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병을 고치려고 싸우지 마라[PART2]-14.항암 치료가 시한부 인생을 만든다
의사의 시한부 선고는
믿지 마라
암이 발견되면 가장 걱정되고 궁금한 것은, ‘앞으로 내가 몇 년 더 살 수 있을까’하는 점이다. 암이 재발했거나 전이가 되었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최근에는 암으로 인한 ‘시한부 6개월’이나 그보다 더 짧은 ‘시한부 3개월’선고가 유행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의사가 말하는 여명(餘命) 진단은 믿을 것이 못 된다.
어떤 환자는 건강검진에서 천식이 의심되어 CT검사를 받았더니, 폐암 4기로 이미 온몸에 암이 전이된 상태였다. 이런 경우 항암제를 사용하면, 각종 임상실험 데이터로 판단할 때 반년 이내에 50퍼센트 가까이 사망하고, 3년 생존율은 10퍼센트다. 나는 늘 말해왔듯이 그 환자에게 “전이가 되었어도 암에 의한 자각 증상이 없으면 당장 죽지는 않습니다. 바로 죽는 경우는 항암제 치료나 수술을 받았을 때뿐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그 환자는 늑골과 폐의 통증이 심할 때만 방사선 치료를 받고, 그 외에는 어떤 치료도 받지 않았다. 심지어 좋아하는 담배를 계속 피우면서 그 후로 3년 9개월 동안이나 살다가 평온하게 눈을 감았다.
또 다른 환자는 자궁암 수술을 받고, 얼마 후 골반의 림프절에 암이 재발했다. 당시 그녀는 산부인과 의사로부터 “즉시 재수술하지 않으면 반년 내에 죽는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은 암이 재발한 상태 그대로 방치하기로 결정했다. 그 후 전이된 암은 반년 만에 크기가 두 배가 되었지만, 선고된 기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지금까지 자각 증상도 없고 여전히 활기차게 생활하고 있다. 그녀는 웃으며 내게 이렇게 말했다.
“그 의사가 한 말은 거짓말이었어요!”
의사의 시한부 진단을 믿을 수 없는
세 가지 이유
시한부 선고와 같은 의사의 ‘여명’ 진단이 믿을 것이 못 되는 첫 번째 이유는 암의 성장 속도가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암 병소가 발견되었을 때 그것이 크다 해도 오래 사는 사람도 있고, 나이가 들수록 무조건 암의 진행 속도가 느려진다고 말할 수도 없다.
두 번째는 암 병소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성장하려면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암은 보통 직경 10센티미터 정도가 되어야 사람을 죽게 할 수 있다. 암세포가 2배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개월 이상이다. 1센티미터의 암이 10센티미터가 되는 데는 20개월 이상이 걸리는데, 사실 이 정도의 앞일이라면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세 번째는 암이 커지면서 성장 속도가 둔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것은 진행 암뿐만 아니라 조기 암에도 나타나는 경향으로, 발견되었을 때보다 더 커지지 않는 조기 암도 드물지 않다.
여명 진단을 어느 정도 정확히 내릴 수 있는 것은 뇌, 폐, 간 등의 중요 장기가 손상되어 기능이 떨어졌을 때다. 예를 들어 폐암이 커져서 호흡이 힘들어지고 더 이상 치료법이 없는 경우네는 “이제 몇 개월 안 남은 것 같다”라고 예측하게 된다.
그러나 중요 장기에 전이가 발견되어도 자각 증상이나 기능 부전(조직의 기능이 저하된 상태)이 없으면 그보다 훨씬 오래 살 수 있다.
이때도 항암제 치료를 하게 되면 바로 사망하는 경우가 있다.
즉 ‘시한부 몇 개월’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체력이 암을 당해내지 못해서 운신을 못하거나 더 이상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이다
병원에 두 발로 멀쩡하게 걸어서 왔는데도 “몇 개월 안 남았다”라고 시한부 선고를 내리는 의사에게는 자신의 목숨을 맡겨서는 안 된다. 더욱이 “항암제 치료를 받지 않으면 3개월밖에 못 살고, 항암제 치료를 받으면 1년은 살 수 있다”라는 식으로 치료까지 권하는 의사라면 당장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도망쳐 나오길 바란다.
*위 글은 곤도 마코토(近藤誠)의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더난출판, 이근아 옮김) 중 일부를 옮겨본 것입니다. 곤도 마코토는 1973년 게이오대학교 의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가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 도쿄 제2병원(현 국립병원 도쿄 의료센터) 방사선의학센터를 거쳐, 1983년 임상 동기들 중에서 가장 빨리 게이오 의과대학 방사선과 전임강사가 되었다. 유방온존요법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으나 암은 무조건 수술이나 항암데 위주로 치료하는 기존 의학계 입장에서는 눈엣가시라 전임강사에서 출세길이 막혀버렸다. 정년을 1년 앞둔 2013년에 곤도 마코토 암 연구소(www.kondo-makoto.com)를 개설하여 세컨드 오피니언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항암제는 효과가 없다’, ‘건강검진은 백해무익하다’, ‘암은 원칙적으로 방치하는 편이 좋다’는 등의 위험한 고백으로 의학계에서는 눈 밖에 났지만 환자 중심의 치료를 실현하기 위해 의료정보 공개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항암제의 독성돠 확대 수술을 위험성 등 암 치료에 관한 정보를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소개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제60회 기쿠치간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환자를 상품으로 취급하는 현실에서 자신보다 환자를 더 사랑한 의사의 진심 어린 고백을 담고 있다. 과잉 진료로 이어지는 조기 암 진단이나 건강검진에 현혹되지 않도록 의학 상식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병원과 약을 멀리함으로써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