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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이야기
달걀이나 빼 먹을 요량으로 산방의 소나무 밭에 울타리를 치고
몇 마리 닭을 기르기 시작했었다.
사다 놓으면 없어지고
없어지면 또 사다 넣고 그 일을 수 없이 반복했었다.
산 짐승들이 밤이면 슬그머니 내려와
요 녀석들을 덮치는 것이다.
별 묘수를 다 써 보았지만 효과는 별로 없었다
문득 기발한 생각이 떠 올랐다.
소나무 밭에 사나운 개를 묶어 놓으면 어지간한 짐승들 들어오지 못할 것 같았다.
애견센터에 가서 상의를 했더니
사납기로는 ‘롯드 와일러’라는 개가 제일이란다.
히틀러가 나쁜 일을 너무 많이 해 암살자가 있을까 두려워 자기 침상 밑에 그 개를 키우며 살았다는 이야기까지 해 주며 권하길래 큰 맘 먹고 사다가 그 개를 키웠었다.
개의 습성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런데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사나운 개는 잘 짓질 않는단다.
자기보다 덩치가 크고 사납게 생긴 것이 나타나야 제 실력을 발휘한단다.
개가 잘 짖어 대는 건 무서워서 자기를 보호하려고 짓는다며 개를 제법 잘 안다는 친지가 귀띰을 해 준다.
또 다른 기발한 생각이 들어
그 개를 본전도 못 받고 그져 주다시피 애견 센타에 같다 주어 버리고 똥개 한 마리를 시장에 가서 사다 놓았다.
아닌 게 아니라 바스락 소리만 나도 짖어 댄다.
처음엔 시끄러워 귀찮았지만
밤만 되면 괴괴했던 산방이 시끌벅쩍해 이제야 사람 사는 집 같기도 했다.
닭도 무사하게 잘 커 갔다.
그렇게 키운 어미 닭이 30여 마리나 되었다.
암 닭 반 수탁 반 정도 되게 키웠더니 이게 또 문제가 된 것이다.
수탁 한 마리에 암 닭 10마리 쯤 되게 키워야 된단다.
술친구들 오면
수탁만 닥치는 대로 잡아 옻 백숙, 엄나무 백숙, 오가피 백숙도 해 먹곤 했더니 어느 정도 그 비율이 맞아 들어가게 되고 하루에 열 개 넘게 우리 손자녀석 주먹만한 알을 쑥쑥 낳아 주니 그 재미 정말 쏠쏠했었다.
큰 아들, 작은아들, 딸네 집 주고 또 주어도 항상 달걀이 남아돌아 아파트 이웃들에게 인심도 많이 썼었다.
동네 아줌마들 나만 보이면 쫓아 와 반갑게 인사하니 이 또한 닭이 주는 기쁨이 아니고 무엇이랴.
이번 겨울 얼마나 추웠던가?
그리도 잘 낳던 알 뚝 그치고 어쩌다 하나씩 낳은 달걀도 꺼내보면 꽁꽁 얼어 터져 버렸으니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세월은 속이지 못하는 법,
장테 안에도 봄은 오고 있었나 보다.
오늘 3일 만에 산방에 와서 닭장 둘러보니
장테 안에 달걀이 수북하다.
금방 낳았는지 아직 따뜻한 온기 있는 달걀도 끼어있는 것이다.
얼마나 기쁘고 닭들이 예쁜지 사료 듬뿍 넣어 주며
달걀 듬뿍 듬뿍 낳아 손주들 영양식 시켜주고 동네 아낙들한테 인심도 쓸 수 있도록 해 달라며 둥실 둥실 살찐 어미 닭 등 다독여 주고
빙긋이 웃으며 달걀 보듬아 나오는 내 작은 이 행복 누가 알 수 있으랴.
그저
나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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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글 솜씨 칭찬까지 주시니 영광이구요. 저처럼 사는 게 좋아 보이실지 몰라도 어려운 점들이 많드라구요. 잘 부탁드립니다.
저도 한 때 산 속 에서 산 경험이 있습니다 산에 닭을 10 여 마리 풀어 놓고 키웠는데 알도 산새처럼 여기 저기 풀속에다 알을 낳아 어떤 풀 속 에서는 알이 수복하게 낳아있는 것을 보곤 합니다 그 때는 보물 찾기 하는 것 같아어요
글을 읽고 있으니 그 때 생각이 나서 혼자 웃어 봅니다.
