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허재 감독이 인터뷰에서 전성기 기아라면 지금의 KCC를 이긴다는 말을 했고 그와 관련해서 이 게시판에서도 글이 있었습니다. 댓글에선 허재 선수 시절 기아와 지금의 KCC가 붙는다면 한국 대 중국의 양상처럼 흘러가면서 KCC가 이길 거란 의견이 많더군요.
한데 조금 생각을 해보니까, 허재 감독의 전성시절 기아자동차면 지금의 KCC와 붙는다고 해도 의외로 KCC가 승리를 그냥 장담할 정도는 아니다 싶습니다.
일단 룰은 아마농구 룰로 간다고 가정합니다. 그리고 양팀 다 부상은 없다는 가정까지 덧붙이겠습니다.
기아의 최전성기를 김유택이 간통 사건을 벌이고 허재가 무릎 부상을 당하고 정덕화가 부상으로 은퇴하기 전인 1990년 정도로 상정하면, 기아자동차의 베스트 멤버는 강동희 - 허재 - 정덕화 - 김유택 - 한기범이 베스트 5가 되겠군요. 앞서 보면 기아자동차의 전성기를 프로 초창기 정도로 가정하신 분이 있던데, 그때보다 1990년 무렵이 확실히 앞섭니다. 허재의 운동능력부터가 프로시대와 1990년이 다르고 김유택의 능력은 프로 시대와 1990년 무렵은 아예 넘을 수 없는 벽 수준으로 차이가 나니까요.
KCC는 전태풍 - 강병현 - 추승균 - 에릭 도슨 - 하승진으로 일단 베스트 5 멤버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가정할 경우, 역대 최고의 1-2번 콤비인 강동희 허재는 분명 매치업상 KCC 쪽보다 우위에 있습니다. 특히 허재의 경우 드리블을 이용한 돌파도 돌파지만 포스트업 능력에선 가드 포지션의 선수들 중 그냥 최고죠.
전성기 정덕화 대 지금의 추승균이라면 이건 정덕화 쪽이 우위에 있다고 전 봅니다. 농구대잔치 시대의 수비수 중 역대 최고의 수비수에다 노마크 3점슛 정도는 넣어주고 수비력 가지고 농구대잔치 MVP까지 딴 선수가 정덕화니까요. 추승균의 포스트업 공격이라면 모른다 싶기도 한데, 이 경우 강병현을 정덕화가 맡고 허재가 추승균에게 붙으면 추승균의 포스트업도 충분히 제어 가능합니다. 전성기 추승균이라면 정덕화보다 낫다고 보지만.
그렇다면 역시 문제는 인사이드인데, 과거 선수에 대한 미화가 제 머릿속에 있지 않는가 하고 새삼 머리를 굴려 봐도 에릭 도슨, 혹은 크리스 다니엘스라 해도, 전성기 김유택이면 의외로 꿀릴 게 없어 보입니다. 특히 팀의 구성원으로는. 김유택은 포스트업에서 기술도 최고지만 센터라는 이미지 때문에 의외로 사람들이 인식을 못하지만 역대 한국인 인사이더 중에선 최고 수준의 페이스업 능력과 패스 능력을 가진 선수입니다. 특히 강동희 허재와 함께 뛸 때 세 선수가 움직이면서 만들어내는 패싱게임은 그 뒤 어느 팀에서도 나온 적이 없는 수준이죠. 거기다 인사이더로서의 투쟁심은 비교할 데가 없습니다, (그런 투쟁심이 다른 쪽으로도 뻗어 나오는 게 문제지만.)
이렇게 보면 지금의 KCC가 매치업에서 완벽 우위를 보이는 건 센터진 뿐입니다.
하승진은 분명 압도적입니다. 하지만 팀 대 팀이라면 어떨까요.
한기범은 보이기와는 달리 중거리슛이 좋은 센터였습니다. 김유택 역시 중거리 슛이 좋죠. 수비에선 하승진에게 당할 만큼 당한다 쳐도, 공격은 어떨까요. 한기범이 중거리슛을 이용해 매치업 되는 하승진을 끌어내고, 거기서 김유택이 하이포스트에서 자리를 잡은 후 김유택이 공을 돌리면서 강동희와 허재의 컷인 혹은 허재의 포스트업 식으로 나간다면? 딱 이번 시즌 중에 나온 KT대 KCC와 비슷한 양상이고, 실제 기아자동차의 전성기 멤버는 그런 플레이가 가능한 선수들입니다. 지난 시즌 KT, KCC가 쉽사리 우위를 가지지 못했던 팀이었죠.
