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4일 연중 제15주일
<예수님께서 그들을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7-13
그때에 예수님께서 7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8 그러면서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9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고 이르셨다.
10 그리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디에서나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 고장을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러라.
11 또한 어느 곳이든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으면,
그곳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밑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12 그리하여 제자들은 떠나가서, 회개하라고 선포하였다.
13 그리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부어 병을 고쳐 주었다.
지팡이가 가지는 의미
오늘 예수님께서 세상 속으로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고 당부하십니다. 지금 같으면 여행가방 속에 칫솔, 비누 등 온갖 잡동사니가 다 들어 있을 것입니다. 그 중에서 핸드폰과 충전기가 꼭 들어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필수품이 된 핸드폰이 없으면 사람들은 불안해합니다. 학교에서도 수업시간에 핸드폰을 곁에 놓아야 수업이 잘되는 학생도 있고, 수업시간에 뒤에서 메시지를 보내는 학생도 있습니다. 나는 수업시간에 핸드폰이 울리는 것을 싫어해서 핸드폰을 가지고 만지거나 사용하면 학점을 깎았습니다. 그런데 비단 학생들뿐인가요? 우리 신자들도 미사시간에 그렇게 주의를 주고, 심지어 신부님께서 핸드폰이 울리면 강론내용을 잊어버린다고 끄기를 신신당부를 하여도 그 때 뿐이고 미사 중에 전화를 받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자들이 가는 곳에 사람들에게서 필요한 것을 조달받을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팡이 외에는 다른 것들은 주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데 방해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검소하게 살기 위해서 필요 없는 것을 간직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제자들은 많은 시험과 시련을 부과하시는 예수님은 모험이 가득하신 분처럼 느껴집니다. 사람들의 도움으로 근근이 함께 살면서 서로 친교를 맺으며 주님의 말씀을 선포하라고 명령하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왜 지팡이를 들고 가라고 하셨을까요?
1) 지팡이는 위험에서 보호해 줍니다.
사막을 건너거나 산길을 건널 때 이리나 뱀들의 공격에서 벗어나야 하고 양들을 돌볼 때도 보호해 주어야 합니다. 또한 위험한 사자를 맞섰을 때 지팡이는 자신을 보호하고 마귀를 쫓아내는 데 가장 최고의 무기였습니다.
2) 지팡이는 의지가 되는 도구입니다.
복음 선포를 위해 많은 길을 걸었을 때 지팡이는 많은 도움을 줍니다. 자신을 받혀주고 구부러진 허리를 의지하고 아픈 다리를 도와줍니다. 양차 대전이 일어나고 많은 사람들이 지팡이에 의지해서 살았는데 지팡이를 짚고 거동을 하였고, 없어진 다리를 보완하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주교님은 복음을 봉독할 때 지팡이를 잡고 지팡이에 의지하시는데 지팡이는 주님의 말씀에 의지해서 사는 주교님이라는 것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3) 지팡이는 목자를 상징하는 표지입니다.
양치기는 지팡이를 가지고 양을 기릅니다. 그래서 어린 양을 기르는 목자들의 지팡이를 목장(牧杖)이라고 합니다. 주교님께서 짚는 지팡이도 목장(牧杖)입니다.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 사람들을 돌보는 참된 목자이다.”라고 말씀하시고 목자의 신분을 잊지 말라고 지팡이를 가지고 가게 하셨을 것입니다. 사목자의 지팡이는 “내 양들을 돌보아라.”(요한 21, 16)하시는 예수님의 간절한 권고의 말씀이 새겨져 있는 것이죠.
4) 지팡이는 지시와 지휘할 때 아주 요긴한 도구입니다.
군인들의 지휘관은 지휘봉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지팡이입니다. ‘모세가 지팡이를 하늘로 뻗자 주님께서 우레와 함께 우박이 쏟아져 내렸다.’(탈출기 9, 23) 지팡이에는 하느님께서 지시하신 것과 같이 이루어주십니다. 우리도 주님의 지휘에 의해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사명에 의해서 살고 있습니다. 지팡이는 주님의 제자임을 상징하기에 제자들은 주님으로부터 그 모든 권한을 받았음을 상징합니다.
5) 지팡이는 아주 중요한 안내와 인도자의 역할을 합니다.