맞아요. 그런 생활 해 본사람이라면 그런 경험 많이 햇을 겁니다.
여기서 뵙씁니다. 산방의 시골 정취가 물씬 풍깁니다. 저도 시골 생활에 정 붙이며 지인이 준 50여마리 닭과 새로산 토종닭 촌닭등 20마리를 키우느라 정신 못차리고 있답니다. 즐거운 시간 되십시요.
여기서 나배님이랑 다른 친구분들 뵈니 내 집 온 기분이네요. 즐거운 날 되시기 바래요. 농사철이라 무척 바쁘지요? 힘 내세요
어서오세요 삶의 이야기방에 입성을 축하 드립니다 저하고 같은 띠네요 ㅎㅎㅎ 제가 닭띠라서 님의 글 이 참 훈훈하게 다가오네요
좋은글 자주 뵙기를 원하며 늘 건강한 행복이 함게 하시길 빌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닭이나 토끼를 놓아 기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부엉이나 삵괭이등의 야행성 짐승때문입니다.이상하게 큰개는 효과를 못보았군요.
맞아요. 한 마리 두마리 없어질 때마다 얼마나 속상한지 모른답니다.
금방낳은 따듯한 달걀.. 저도 그런 수확을 한번 해 봤으면 싶네요. 똥강아지 한마리가 그 사나운 짐승들을 다 물리치고 결국은 친구분들께 다 잡아먹힌 불쌍한(?) 숫닭들....ㅎㅎ 그래도 그덕에 암탉들이 알을 쑥쑥 낳아 온동네에 즐거움이 가득했으니 성공 하셨네요. ^^*
감사합니다. 아무나 맘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지요.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산방 모습을 그려봅니다!!~~~이제 꽃도 만발했겠지요? 이렇게 장작을 많이 쌓아놓으셨다며 흐믓해 하시던 모습 살짝 떠올려봅니다.
영양 풍부한 유정란 손주손에 들려주는 인자한 할아버지 모습 또한 뵙고있네요!!
머지 않아 산방 꽃 만발할 겁니다. 꼭 그 때 뵙길 기다리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삶의이야기방을 찾아 주신 엉겅퀴님 이곳에서 자주 뵐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자주 뵙도록 하겠습니다.
닭과 함께 생활 하심에 넉넉함이 묻어있는 글 잘 보았습니다. 수닭은 행복하겠어요 ^^*
감사합니다. 새앙쥐님도 항상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정말 닭먹고 알먹는 알콩 달콩 사시는 이야기네요... 우리 집을 지키는 개는 역시 우리나라 토동 똥개들이지요? 산방 이야기 재미나게 보았습니다. ^*^
감사합니다. 재미있는 삶은 아니래도 알콩 닮콩이란 말은 조금 가까운 것 같네요
아~~ 난 언제 엉컹퀴님이 생산한 무공해 닭걀을 먹어볼수 있을까? ㅎ
저에게 잘 보이시면(?) 언제라도 드릴께요. ㅎㅎ
와~~~우!! 좋으시겠습니다~~따뜻한 계란 만져보고 싶어요~
어미닭이 지금 알을 품고 있답니다. 병아리 나오는 예정일이 오월 팔일인데 많이 기대 된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텃밭에 채소를기르는데 그 재미가 솔솔하답니다 그래서 그기분을알것같습니다
알아 주시는 분 있어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시골의 풍경을 시시때때로 상황보고를 받아 보고 싶다면 너무 욕심일까요 !.글을 재미있게 쓰시네요 감사합니다
자주 올리고 싶은데 행여 지면이 부족하다고 욕하진 않으시겼죠? 감사합니다.
소박함소에 정말로 행복이란 놈이 숨어있었군요 닭이주는 소박한 행복감 그림이 그려질것 갔내요.
평범한 것이 진리고 소박한 것이 행복이라는 뜻으로 받아 들여도 괜찮을 런지요. 감사합니다.
정갈한산방,앞뜰과뒷뜰에피어나고있을온갖꽃만나고싶어집니다..눈꽃같은조팝꽃은더욱..꼬꼬댁고녀석들도요..자주뵙도록할것입니다..
이곳 산방에도 지금 막 조팦꽃 피어나고 있어요. 조팦꽃 좋아하신다는 낭자님 떠 올리며 사진 찍어 올려 드릴께요. 수현, 나배, 낭자님 여기서 뵈니 정말 반갑고 내 집에 온 기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