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형기획사에서 이제 곧 데뷔를 앞둔 연습생이야.
사실 예쁘장한 외모로 쉽게 연습생이 된 건 사실이지만
부족한 춤과 노래 실력을 보완하기 위해
지방에서 혼자 올라와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생 생활을 견뎠어.
그리고
드디어 며칠 전
나는 한 달 후 데뷔를 확정 지었어.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해 온 것들이
드디어 이뤄지는구나 싶어 설레고 벅차.
그리고 나한테는
내 이런 기쁜 소식을 부모님 다음으로
기다릴 소중한 사람이 있어.
나는 직접 소식을 전하고 싶어
그 사람이 있는 공연장으로 가.
"여기! 나 보여?!"
큰 소리로 부르는데
워낙 많은 팬 사이에 있다 보니
목소리가 들릴 리도 없고 날 알아보는 것도 힘들 거 같아.
그때
눈이 마주쳤어.
그리고 날 알아보고는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어.
무대 위에서 가장 빛나는 가수이자
내겐 더 특별한 사람.
내 여자친구야.
"뒤로 와 뒤로!"
여자친구가 내게 입 모양으로 말을 전해.
나는 무대 뒤 공연 대기실로 향해.
아무도 없는 대기실에서 10분쯤 기다렸을까.
조심스레 문이 열리고
여자친구가 모습을 드러내.
"어떻게 왔어?
오늘 연습 빼기 힘들다더니."
막 무대를 마치고 급하게 오느라
숨을 몰아쉬며 여자친구가 내게 물어.
나는 미소를 지으며
"몰래 왔지.
너한테 제일 먼저 얘기해주려고."
여자친구가 영문을 몰라 나를 봐.
"이제 나 너랑 같이 무대 설 수 있을 거 같아.
다음 달 데뷔 확정이래."
내 말을 들은 여자친구는
놀라서 잠시 멍하더니 이내 나를 와락 안아.
그러고는
"장하다. 너무 축하해 우리 애인."
눈물을 쏟으며 여자친구가 내게 말해.
그동안 내가 얼마나 힘들게 노력해왔는지
누구보다 잘 알아서 그럴까.
스케줄 때문에
옆에 있어줄 수 없는 날이 많았는데
그 때문에 늘 내게 미안하단 말을 달고 살았던 여자친구였어.
그런데 이제 훨씬 편하게
함께 있을 수 있을 것 같아
나도 여자친구도 마음이 더 벅차.
내가 연습생으로 들어왔던 1년 전에
여자친구는 이미 데뷔를 한 지 3년이 돼가는 아이돌이었어.
자그마한 몸집으로 어찌나 노래를 잘하는지
그 해 데뷔한 아이돌 중 가창력이 가장 좋다는 평을 들었고
노래만큼이나 춤 실력도 뛰어나
무대를 장악하는 능력이 탁월했어.
나는 늘 여자친구의 무대를 보며
나도 언젠가 저런 큰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을 가졌고
실제로 한번 만나볼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었어.
그런데 연습생이 되고
격려 차원에서 소속 선배 가수들이 방문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실제로 여자친구를 처음 본 거야.
처음 보는 연예인이 신기하기도 하고
까마득한 선배들이라 잔뜩 긴장해서 있는데
여자친구와 정면으로 눈이 마주 쳤어.
나는 얼른 시선을 피했는데
오히려 여자친구가 계속 나를 빤히 봤어.
그리고 돌아가기 전에
나한테 자기 전화번호를 남겼어.
그렇게 여자친구와 개인적으로 연락하면서
우리는 가까워졌고
서로 마음을 확인하게 됐어.
여자친구는 바쁘면서도 시간 내서 날 찾아와
내 고민을 가만히 들어주고 응원해주기도 하고
어떤 때는 바빠서 며칠씩 얼굴을 볼 수 없어
내가 여자친구의 팬 미팅 현장에 몰래 가기도 했어.
그러면 어느새 날 알아보고는
다른 사람들 눈에 안 띄게
귀엽게 내게 아는 척을 해.
또 어떤 날은
공연장에 꼭 보러 오라고 신신당부를 해서 가면
노래를 하다 말고
전에 없이 유혹하듯 도발적인 눈빛으로 나를 봐.
이러려고 오라고 했구나 싶으면서
나는 또 가슴이 두근거려.
하지만 여자친구가 잘해줄수록
나는 나름대로 걱정이 돼.
빨리 성공해서 여자친구한테 당당해지고 싶기도 하고
정작 내가 가장 지칠 때는
여자친구가 옆에 없는 상황이 반복되는 게
마음이 힘들고 복잡해.
늦은 시간 연습을 끝내고
집에 돌아갔는데
"아. 숨어 있으려고 했는데."
여자친구가 와 있는거야.
나는 너무 놀라서 물어.