여기서 한 가지 더, 아마농구 룰을 가정했으니 3초 룰 없이 지역방어가 가능합니다. 기아자동차는 같은 멤버들이 오래 유지되는 실업농구 특성상 지역방어 조직력도 좋았고, 지역방어를 이용해 패스 경로 자체를 차단하는 식으로 나가면 하승진에게 생각 이상으로 공격 기회가 적게 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전태풍이 지역방어에 대한 적응력 부족을 보인 일이 있다는 점에서 그렇죠.
이런 점들을 봤을 때, 전성기 기아자동차라면 KCC가 그냥 이길 정도는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당연하지만 가정은 가정입니다. 기아자동차와 지금의 KCC의 시대를 비교하면 3점슛 거리의 차이가 존재하고, 이 때문에 3점슛 라인을 어느 시절 기준으로 하느냐도 큰 차이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 베스트 5만 비교했는데, 각 팀의 벤치멤버들까지 감안한다면 또 다른 여러 변수가 나올 수 있죠. 거기다 아마농구 룰이 아니라 KBL 룰로 간다면 또 모르는 거고.
그래도 그야말로 공공의 적이었던 전성기 기아자동차의 능력이 좀 폄하되고 있는 거 아닌가 싶어서 글을 썼습니다.
덧붙여서, 가정과는 별개로 기아자동차 대 현재의 KCC간의 경기가 되는 경우 한국 대 중국의 경기 양상과 바로 맞아떨어지지는 않습니다. 한국 대 중국의 경기에서 중국이 높이의 우위를 차지하는 양상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의외로 센터의 높이가 아니라 포위드진의 높이에서 밀리면서 무너지는 일이 벌어집니다. 중국팀의 포워드진이 높이의 우위로 슛을 날리고 리바운드 상황에서도 이들이 적극 참여해 무더기로 공격 리바운드를 따내면서 한국팀이 무너지는 양상이 잘 일어났죠. 2002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때도 보면 서장훈을 센터로 두고 김주성과 전희철OR현주엽이 포워드진으로 가면서 포워드진의 높이에서 밀리지 않았던 게 승리 요인 중 하나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KCC의 포워드진이 전성기 기아 멤버와 비교했을 때 한국 대 중국만큼 높이의 우위에 있는 걸로 보이진 않습니다.
한가지 더, 전성기 김유택은 중국과의 경기에서도 최소 동등 이상의 활약을 했습니다. 문제는 중국은 여러 인사이더 선수들이 돌아가며 플레이를 할 수 있었던 반면에 한국은 김유택이 파울 트러블에 빠지거나 체력이 방전되면 대안이 없었고, 결국 경기 전반엔 어느 정도 버티다 후반 되면 말아먹는 양상으로 흘러갔죠.
개인적으로는 김유택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한번 장충체육관으로 고교농구 시합을 구경 간 일이 있는데, 락커룸이 있는 복도를 지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엄청난 욕설 소리와 사람 패는 소리가 복도까지 찌렁 찌렁 울리더군요. 하여간 우리나라 학원 스포츠는 이래서 안 돼 하는 생각 하면서 에휴 한숨 쉬고 지나가는데, 돌아보니 락커룸에서 나오는 사람은 바로 김유택 당시 명지고 감독. 그거 보고 김유택이란 사람에 대한 정나미가 완전 떨어졌죠.
한데 김유택이 싫다 해도, 김유택이 전성시절 보여준 능력 자체는 폄하할 수가 없군요. 김유택이 아니라면 허재와 강동희가 있다 해도 기아 대 KCC에서 KCC가 무조건 우위라고 했을 겁니다.
댓글 보고 조금 추가하자면, 일대일로 하승진을 못 막아도 하승진으로 가는 패스 경로를 차단하고 빠르게 더블팀을 붙고 하면, 하승진이 제 위력을 그냥 발휘할 수는 없다는 건 지난 시즌 시합들에서 이마 나왔던 사실들입니다. 수비자 3초룰이 없는 상황에서 조직력 좋은 지역방어가 가동된다면, 이러한 패스 경로 차단과 더블팀은 더 강하게 들어갈 수가 있죠. 하승진이 피딩 능력이 좋다면 모르지만, 하승진의 피딩 능력은 아직 좋다고할 수준은 아닙니다.
