있다.
이는 양력으로 10여일이 지나면 해가 바뀌어 한 살이 더 먹기 때문인 것 같다. 현실로 보면 현재 대부분의 일정을 양력으로 기준하여 시행함에 타당성 있는 근거가 아닌가 싶다.
酷寒期에 접어드는 歲暮와 새해의 교차점에서 아득한 옛날이야기가 되었지만 어렵고 힘든 생활의 대명사였던 ‘성냥 파는 소녀/소년’ 의 모습(表象)도 우리 곁에서 떠나버렸다. 상대적인 빈곤에 의한 박탈감에 불평불만의 소리가 주변을 울리지만 어찌됐건 우리나라 국민의 생활과 삶은 윤택해지고 국가의 위상은 알게 모르게 상승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주변의 한 귀퉁이에는 차가운 단간 방과 옥탑 방에서 노구를 이끌고 추운 겨울을 어렵게 생활하는 독거노인가족과 노숙자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함께 조금씩 힘을 보태고 따뜻한 마음을 전해 좀더 나은 생활을 하도록 보살핌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동지팥죽! 말만 들어도 침샘이 솟고 침이 넘어간다. 동지팥죽을 맛있게 먹고 우리 주변의 모든 악귀를 몰아내고 액 땜을 예방하여 ‘壽 福 康 寧‘의 癸卯年 새해를 맞이 하였으면 한다. 또한 동지 팥죽 한 그릇에 이웃과 따뜻한 정을 나누고 歲暮의 한파를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_우리모두 동짓날 팥죽 한 그릇 먹읍시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