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 (갓바위)겨울산행
이 광 로
깃털처럼 가볍게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 가는 가파른 암릉길
꿈틀거리는 은혜봉, 노적봉, 관봉능선과 새겨둔 발자국을 찾아 딛고
상큼한 솔향에 눈비비며 탐욕의 짐을 털고
풍진을 씻은 만상들이 팔공산 관봉 자락에 너울너울 춤을 춘다
바람에 열린 겨울들창처럼 관봉 석조여래좌상 겨울 만상들이
마치 브람스와 함께 가을이 간다는데 브람스가 좋아지는 시간
슬프지만 군더더기 없는 브람스의 첼로소나타 이야기를 들춰내는
샤프란의 첼로선율처럼 석조여래좌상 겨울풍경이 빈 가슴을 다독이네
환상의 암릉능선 능성재의 북향 언덕 잔가지에 붙어 녹지않는 얼음꽃
하얀 잇몸 드러낸 어머니의 시린 웃음꽃이었다
다 벗고서 이 살얼음을 견딘 저 나목의 슬기 마냥
세월의 무게 내려놓은 어머니의 가쁜 숨소리로 메아리치고 있네
팔공산 관봉, 노적봉, 은혜봉 오르는 기암괴봉 같은 암릉능선 길
거대한 바위군은 뛸 듯 날 듯 우뚝우뚝 솟은 석림의 군무
천태만상의 그 형상은 모두가 기암이요 묘석인 것을
누구의 섭리이며 누구의 술이며 누구의 조화인가
관봉 정상에 병풍처럼 암벽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석조여래좌상
병풍석같은 여러개의 바위로 갓모양의 자연판석을 내리는 약사여래상
석조여래좌상은 그 자리에 있던 바위를 깎아서 환조기법 선각화되어
상현좌를 이루었으니 지성으로 기도하면 한가지 소원이 이루어진다네
갓바위에 새겨진 욕망 영험하기로 소문난 팔공산 관봉 갓바위불상
간절한 소원성취의 염불소리에 방긋이 웃으시는 갓바위불상의 신비
격조높은 근엄한 자비로운 얼굴이 선각화되어 상현좌를 이룬 걸작품
그 모든 욕망을 빨아들이는 블랙홀과 같구나
팔공산 갓바위불상의 자비로운 미소 몇겹의 소원 이루었을까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정좌틀고 앉아 속세의 인연을 맺고 있네
경향각지에서 달려가는 불자들 인산인해 소원성취 들어주려고
간절한 소원성취의 염불소리에 갓바위부처님 빙긋이 웃으시네
영하의 기침소리에 발거벗은 고요한 나목의 묵상
나이테를 그을수록 차갑게 식어가는 소망의 언저리
천사의 걸음걸음 소롯이 내려 송이송이 피어나는
하얀 겨울꽃은 진정 내일을 꿈꾸는 축복이어라
설화와 빙화 속에 파묻힌 팔공산 관봉의 호젓한 겨울 숲길
차거움과 해맑은 미소를 지닌 무색색의 수묵화 그린 겨울산
은혜봉, 노적봉 암릉능선 산행은 여백이 있는 수묵화 속의 산책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영롱한 상고대의 선경이어라
세속의 세계에서 신선의 세계로 이어진 불교문화정수 갓바위1365계단
피톤치드의 솔향이 온몸을 휘감는 고요함이 머무는 생명의 숲길
갓바위부처님의 환한 미소 속에 갓바위 1365계단길 애증의 산그림자
그저, 마음의 짐 벗어 놓고 구름처럼 흘러가라고 하네
첫댓글 갓바위(석조여래좌상)에서 지성으로 소원을빌면
평생 한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영험있는 뜻깊은 장소이며
산행 하기좋은 우람하고 아름다운 산에 관한 좋은글 즐감하고 갑니다..
따뜻한 인간미 넘치는 멋진 돌연변이 회장님 ! 따뜻한 글에 감동 받습니다.
예리한 지성과 따뜻한 감성으로 공감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그 인품의 향기가 백리향 천리향 되어 우리 회원들의 가슴에 따뜻한 정이 메아리 칩니다.
진심으로 채운 시간만이 인연으로 남는다고 합니다.
기쁨과 감사의 잔이 차고 넘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