본문에서 KT를 예시로 들기도 했지만, KT가 하승진을 일대일로 상대하는 선수가 있어서 KCC를 이겼던 건 아닙니다. 줄거 주면서 공격에서 하승진을 골밑에서 끌어낸 후 팀플레이로 그 빈공간을 파고들어 공격해 내며 이겼던 게 KT고, 전성기 기아라면 이런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보는 게 본문 내용입니다.
첫댓글 아마농구가 좀 바뀌어야 하는데
참 자기 밥그릇 챙길려고 급급해 하는것 같습니다
그러나.. 학원농구보다는 빨리 클럽농구로 바뀌어야 하는데요
이게 넘 아쉽네요....
글쎄요. 농구는 기아자동차가 더 잘할텐데요. 승리는 케씨씨가 가져갈것 같은데요 ㅋㅋ
웨이트에서 하승진을 막을 사람이 없어 보여요... 농구는 기아가 위지만 승리는 KCC...
기아승!!!!
조던의 불스랑 샤크의 레이커스 붙는 느낌이겠네요. 한두경기는 모르겠고, 시리즈라면......... 역시 모르겠습니다.ㅎ
하승진을 누가 막습니까..
그리고 용병까지 있는 KCC를 이길 재간은 도무지 없어보입니다..
만약 기아에서는 김유택, KCC에서는 하승진을 빼고한다면???
허재의 크레이지모드???? 혼자 포인트가드하고 혼자 슛쏘고 혼자 포스트업하고,
덤으로 전태풍, 강병현좀 갈궈주고.
근데 김유택선수가 외국용병하고 매치업에서 승리가 가능한가요?
기아가 하승진을 못막긴 하겠지만 kcc도 김유택을 제어하긴 힘들듯...
전성기 기아 자동차라도... kcc가 아닌 (용병 포함된) kbl의 어떤 팀도 이길수 없어 보입니다. 골밑을 지배하는 자가 시합을 지배하니까요.
물론 만화 슬램덩크에서 북산이 산왕을 잡듯 어느 한쪽의 미칠듯한 3점슛 버프가 발동하면 한두차례 이변이 작용할수 있겠습니다만... 돈을 걸어야 한다면 용병 포함된 kbl팀에 걸고 싶습니다.
김유택이 하승진을 매치업 상대로 골밑에서 할수 있는건 많지 않아 보이는데요. 김유택이 외곽으로 나가면 도슨이 따라붙으면 되니까...
반면 기아 자동차의 누구도 용병의 페네트레이션을 효과적으로 봉쇄할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현 kbl은 용병vs용병 매치업이 일반적이라 잘 드러나지 않을 뿐...
유재학 - 정덕화(강정수) - 허재 - 김유택 - 한기범.. 개인적으로는 이 라인이 최강으로 기억~~
현 KBL의 절대전제가 '용병은 용병으로 막는다.' 아닌가요? 김유택 한기범 선수가 정말 대단하긴 했지만 용병과 하승진은 사실상 못 막을거 같은데요.
김유택을 왜 못막나요..
그냥 외국인선수 붙이면 되는데요...
아마룰로 수비자 3초 하면 하승진 그냥 로포스트에서 짱 박혀 있으면 되죠...;;;;;; 그냥 슛을 강제해도 될거 같습니다... 어차피 하승진 수비가 안되고 외곽 오픈 연발되고 한기범 김유택 후반에 지칠게 뻔해 보이네요... 제일 무서운게 허재와 김유택의 1:1인데.... 김유택은 하승진 용병이랑 매치라 후반에 퍼질게 딱 보이네요... 김유택 한기범 둘중에 한명 5반칙 나오면 그냥 원사이드하게 경기 끝날거고.... 용병 뗴고 하면 좀 팽팽할거 같네요...
