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아 경흥
극본 해월
출연자 ;
신문왕 왕비 경흥국사 상좌스님 신하들 백성들 거렁뱅이스님 비구니스님
1막 왕궁에서
신문왕후:
대왕께서는 요즘 무슨 생각으로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시고
수라도 제대로 드시지 못하는지 여쭈봐도 되겠습니까
신문왕:
내가 부왕의 뒤를 이어 왕우에 오른지 오래인데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왕비:
그것이 무엇이길래 대왕을 이리도 힘들게 한단 말입니까
왕:
그것은 다름이 아니고
부왕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당부한 것을
아직까지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 때문이요.
왕비:
그것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요
혹 저에게 좋은 계획이 있을수 있지 않을까요
근심과 걱정은 자고로 널리 나누라 하셨습니다.
왕:
선왕께서는 돌아가시기 전에
나라의 정신적 지주로써 불교를 숭상하고
그 가운데 경흥이라는 스님을 국사로 모셔
나라의 안녕을 꾀하라 하셨습니다.
왕비:
대왕께서는 이미 불도에 귀의하시고
여러 곳에 불사를 짓고 스님들을 공경하고 계시는데
그것이 무슨 문제란 말입니까
왕:
나는 선왕의 유지를 받들어 나라를 다스리지만
한가지 경흥이라는 고승대덕의 출신이 웅천주 사람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있습니다.
웅천주는 아시다시피 백제의 수도 공주가 아닙니까.
왕비:
대왕께서는 공연한 걱정으로
스스로를 힘들게 하셨군요 차라리 말씀을 하셨더라면 좋았을 것을요
이미 삼국이 통일된지 오래 되었습니다.
한때는 비록 적국이었을망정
지금은 서라벌의 통치 아래 태평성대 기간 아닙니까
왕비:
그러니 어려워하지 마시고 대사를 한번 궁에 청해
공양을 내십시요
그러시면서 선왕의 유지를 말씀하시고
대사와 허심탄회하게 말씀을 나누어 보시고
법을 청해 들어 보시면 좋을 것입니다.
저도 나름 풍문으로 대사가 훌륭한 고승임을 들었습니다.
왕:
그래요.그렇게 해 보십시다
비의 말씀대로 언제 날을 잡아
공양구를 갖춰 놓고 공양청을 보내서
대사를 한번 만나십시다.
2막 대사가 계신 절
궁에서 도착한 신하 일행이
대사를 친견하고 공양청을하는 때
신하1
대사님께서는 그동안 법체 청안하셨습니까
대왕께서 스님의 안부를 물으시면서
공양청을 전해 올리라 하여 제가 왔습니다.
경흥
그래요 어느 법석에선가 한번 뵌듯 하군요
그런데 임금께서 왜 나를 보자 하시는 건가요
신하 2
저희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왕과 왕후마마께서 스님을 만나 뵙고
나라를 굳건히 할 의견을 여쭙고자 함이 아닐까요.
경흥
허허 산중에 사는 나같은 사람이
어찌 국사를 논하는 자리에 갈 수 있겠습니까
공양청은 고맙지만 갈 수 없다고 전해 드리시지요
신하1
스님께서 그리 말씀하실 것이라 하시면서
한번 가서 안되면 두번 세번을 가서라도
반드시 스님의 허락을 받으라 하시고
그래도 못하면 벼슬을 내놓아야 한다 하시니
저흴서는 낭패가 아닐 수 없습니다
대사님 자비를 베푸시어 저희를 보살펴 주소서
경흥
정이나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요
내 공양청을 응하리다
신하12
스님께서 대자비의 마음으로 저희들 임무를 완수케 해 주시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대사님과의 만남을 대왕께 잘 전하겠습니다
경흥
허허 먼길 살펴 조심해 가시요
3막 경흥대사 궁에 도착
신문왕과 왕비
(신하들과 나와 합장 인사하고 맞으며)
대사께서 어려운 걸음을 해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부디 저희에게 국운을 융창하게 하고
불법을 일으킬 수 있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경흥
(합장하고 마주 인사하며)
자장율사와 원효성사 의상대사등
기라성 같은 스님들이 이미 삼국통일의 기초를 닦고
원광법사의 세속오계가 젊은 낭도들을 규합하여
안정이 지속되는 때 저같은 산속의 수행자가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왕
아님니다
선왕께오서 돌아 가시기 전
대사님을 흠모하시고 국사로 모셔
나라를 튼튼히 하라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불민하여 그러지 못하였음을 참회합니다
대사님의 지혜와 고견을 듣고자 청하옵니다.
경흥
일단 잘 알겠습니다
왕비
대사님 우선 먼길 오셔서 피곤하실텐데
공양부터 하시고 말씀을 나누시지요
경흥
예 그리하십시다.
4막
(왕비가 공양을 마친 후에
경흥대사에게 금란가사 한벌과 발우 그리고 불자를 증정해 올린다)
왕비
저희가 궁에서 마련한 조촐한 법구이오니
중생제도에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큰스님
경흥
허허 과분한 공양에 귀한 법구까지 준비해 주시니
참으로 수행이 부족한 저로서는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대중은 조용히 법문을 기다리며 앉아 있고
그 사이로 청법가가 은은히 흐른다)
경흥
금란가사를 집어 들며
이 가사는 불조의 혜명을 이어 온
역대 전등해 오신 조사스님들의 심인이 담긴 바
이를 들어서 일체 중생이 모두 부처의 화신임을 밝히고
중생의 복전이 되는 부처의 가사입니다.
