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역사란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나침반과 같은 것이다. 종종 무리하고 주관적인 해석으로 인한 역사 왜곡들이 일어난다. 좋은 역사를 가지는 것도 좋겠지만 역사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때 가치가 있는 것이다. 왜곡된 역사는 현실을 부정케 하고 미래를 잘못 바라보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특히 사상가들은 자신들이 유리한 편으로 역사를 해석하고 싶어 하는 유혹을 받는다. 확실하지 않은 것은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사학자들의 욕심은 때론 진실한 기록을 변질시키고 후세에게 거짓된 역사를 전달함으로 잘못된 판단으로 시세를 오판하게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역사를 왜곡하는 자는 유불리를 떠나 큰 잘못을 하는 것이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역사 왜곡과 그에 따른 영토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중화사상에 근거한 자국 중심의 역사해석을 통한 주변국들과 많은 분쟁을 유발하고 있다. 일본 또한 명백한 역사적 기록에도 불굴하고 지속해서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려고 애쓰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애써 무시하고 있다.
사사기 11장은 영토 분쟁으로 촉발된 암몬 족속의 침략으로 이스라엘 사사 입다와 암몬왕 사이에 오고 간 외교문서다. 모압과 암몬은 사실 롯의 후손들로 이스라엘과는 인척 관계였기에 이스라엘이 가나안 정복 전쟁할 때 모암과 암몬은 치지 않았고 돌아서 가나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당시 아모리왕 시혼이 이스라엘을 공격해와서 이스라엘은 전쟁을 통해 그들이 차지하고 있던 아르논 골짜기에서 얍복강까지 빼앗았다. 그런데 그 땅을 암몬 자손들이 자신들의 땅이라고 우기면서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었다.
(삿 11:13) 암몬 자손의 왕이 입다의 사자들에게 대답하되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올라올 때에 아르논에서부터 얍복과 요단까지 내 땅을 점령했기 때문이니 이제 그것을 평화롭게 돌려달라 하니라
암몬왕은 이 지역을 분쟁지역으로 만들려고 괜한 트집을 잡는 것이다. 내용인즉 “좋은 말 할 때 내놓으란” 말이었다. 그러자 입다는 이스라엘 출애굽 역사를 일일이 열거하면서 암몬 왕의 주장이 터무니없음을 반박하였다.
(삿 11:17) 이스라엘이 사자들을 에돔 왕에게 보내어 이르기를 청하건대 나를 네 땅 가운데로 지나게 하라 하였으나 에돔 왕이 이를 듣지 아니하였고 또 그와 같이 사람을 모압 왕에게도 보냈으나 그도 허락하지 아니하므로 이스라엘이 가데스에 머물렀더니 (삿 11:18) 그 후에 광야를 지나 에돔 땅과 모압 땅을 돌아서 모압 땅의 해 뜨는 쪽으로 들어가 아르논 저쪽에 진 쳤고 아르논은 모압의 경계이므로 모압 지역 안에는 들어가지 아니하였으며
그리고 에돔과 모압 땅을 돌아서 아르논 골짜기에 진을 친 것과 당시 그 땅이 아모리 사람들이 점령했던 땅으로 (삿 11:23)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같이 아모리 족속을 자기 백성 이스라엘 앞에서 쫓아내셨거늘 네가 그 땅을 얻고자 하는 것이 옳으냐고 항변하였다.
입다는 비록 기생의 자식으로 태어나 잡류들과 어울리는 처지였지만 지나온 이스라엘 역사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그의 출신 자체가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세상의 잡류와 섞여서 존재감 없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였지만 하나님의 인도와 조상들의 역사를 분명히 기억함으로 살아계신 하나님의 백성임을 늘 인식하고 살았다는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 지금도 원수는 우리의 영토를 침범합니다. 말도 안 되는 주장으로 우리의 의지를 꺾고 양보를 받아 내려고 합니다. 주님, 역사를, 주님의 역사와 시간을 기억하게 하소서. 단 하나도 양보하지 말게 하시고 성경의 역사를 입다처럼, 스데반처럼 줄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여전히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바라보게 하시고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신 주님을 주목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