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낙화, 그 장엄한 속을 한 사람 걸어가고 있다
수많은 말을 건네며 꽃잎은 흩날리고
꽃술을 입에 물고 잊지않는다 잊지않는다 되뇌이며
낙화, 그 엄혹한 경계를 한 사람 서성이고 있다
2
낙화, 그 끝에서 봄은 절정으로 가는데
스스로 더 슬퍼하는 이 그 누구인가
다만 한 때 산골짜기 깊은 곳으로 떠밀려갈 뿐인데
모든 게 끝난 것 마냥 고뇌하는 까닭은 또 무엇인가
세월은 가고 꽃은 질 터이니
그 연정이라고 어찌 수월할 수만 있겠느냐
떨어지는 꽃잎을 길 안으로 몰며 배회하는 바람에
지지 않으려 안간힘이구나
우리네 삶이란 의당 오고 가는 것
낯선 시간 기다림에서
당연히 다시 봄날 꽃으로 피어남이니
연이라는 끈으로 구차하게 얽매일 건 아니다
어쩔 도리 없이 이제 떠나야한다면
이별에 익숙해지기 위해 마음 근육을 키울 일이다
살아가면서 어느 날 마음 불편한 일이 있다해도
자연의 이치에 따라 살아갈 일이다
3
언젠가 돌아오는 봄날
반가운 재회를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
기필코 다시 함께 하리니
그대 부디 기억하여 그 기약 잊지말아야 한다
https://youtu.be/4wZOUCQeSuw?si=Bs0AqEpTfHZeUfh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