이 공덕으로 우리 서라벌 궁성의 모든 대중과
신라의 백성 나아가서는 시방의 모든 생명들이
복덕을 짓고 함께 행복하게 살며 이고득락 하기를 축원합니다.
대중들
(합장하고 나무아미타불 을 염한다)
(다시 발우를 들고)
경흥
이 발우는 여래의 응량기로써
일체 중생을 요익케 하라는 부처님의 의지를 담아
범천이 공양 올린 네개의 발우를 하나로 만드신
부처님의 성덕이 깃드신 발우입니다.
마찬가지로 대왕의 성덕이 골고루 미쳐 온백성들이
태평성대를 누리도록 축원하고 발원합니다
(대중들 나무아미타불을 함께 염송한다)
(불자를 들고)
이 불자는 대덕스님의 손에 들리면
불법을 활용하여 대기대용을 펼치는 법구가 되고
임금에게 들리면 일체중생을 보호하고 기르는
왕의 권위와 안락을 표하는 것이니
이같은 법구의 공양물이 온전히 잘 전해져서
신라 왕실과 대신들은 물론 삼한 백성들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나무아미타불 염송)
아함경과 호국반야경과 호국인왕경 등에서
부처님은 나라를 잘 다스리고 외침을 막아내는
여러가지 방법을 설하신바가 있으니
오늘 이후로 다시 법석이 마련되면
그 때 가서 자세하게 설법하고 오늘은 이만 그치겠습니다
모두 성불하십시요
(대중들 합장하고 인사올린다)
5막
(왕은 대사를 국로로 모시고
궁의 출입을 돕기 위해 말을 한마리 드린다)
어느 날 말을 타고 사찰 일주문을 나서니
늙은 거렁뱅이 스님이 대광주리에
비린 물고기를 몇마리 놓아 두고
코를 골며 자고 있다)
시자
아니 스님이 되어 어찌 이 비린 것들을 가지고
큰스님 계신 일주문 앞에서 잠을 잔단 말이요
어서 물러 가시요
노장
(눈을 부비며 일어나 앉아)
내 누구신가했더니 국로님이셨군요
참으로 송구하게 되었습니다.
(하고는 시자를 향해서는)
시자스님 어찌 그리 말에 자비가 없습니까
아랫마을에 중생들이 굶는다 하기에
강가에 갔다가 물고기 몇마리 얻어다 먹이려 하는 것을요
설령 나는 그렇다 쳐도
시자스님이 모시는 국로스님께서는
생명을 사랑하고 존중하라는 부처님 말씀도 있는데
어찌 저리 두 가랑이 사이에 말고기를 끼고 출입한단 말입니까
국로는 그래도 되고 나는 그러면 안된다
어느 경문에 나와 있는지 말해 보시지요
(두사람 사이에 시비를 지켜 보던 경흥은
아치 싶어 말에서 내리고 노장은 사라진다)
경흥
이는 분명 내가 궁에 다니며
말을 타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음을 경계하기 위해
화현하신 불보살의 가르침이다
시자야 너는 어서 노스님 뒤를 쫒아 보거라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시자 돌아 와서
스님 뒤를 쫓아 가 보니 문수사의 문수보살님 앞에
대광주리가 놓여져 있는데 죽은 물고기가 아니고
나뭇 이파리 몇개가 전부였습니다
경흥
ㅎㅎ 과연 그랬구나
문수보살님이 교만한 나를 제도하기 위하여
화현하여 깨우쳐 주신 것이니
힘이 들어도 말을 궁에 돌려 보내고 걸어 다니자꾸나.
6막
(경흥국사가 나이가 들고 불경을 집필하며 쌓인 피로로
우연히 득병하여 기운을 차리지 못할 때)
왕
허허 국사께서 여러 날 병이 깊으셔서
이렇게 뵙지를 못하니 답답하기 짝이 없구나
어의들은 가서 국사를 진맥하고 처방을 내려
약을 가져다 다려 올리도록 하라
어의
예 대왕 마마
(백방으로 애를 써도 차도가 보이지 않을 때)
(묘령의 비구니 한사람이 국사를 방문해 온다)
비구니
대사의 병이 깊다서라벌에 가득하지만
속득쾌차를 비는 마음들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소승이 보기에 대사님의 병은 중생을 위하여
불경을해설하고 집필하느라 노심초사해 생긴 병으로
일반 처방으로는 낫기가 어렵다 여겨집니다.
하여 소납이 지금부터 대사님을 위하여
마음에 울결을 풀어 주는 놀이를 보여 드릴터이니
한번 보시고 마음껏 웃으시기 바랍니다
(하고는 바랑에서 열두개의 갖가지 묘한 탈을 내어 쓰고
한바탕 일인 무용극을 보여 주며 배꼽이 빠지도록 웃게 하니
대사는 처음 보는 광경이지만 너무나 마음이 즐거워
우울하던 생각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극이 마쳐질 무렵 깊은 잠에 빠져 병에서 회복된다)
경흥
시자야 비구니 스님이 어디로가시더냐
예 큰스님 경주 남산에 있는 관음사로 가시기에
뒤를 떠러 거 보나 십일면 관세음 보살님 앞에
비구니 스님이 신으셨던 신발과 가면들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경흥
ㅎㅎ 이번에는 관세음보살의 가피를 입었구나
내 이같은 여러가지 방편을 사용해 서라벌 백성들의
근심과 걱정을 풀어 주고 신라국의 안녕을 기원하리라
소식을 전해 듣고 왕과 왕비 신하 백성들이 나와
덩실덩실 춤을 추며
부처님의 가피요 국사님의 가호하심이며
대왕마마의 성덕이 온누리에 머무르는구나
하고 극이 마쳐진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