맹인들은 지팡이의 인도를 받고 안내를 받습니다. 민중의 지팡이라고 말하는 경찰은 우리 생활을 안내하는 안내자의 역할을 맡은 사람이고 바른 길로 인도하는 역할을 맡은 사람들입니다. 우리도 많은 사람들을 안내하고 인도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6) 지팡이는 주님을 상징합니다.
가장 중요한 상징입니다. 우리 전부를 의탁할 수 있는 분이심을 상징합니다. 뿐만 아니라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는 분이심을 상징합니다.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함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오 28, 20)고 하신 주님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지팡이를 가지고 다니는 제자들과 항상 같이 하시며 의지가 되시고, 새로운 방향을 인도하시고, 하늘나라를 안내하십니다. 그래서 ‘나를 따라 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지팡이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는 것은 주님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1,3-14
3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서 찬미받으시기를 빕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온갖 영적인 복을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4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
사랑으로 5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그 좋으신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입니다.
6 그리하여 사랑하시는 아드님 안에서 우리에게 베푸신 그 은총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셨습니다.
7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를 통하여 속량을, 곧 죄의 용서를 받았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그 풍성한 은총에 따라 이루어진 것입니다.
8 하느님께서는 이 은총을 우리에게 넘치도록 베푸셨습니다. 당신의 지혜와 통찰력을 다하시어,
9 그리스도 안에서 미리 세우신 당신 선의에 따라 우리에게 당신 뜻의 신비를 알려 주셨습니다.
10 그것은 때가 차면 하늘과 땅에 있는 만물을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하여 한데 모으는 계획입니다.
11 만물을 당신의 결정과 뜻대로 이루시는 분의 의향에 따라
미리 정해진 우리도 그리스도 안에서 한몫을 얻게 되었습니다.
12 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이미 그리스도께 희망을 둔 우리가 당신의 영광을 찬양하는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13 여러분도 그리스도 안에서 진리의 말씀,
곧 여러분을 위한 구원의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 안에서 믿게 되었을 때, 약속된 성령의 인장을 받았습니다.
14 우리가 하느님의 소유로서 속량될 때까지, 이 성령께서 우리가 받을 상속의 보증이 되어 주시어,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십니다.
축일 7월 14일 성 가밀로 데 렐리스 (Camillus de Lellis)
신분 : 신부, 설립자
활동 연도 : 1550-1614년
같은 이름 : 가밀루스, 까밀로, 까밀루스, 카밀, 카밀로, 카밀루스
성 카밀루스 데 렐리스(또는 가밀로 데 렐리스)는 1550년 5월 25일 이탈리아 남부를 지배하던 나폴리 왕국의 부키아니코(Bucchianico, 오늘날 아브루초[Abruzzo]에 속한 곳)에서 태어났다. 거의 50세에 그를 낳은 어머니 카밀라 콤펠리 데 라우레토(Camilla Compelli de Laureto)는 1562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아버지는 나폴리와 프랑스 왕실 군대의 장교로 복무하며 거의 집에 있을 때가 없었다. 청소년 시절부터 노름을 좋아하고 군대를 동경하던 그는 입대하고자 했으나 오른쪽 발에 궤양이 생겨 연기하였다. 1571년 로마의 산 지아코모 병원(San Giacomo Hospital)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병원에서 조수로 일하던 중 노름을 하다 쫓겨났다. 다시 군에 입대해 베네치아(Venezia) 군대에 소속되어 이탈리아를 침략한 터키군과 여러 전투에서 맞서 싸웠다. 1574년경에는 청소년 때부터 습관이 된 도박에 빠져 빈털터리가 되었고, 이듬해에는 군대에서도 나와 이곳저곳을 방황하다가 우연히 아풀리아(Apulia)의 만프레도니아(Manfredonia)에 있는 카푸친 수도원의 공사장에서 일자리를 얻게 되었다.
