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그만두겠다는 아이, 과연 혼자만의 굳은 결심일까요? 청소년기의 자퇴는 단순히 개인적인 학업 스트레스 문제를 넘어, 아이가 맺고 있는 '사회적 관계(Social networks)'를 통해 강하게 전염되는 현상일 수 있습니다."
Q.선생님, 자퇴 후 비행을 일삼는 고등학생 아들 때문에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새우고 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하길래, 검정고시를 보겠다는 약속을 믿고 몇 달 전 자퇴를 허락했습니다. 하지만 학교를 그만둔 후로는 책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매일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술, 담배에 외박까지 밥 먹듯이 합니다.
학교라는 울타리가 사라져서 아이가 이렇게 비행 청소년으로 전락한 걸까요? 자퇴를 말리지 않은 제 선택이 아이를 망친 것 같아 뼈저리게 후회됩니다. 걷잡을 수 없이 엇나가는 아이를 어떻게 다잡아야 할지 제발 도와주세요.
A.안녕하세요, 자퇴 후 걷잡을 수 없이 방황하는 아드님을 지켜보시며 자퇴를 허락한 부모님의 탓이라 자책하고 계실 그 애통한 마음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아이가 비행의 늪에 빠지는 것을 보며 얼마나 두렵고 막막하실지 충분히 이해합니다.
흔히 부모님들께서는 '자퇴'라는 사건 자체가 아이를 비행으로 이끌었다고 자책하시지만, 학술적 연구에 따르면 비행을 예측하는 핵심은 자퇴 여부가 아니라 '자퇴를 선택한 진짜 이유'와 '자퇴 이전의 징후'에 있습니다.
한국의 학교 밖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종단 연구에 따르면, 아이가 비행에 빠지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명확한 심리적, 환경적 요인들이 작용합니다.
진로 준비나 검정고시 등 '개인적인 이유'로 자퇴한 아이들보다, 학교 부적응, 성적 부진, 교사나 또래와의 갈등 등 '학업적 이유'로 학교를 떠난 아이들이 비행을 저지를 위험이 훨씬 높습니다.
지각, 무단결석, 숙제 미제출, 교사와의 갈등과 같은 '학교 이탈' 행동은 자퇴 후의 장기적인 비행을 예측하는 매우 강력한 경고 지표입니다.
가정 내 갈등이나 방임 등 '아동기 부정적 경험'은 비행을 증가시키는 근본적 원인이며, 이 과정에서 '학교 이탈'이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비행을 연결하는 매개 역할을 합니다.
아드님은 겉으로는 '검정고시'를 이유로 자퇴를 요구했지만, 그 이면에는 이미 누적된 학교 부적응과 내면의 스트레스가 자리 잡고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학교라는 울타리가 사라져서 비행이 시작된 것이 아니라, 학업적 좌절감으로 인해 긍정적인 사회적 정체성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방황이 겉으로 표출된 것입니다.
지금 당장 술, 담배나 외박을 억지로 통제하고 다그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습니다. 아이가 과거 학교생활이나 가정에서 느꼈을 좌절감을 먼저 이해해 주시고, 아이 스스로 긍정적인 정체성과 목표를 다시 세울 수 있도록 지역 내 청소년 상담복지센터나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의 전문적인 개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아이의 자퇴 결심을 돌이키기 위해서는 아이가 현재 누구와 어울리며 어떤 사회적 영향을 받고 있는지 그 '관계의 흐름'을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1. 아이의 '사회적 관계망' 세심하게 살피기
아이가 갑자기 학교에 흥미를 잃었다면, 최근 친한 친구나 교제하는 연인 중에 자퇴를 한 사람이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주변 지인의 자퇴가 아이에게 '나도 그만둬도 괜찮다'는 식의 잘못된 교육적 규범을 심어주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2. 자퇴의 '장기적 결과'에 대해 현실적인 대화 나누기
지인의 자퇴 직후에는 학교의 구속에서 벗어난 단기적인 자유로움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학업 중단이 가져오는 만성적인 불안정과 직업적 어려움 등 장기적인 비용이 훨씬 크다는 점을 아이 눈높이에 맞춰 현실적으로 조언해 주어야 합니다.
3. 학교 내에 긍정적인 '사회적 유대감' 형성해주기
자퇴의 전염을 막기 위해서는 아이가 학교 내에서 긍정적인 사회적 관계를 맺도록 돕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입니다.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또래 그룹과 어울릴 수 있도록 협동 학습이나 동아리 활동 등을 장려하여, 학교에 남아있어야 할 사회적 동기와 소속감을 높여주세요.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Dupéré, V., Dion, E., Cantin, S., Archambault, I., & Lacourse, E. (2021). Social Contagion and High School Dropout: The Role of Friends, Romantic Partners, and Siblings. Journal of Educational Psychology, 113(3), 572-5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