제생각에도 농구이해도나 개개인 실력, 투쟁심까지 확실히 기아가 좋은데.. 결국 용병+하승진은 도저히 어떻게 제어가 안될듯 한데요.. 사이즈 극복은 힘들것 같다는.. 전성기 기아는 용병포함 KBL 중하위권팀 정도 수준이면 이길 듯은 합니다.. 예를들면 SK같은... -_-;;
기아 백코트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기아가 3번라인까지 우위 또는 압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프론트진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입니다. 우선 기아의 프론트진을 한기범-김유택으로 가정하셨는데.. 이 조합은 가깝게 대학 시절의 서장훈 한사람을 제어 못했죠. 그런데 컨디션 만빵인 하승진이면 답이 없는 겁니다. 건강한 하승진은 탈용병급이라고 봅니다. 거기다가 kcc의 다니엘스 또는 도슨이 파트너로 뛰고 있는 kcc라인업은 김유택-한기범라인을 붕괴시킬거라는 생각뿐이네요. 왜냐하면 서장훈-석주일을 못막던 라인업이기 때문이죠.
간단하게
기아자동차 : 김유택-한기범 < 연세대 : 서장훈-석주일 < kcc : 하승진-다니엘스(또는) 도슨
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 원년팀의 기아로 가정해도, 기아의 용병은 클리프리드 또는 윌리포드인데, 이 둘의 라인업이 kcc 프로트진을 어찌 막을 지 답이 없어 보이는군요.
윌리포드의 공격력이 좋다고는 하나 리드의 공격 루트는 받아 먹기이며, 이 또한 하승진의 높이에 지워질꺼라 생각이 들고,
수비에서 이 둘이 하승진을 제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는 답이 없네요. 이 두명의 용병은 2m 이하의 신장을 가진 선수들입니다.
두명의 용병이 뛴다해도 답이 없어 보이는데 한기범-김유택의 설자리는 더 없다고 봅니다.
거기다가 아마룰을 적용해서 지역방어를 가정하셨는데.
하승진은 지역방어에 특화된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골밑에 짱박혀 있는 하승진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고등학교때 경기를 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저도 몇경기 보진 못했습니다만, 상대팀이 골밑에 아예 못들어 가더군요. 걍 손들고 서있는데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기아가 승리하려면 강동희-허재-정덕화(저는 김영만을 더 높게 칩니다만..;) 3명의 선수가 kcc 백코트진을 압살하는 방법 뿐이라고 봅니다.
물론 충분히 그런 상황이 나온다고 가정하고, 발생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만, 농구는 센터 놀음이란 말이 있듯이 하승진과 용병 조합인 kcc가 더욱 강력한
프론트진을 가지고 있기에, kcc의 승리 가능성에 큰 무게를 둡니다.
대학 시절의 서장훈이 등장했을 때가 한기범이 부상을 달고 살고 김유택도 전성기 시절의 모습은 아니었을 땝니다. 그래서 1990년으로 맞춘 거죠. 연세대가 우승하던 1993년 시절의 기아면 지금의 KCC에게 이기는 게 훨씬 힘들 겁니다.
가상의 팀 가정에선 그냥 그 팀의 역대 베스트5가 아니라 딱 어느 시즌의 베스트5로 맞추어 가정한 겁니다. 김영만이 뛸 무렵을 가정하면 허재 김유택이 이미 하락세로 갔을 때죠.
지역방어가 하승진의 위력을 극대화시킨다는 말씀도 맞습니다. 하지만 전성기 허재 강동희 김유택 조합은 지역방어 상황에서 하승진이 미처 따라오지 못하는 중거리에서 득점을 해낼 수 있는 점도 있습니다.
허재 vs 하승진, 이게 포인트일듯 ㅎㄷㄷ
기아에도 용병 1명 들어가면 괜찮을듯... 스포에 와센버그 투입
kcc가 그냥 이길듯........ 골밑 초토화 리바운드 20개 이상 차이날듯 보입니다
그냥 허재승....
이래 붙으면 kcc가 15점차 이상으로 이길듯하네요
kcc가 이기죠. 용병을 누가 막나요. 게다가 하승진도 있는데요. 골밑싸움에서 상대가 안됩니다. 차라리 서장훈이라도 있는 연대가 가능성이 더 클것 같네요.
전성기 기아에 던스톤같은 용병없는이상 kcc한테 집니다.
전태풍이 전성기시절이면 누가 우위일까요? 크로스오버를 막을만한 선수가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