어느 날 한 수사의 설교를 듣고 심경의 변화가 일어난 그는 수도자가 되고자 수도회에 지원하였다. 하지만 거친 수도복에 발이 쓸려 예전의 상처가 도져 수련소에 들어올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치료를 위해 다시 로마의 산 지아코모 병원으로 갔다. 그곳에서 병을 치료하며 조수 일을 맡았다. 1579년 다시 카푸친 수도원에 들어갔으나 상처가 덧나면서 결국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 병으로 일생 고생해야만 했다. 다시 병원으로 돌아온 성 카밀루스 데 렐리스는 자신을 성화하는 방법으로 환자들을 돌보는 일에 투신하기로 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면서 그는 병원의 회계를 담당하는 최고 관리자까지 되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그는 병원의 놀라운 상황과 여러 부정적인 문제에도 눈을 뜨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환자들을 돌보는 일에 남은 인생을 바칠 결심을 하고 뜻있는 간호사들과 함께 테베레(Tevere) 강변의 한 빈민촌에 공동체를 이룬 후 가난한 병자들의 가정을 방문하여 정성껏 돌보았다. 그는 자신의 고해신부이던 성 필리푸스 네리우스(Philippus Nerius, 5월 26일)의 권고를 받아들여 사제가 되기 위해 로마의 예수회 대학에 들어가 공부를 시작했다. 1584년 사제품을 받은 그는 이미 함께 봉사하던 이들과 협조자를 모아 ‘병자 간호 성직 수도회’(Clerici regulares infirmis ministrantes)를 창설했다. 초대 총장이 된 그는 병든 이들의 상처뿐만 아니라 영적인 돌봄에도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1586년 교황 식스투스 5세(Sixtus V)로부터 수도회 회칙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성 카밀루스와 동료 사제와 수사들은 우선 로마의 주요 병원을 방문하여 환자들의 영육의 건강을 돌보는 데 집중했고, 이어서 1588년 나폴리, 1594년에는 밀라노(Milano)의 병원에도 진출하여 환자를 돌보았다. 그러면서 보통 카밀로회(Ordo Sancti Camilli, O.S.C.)로 더 잘 알려진 그의 수도회는 청빈 · 정결 · 순명의 서원 외에 제4의 서원으로 ‘환자에 대한 정성 어린 간호’를 추가했다.
당시 이탈리아에는 페스트가 유행했었다. 성 카밀루스 데 렐리스와 동료들은 로마 항구의 배들을 통해 전염된 페스트 환자들에게 큰 관심을 기울이고 치료하는 데 열중했다. 무엇보다 병원의 청결을 중요하게 생각한 그는 항상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환자들이 적당한 음식을 먹도록 하고, 전염병일 경우는 적절히 격리하는 방법 등을 활용해 병자들의 치료에 도움을 주었다. 그와 동료들은 항상 숨을 거두는 환자들 곁을 끝까지 지켰고, 임종자들의 장례 등에도 큰 관심을 보여 세상 사람들로부터 높은 칭송을 받았다. 그들의 헌신적인 간호와 환자들과의 인격적 만남에 감동한 사람들이 ‘성 카밀루스의 품에서 죽으면 지옥은 안 간다’라고 그에게 존경과 애정을 표현했고, 그를 ‘로마의 성인’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성 카밀루스 데 렐리스는 건강이 점차 나빠지면서 더는 총장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자 1067년에 사임하였다. 그 무렵 수도회는 이탈리아 전역뿐만 아니라 헝가리까지 확장되어 나갔다. 사임 후에도 수도회와 환자들을 위해 헌신하던 그는 신임 총장을 동반해서 이탈리아 여러 곳의 병원에서 활동하는 수도원들을 둘러보았다. 그러면서 병에 걸려 건강이 나빠진 그는 마지막을 로마에서 맞이하고 싶다는 소망대로 로마로 돌아와서 1614년 7월 14일 선종하였다. 그의 시신은 로마의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성당 제대에 안치되었다. 그는 1742년 교황 베네딕투스 14세(Benedictus XIV)에 의해 복자품에 올랐고, 이어 1746년 같은 교황으로부터 시성되었다. 1886년 교황 레오 13세(Leo XIII)에 의해 천주의 성 요한(Joannes, 3월 8일)과 함께 모든 병자와 병원의 수호성인으로 선포되었고, 1930년 교황 비오 11세(Pius XI)에 의해 모든 간호사와 간호 단체의 수호성인으로 확대 선포되었다.
오늘 축일을 맞은 가밀로 데 렐리스 (Camillus de Lellis) 형제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