"너 이따 밤 비행기 타야 되는거 아니야?"
여자친구는 씩 웃으며 내게 다가와.
"오늘 안 가.
같이 있고 싶어서."
여자친구의 다정한 목소리에
나는 울컥해.
힘들고 지쳤던 하루였는데
꼭 보고 싶었던 여자친구가 눈앞에 있으니까.
그런 나를 여자친구가 꼭 안아.
그렇게 여자친구는 나와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미국투어를 위해 출국했어.
거의 2주 동안은 여자친구를 볼 수가 없게 된 거야.
나는 허전하고 섭섭하지만
돌아와서 더 재밌게 보낼 걸 상상하며
데뷔 준비를 위해 홀로 연습실로 향해.
그런데 연습실 안에 어떤 여자가 있어.
처음 보는 뒷모습에 의아해서
"누구세요?"
내가 경계하며 물어.
그리고 내 목소리에 놀라 여자가 뒤를 돌아보는데
"어?"
나는 한 눈에 여자를 알아봐.
최근에는 잠시 쉬고 있지만 우리 소속사 대표 여배우거든.
또 내가 평소에 가장 좋아하던 배우이기도 해.
"안녕하세요. 저는-"
내가 놀라서 얼른 내 소개를 하려고 인사를 꾸벅 하는데
"소개 안 해도 알아요.
회사에서 제일 예쁜 연습생이고
곧 데뷔한다는 거."
나는 여자가 나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신기하고
여배우인 여자 앞에서 예쁘다는 말을 듣는 게 멋쩍어 어색하게 웃어.
그런데
"이거 직접 쓴 곡 맞죠?
혹시 들어볼 수 있어요?"
여자가 손에 든 악보를 보며 말해.
타이틀 곡으로 쓰려고 작곡해 둔 곡인데
지금까지 여자친구를 포함해서 누구한테도 들려준 적이 없는 노래야.
나는 살짝 망설이다가 여자에게 노래를 불러.
여자는 흐뭇하게 내 노래를 듣더니
노래가 너무 좋다고 나를 칭찬해.
나는 다행이다 싶으면서 뿌듯해져.
얘기를 나누다 보니
여자와 노래 취향도 비슷하고 꽤 통하는 게 많다는 걸 느껴.
그리고 여자는 말해.
"나는 지금 쉬는 중이라...
혹시 생각나면 연락해.
나는 또 보고 싶을 거 같으니까."
예쁘면서도 맑고 순수한 얼굴로 얘기하는
여자의 말에 나는 살짝 떨림을 느껴.
며칠 후
나는 어김없이 오전 일찍 나와 연습을 하고 있어.
그런데 문득 여자가 생각이 나.
어떻게 지내느냐고 연락을 해볼까 망설이고 있는데
핸드폰으로 사진이 하나 도착해.
'아직 점심 전이면 같이 먹어"
여자의 문자야.
나는 며칠 전 봤던 모습이랑은 또 다르게
앳되고 귀여운 여자의 모습이 새로워.
나는 여자가 알려준 장소로 여자를 만나러 가.
직접 김밥을 싸온 여자의 수고에 나는 고마움을 느끼면서
이렇게 유명한 여배우와 함께 있다는 게 신기해.
그리고 주말에 같이 스키를 타러 가자는 여자의 제안에
나는 흔쾌히 동의해.
오랫동안 스키를 못 타본 것도 있고
사실 여자와 좀 더 가깝게 지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자기 얼굴만한 고글을 쓰는 여자를 보며
나는 웃음이 나기도 하고 여자가 귀엽게 보이기도 해.
여자랑 함께 스키를 타러 왔다는 게 꿈 같아서
내가 혹시 기념으로 사진 하나만 찍어도 되냐고 물으면
"예쁘게 찍어서 너 혼자 봐."
유명한 여배우 임에도 불구하고
수수하고 털털한 여자를 보며
참 다양한 매력이 있구나 싶어.
그날 밤
여자와 맥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사실 나는 너 연습실에서 처음 본 거 아니야.
회사 행사 날 너 왔었잖아.
그때 처음 봤지."
나는 살짝 놀랐어.
그 때 나는 당연히 여배우인 여자를 본 걸 기억하지만
여자가 그 많은 사람들 중 날 기억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거든.
"그 때 거기 사람 되게 많았는데...
어떻게 절 기억해요?"
내가 궁금해서 물어.
여자는 그런 날 가만히 바라보더니
"제일 예쁘던데.
그때부터 지켜봤어 너."
나는 여자의 말에 순간 당황해.
그러면서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어.
나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여자의 근황에 관해 물어.
그리고 여자는 올해가 끝나면 회사와 재계약하지 않는다고 말해.
여자와 1박 2일 스키장 여행을 끝으로
나도 여자도 바빠 며칠 연락을 하지 못했어.
