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사기” 이준석 비하 댓글에 ‘좋아요’ 누른 윤희숙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이준석 당 대표를 비하하는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페이스북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해 논란을 빚은 같은 당 이준석 대표를 비하하는 페이스북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윤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송 대표와 만나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기로 합의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민주적 당 운영을 약속해놓고 당의 철학까지 맘대로 뒤집는 제왕이 되려느냐”고 공개 비판했다.
윤 의원의 글에 지지자들은 “그 돈으로 백신이나 사 오지”, “전 국민 용돈 지원 절대 반대” 등의 댓글을 달았고, 윤 의원은 ‘좋아요'를 누르며 동조했다.
윤 의원은 이 대표를 비난하는 댓글에도 ‘좋아요'를 눌렀다. 이 대표의 이름에 ‘사기'를 더해 “이준사기”라고 말하거나 ‘멍청이'를 뜻하는 영어 단어 “Moron”, “묻지 마 포퓰리즘으로 뽑힌 당 대표”, “경험이나 나이는 청년인데 생각은 노숙하다” 등의 댓글들이었다.
반면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오늘 양당 대표 회동의 합의 내용은 남는 재원이 있을 시에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범위를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것까지 포함해 검토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한 글이나 “제왕적은 많이 오버 같다” 등 부정적인 댓글에는 ‘좋아요'를 누르지 않았다.
이기인 성남시의원은 “김기현 원내대표에 협조를 구했다는 기사도 있는 만큼 정확히 전후 사정을 확인한 후에 이런 글 올리셔도 늦지 않을 것 같다”며 “의원님 글에 달린 당 대표를 향한 도가 넘은 조롱 댓글에 좋아요를 누르며 공감하는 건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 시의원은 “이 대표는 이준사기라 불릴 만큼 거짓을 말하는 사람도 아니고 포퓰리즘으로 당선된 대표는 더더욱 아니며 바보 천치도 아니다. 부디 품격있는 비판을 기대하겠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 댓글에도 ‘좋아요'를 눌렀다.
이날 양당 대표는 애초 소득 하위 80%에게 1인당 25만원씩 지급하기로 한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 윤 의원은 이에 대해 “올해만도 100조원에 이르는 빚을 더 낼 요량이었는데 이게 어디까지 늘어날지 모른다”며 “재난의 충격을 전혀 받지 않은 이들에게까지 재난지원금을 뿌리는 것에 도대체 무슨 정책 합리성이 있느냐”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을 두고도 “인류의 가장 기본적인 경제 상식을 뒤집고 있다”고 평가하는 등 모든 국민에게 똑같이 돈을 나눠주는 것에 반대해왔다.
★잘나가던 ‘준스톤호’...전국민 재난지원금 돌발 합의에 당내서도 리더십 비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의 회동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합의했다가 사실상 번복한 것과 관련해, 야당 내에서 ‘이준석 리더십’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왼쪽)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한 초선의원은 13일 “(이 대표의 합의 이후) 초선들끼리 있는 대화방에서 다들 ‘이게 뭐냐’라며 황당한 반응이 올라왔다”며 “당 대표로서 자신의 대외적 이미지를 위해 통 큰 리더십을 보여주려고 했지만 사실상 동료들 뒤에 칼을 꽂는 행위”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당초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보다 자영업자·소상공인 피해 선별 지원을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해왔는데, 이 대표의 합의가 이를 뒤집는 것이라는 의미다.
앞서 이 대표는 만찬 회동 이후 “추경으로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지급 시기는 방역 상황을 검토해 추후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합의 소식이 알려지자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반발이 나왔다. 이후 긴급 지도부 회동을 통해 “소상공인 등을 두텁게 충분히 지원하는데 우선 재원을 활용하고 남는 재원이 있을 시 전국민 확대를 포함해 필요여부를 검토하자는 취지”라며 사실상 합의 내용을 번복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이 대표가 당 대표로서 당 이미지 계속 끌어올려야하고 성과내야 한다는 스트라이커로서의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며 “스트라이커는 당 대선 후보의 역할이고 본인은 대선후보와 당원, 국민을 연결짓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이 대표가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시행착오를 겪는 듯 하다”고 말했다.
야권 대선 주자들도 이 대표의 합의를 두고 비판에 가세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3일 페이스북에 “이런 식의 판단은 실망스럽다”며 “전국민 대상의 소비진작 목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게 아니라 자영업자 생존자금으로 지급되어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의원도 “전국민에게 용돈 뿌리기는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며 “실효성도 적고 가계에 큰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