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리말에 ‘어줍다’는 말이 있습니다.
서투르고 어설픈 것을 표현할 때, 또는 어쩔 줄을 몰라 겸연쩍거나 어색한 모습을 나타낼 때 쓰는 말입니다.
남자가 맞선을 보면서 시선 처리를 잘 못하고 말을 더듬는다든지 하면
“그 남자는 맞선을 보면서 무척 어줍어했다.”라고 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어줍다’는 말은 ‘수줍다’와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수줍다’는 “숫기가 없어 다른 사람 앞에서 부끄러워하다.”는 뜻으로,
“그 여자는 맞선을 보면서 몹시 수줍어했다.”처럼 쓰입니다.
그러니까 어줍은 남자와 수줍은 여자가 맞선을 보게 되면, 얼마나 어색한 자리가 될까요?
어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이 그런 자리였다면 제가 색안경을 쓴 걸까요?
대통령의 평소 모습이 약간 어눌한 듯해서 오히려 믿음이 갔더랬는데
길게 이어지는 답변 모습은 답답할 정도로 군색해보였고, 어쭙잖아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우리는 ‘어줍게’보다는 ‘어줍잖게’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지만, 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어줍다’가 “서투르고 어설프다”는 뜻이니까 ‘어줍잖다’라고 하면
그 반대인 “세련되다”는 뜻을 나타내야 이치에 맞을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서투르고 어설픈 것을 표현할 때 ‘어줍잖다’, ‘어줍잖게’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연하게’라고 말해야 할 자리에 ‘우연찮게’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줍다’는 표준말이지만, ‘어줍잖다’는 표준말이 아닙니다.
그런데 ‘어줍다’와 비슷한 말로 ‘어쭙잖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주 서투르고 어설플 때, 또는 비웃음을 살 만큼 분수에 넘치는 짓을 할 때
우리는 ‘어쭙잖다’라는 말을 써왔습니다.
가령 “그런 어쭙잖은 실력으론 우리 회사에서 배겨나지 못할 거야.” 한다든지,
“변변한 벌이도 없으면서 어쭙잖게 자가용을 몰고 다니냐?”라고 쓸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로 이때의 ‘어쭙잖다’를 ‘어줍잖다’로 잘못 발음하고 있는 것이지요.
기자회견이 끝나자말자 야당과 몇몇 보수언론은 기다렸다는듯이 말꼬리를 잡았습니다.
그들 역시 어쭙잖은 안목으로 대통령 말씀에 토를 달고 가타부타를 따졌습니다.
물론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그래서 대놓고 이야기할 때는 조금 뜸을 들이더라도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
첫댓글 그렇군요 어쭙잖다 라는 뜻을 가당치 않다 라는 뜻으로 많이 받아들였었는데....^^
입양문제에 대해 말 실수한 대통령!
기자회견 하는 데 무슨 리허설을 4번이나?
연습할 걸 해야지? 어쭙잖은 상태라는 걸 다시 확인시키는 꼴이 되고 말았네요.
글쎄요. 잘못이나 실수를 했을 때, 깨끗이 그 자리에서 사과를 하는 것이 군자요. 대통령이거늘!
나중에 대변인 입을 통해 변명을 늘어 놓는 다는 건, 소인배들이나 하는 짓!
글을 통해 심도 있는 말이 되고, 그러므로 입력이 있어야 출력이 있는 법인데,
문재인 대통령은 평소에 공부 입력을 게을리 하나 봅니다.
선생님 덕분에 오늘 획실히 배웠습니다.'어줍잖다. 가 아니라 어쭙잖다. 로 써야 한다는 걸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