그리고
월드투어가 너무 바빠서였는지 여자친구도
2주 내내 한 번도 연락이 오지 않아.
이해는 하면서도 섭섭한 건 어쩔 수가 없어.
드디어
여자친구가 월드투어에서 돌아오는 날이야.
마침 소속사 단체 화보 촬영이 있는 날이라서
여자친구는 바로 촬영장으로 온다고 해.
그런데
오랜만에 본 여자친구가 반가운 것도 잠시,
바로 촬영 준비에 들어가느라 눈만 살짝 마주치고 말아.
제일 막내인 내가 먼저 촬영을 끝내고
스케줄 순서에 맞춰 소속 연예인들이 하나둘씩 촬영을 해.
그리고 그 속에 여자도 함께야.
수수한 모습만 보다가 촬영 때문에 한껏 꾸민
여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와.
나는 여자가 촬영하는 걸 가만히 지켜보고 있어.
여자는 촬영을 마치고 내게 다가와서
"스키장 갔다 와서 처음 보네?"
말을 건네.
그런데
뒤에서 촬영을 준비하던 여자친구가
스키장 이라는 말에
나와 여자쪽을 봐.
살짝 기분이 나쁜 듯 빤히 바라보는 여자친구의 시선을
여자도 피하지 않아.
두 사람 사이에 묘한 신경전이 오가.
나는 어떡해야 할지 몰라 어색하게 서있기만 해.
그런데 이런 어색한 분위기를 회사 스텝이 눈치 채.
그날 밤
회사 대표가 여자친구를 불렀어.
나는 밖에서 여자친구를 기다려.
"태연아 너 무슨 생각이냐?"
여자친구가 아무 말이 없어.
"어떻게 이제 데뷔 할 애랑...
이렇게 실망 시킬래?"
나는 올 게 왔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언젠가는 누군가 알게 될거라고는 생각했지만
"당장 끝내.
안 그럼 걔 데뷔 못한다."
여자친구가 입을 다문 채 고개를 떨구고 말아.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나는 가슴이 아파.
이렇게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데뷔를 하는게 맞는 걸까.
나는 이제껏 여자친구와 함께 하려고
여기까지 버텨 온건데
여자친구를 잃고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
나는 자신이 없어.
나 때문에 마음 아파 할 여자친구를 볼 자신도 없어.
나는
내가 여자친구를 떠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어.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어.
나는 회사에서 나왔고
여자친구는 날 붙잡지 못했어.
나는
여자친구를 잊기 위해
독하게 마음 먹고 함께 나눴던 모든 물건과 추억을 버렸어.
그렇게라도 해야
다시 원래의 나로 돌아갈 수 있을 거 같았거든.
그리고
회사와의 계약이 종료된 여자가 내게 연락을 했어.
어차피 마땅히 갈 데가 없던 나는
새로운 곳을 구할데까지 여자의 집에서 머물기로 해.
주말 오후,
여자는 깊이 낮잠이 들었고
나는 잠깐 티비를 틀었어.
여자를 깨우지 않으려고 볼륨을 최대한 낮추고
채널을 돌리는데
여자친구의 모습이야.
콘서트가 생중계 되고 있는 거야.
무대에 있을 때 누구보다 행복했던 여자친구였는데
여자친구의 표정이 어둡고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아.
그걸 지켜보는 내 눈에도 어느새 눈물이 고여.
여자친구가 노래를 마치고 잠시 마이크를 들었어.
그리고는
"저한테 아주 소중한 친구가 있었는데...
혹시 지금 중계를 보고 있을 거 같아서
하고 싶은 말을 해도 될까요."
팬들의 함성소리가 들려와.
여자는 잠시 마음을 가라앉혀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해.
"널 그렇게 보내서
정말 미안해."
여자친구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울려.
"나한테...
다시 와줄래?"
여자친구의 슬픈 눈빛이 나를 보는 것 같이 느껴져.
그동안 참아왔던 게 무너져 내려.
참지 못하고 얼른 몸을 일으키는데
"가지마."
1.태연
2.박보영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222 사진이 너무 적절해서 몰입쩔어
시발 태연아 아 태연ㅏㅜㅠㅠㅠ
11111..........후 근데 한고은 정수정이랑 같은작가인가?ㅠㅠㅠ이런거 개좋아
미친 ㅅㅂ 이년전의 나도 이글을 보고있었군... 이번에도 1..ㅅㅂ
1
1
가지마.....안가ㅠㅠㅠㅠㅠㅠㅠㅜㅜ보영언니
아시발 태연아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어어억 ㅠ기시발 두우ㅜ수우
......아......누구를 ........1!!
11111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11 나년 바람피지마ㅜㅜㅜㅜㅜ
닥탱아니냐퓨ㅠㅠㅠㅠ맴찢
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