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의 핸드폰 한쪽귀퉁이에는...
조그맣게 떨어뜨린 자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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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트를 건네주며 후배가 또 뭐라고한다...
"선배 숙제좀 해와요!"
아... 정말 이놈의 레포트란 놈들은 대체 왜이렇게 겹쳐서들 나오는건지;;;
"내가 왜 니 선배야 -_- 난 공대고 넌 사회대잖아!
앞으로는 선배라고 부르지말고! 오빠라고불러! *-_-*"
"대체왜! 기계과가 -_- 신방과 수업을 듣는거에요!"
-_-a 그러고 보면...
공대생인 내가 왜 사회대 과목을 듣는건지 나로서도 참...
내 정체를 알수가없다;;;
.......
후배의 이름은 효진...
이번학기에 같은수업의 프로젝트를 하고있으며...
공교롭게도 그녀의 고향집은... 우리 외갓댁 바로 옆집이다;;;
"넌 밤새 술퍼마셨지? -_- 그러면서 이건대체 언제쓴거야? 다른레포트는?"
"선배 -_- 이런걸 바로 능력차이라고 부르는거에요 -_-v"
아침7시까지 술퍼마시다가 바로 학교로온 녀석이 이렇게 멀쩡한모습으로
레포트까지 완벽하게 해온다면... 과연 이 녀석의 정체는
무어라 하면좋을까;;;
뽀얀피부에 동그란얼굴... 빨간입술... 물들인듯한 분홍손톱...
콜라를 마시며 혓바닥을 살짝 내미는 그녀를 보고있으면...
꼭... 만화영화속의 둘리같다...
귀엽다...;;
나는 그녀를 '귀염둥이' 라고 부른다...
.......
너구리도 종종 다시마가 빠져야 신기하고 재미있듯이;;;
수업이라는것도 종종 빠져주어야 생활이 신기하고 재미있어진다;;;
"선배 학교좀 나와요!"
"왜? -_- 학교가면 밥사줄래?"
사실 나는 아파서 빠진거지만...
귀염둥이가 이럴때면 -내가 같은 조에 편성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꼭 전화를 해줘서 기분좋다...
"또 레포트야? -_- 그 교수 대체 왜그런데? 아 열받아! 과제안해!
네가 내꺼까지 두개 따로편집해와 *-_-*"
"선배!!!!!! -_-+"
오빠라고 부르라고 해도...
그녀는 끝까지 나를 '선배' 라고 부를것이다...
........
몸이 안좋다고... 그래서 빠진거라고...
전화로라도 호~ 해주면 레포트 내가 해가겠다고 이야기했더니...
"제 이름이 효진이잖아요 -_- 안그래도 애들이 맨날 효~ 라고 불러요
효~ 라면 아주 질려요! 선배도 효~ 한번 당해볼래요? -_-+"
-_-;; 음... 나도 효는 효지...;; (태효)
귀염둥이는 6달전에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그리고 그 남자친구의 이름또한... 효였다...
상효...
귀염둥이에게는 아직도... 마음속에 상처가 남아있다...
........
내가 어렵게 레포트를 직접 써간 그 다음번에...
이번에는 귀염둥이가 많이 아파서 수업을 빠졌다...
"겸둥! 학교 좀나와!"
"왜요? -_- 학교가면 밥사줘요?"
태연한척하지만... 그녀는 기침을 100번도 더 해댔다...
나도... 지난번에 그랬었을까...?
갑자기 기분이 싸... 해진다...
"너... 많이 아프구나... 내가 효~ 해주까? -_-;"
나는 그녀에게 수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외갓댁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그리고...
"애도 아니면서 옹알거리기는 -_- 아프면 대답하지마"
버튼으로 대답하라는... 이야기도 했다...
예는 한번... 아니오는 두번...
........
"약먹었어?"
삐- 한번.
"밥은?"
삐- 한번.
"너 나좋아하지? *-_-*"
삐삐- 잽싸게 두번;;;
"너 어릴때 나 봤던거 기억나?"
삐- 삐- 두번.
........
외갓댁 근처에는 조그만 방파제가 있었다...
그리고 나는... 방파제 아래에서 하늘과 바다를 번갈아 바라보고있었다...
파란하늘... 그 하늘을 삼킬것만 같은 더파란바다...
보드라운 거품과 산들거리는 바람이... 한번씩 지나간 다음...
하얀 구름은... 나를향해 하늘에서 떨어져내렸다...
여자아이...
울어야할지... 웃어야할지 망설이는 표정...
뽀얀피부에 동그란얼굴... 빨간입술... 물들인듯한 분홍손톱...
귀엽다...
........
"너... 정말로 그때 일 기억안나?"
삐- 한번.
"......"
"있지... 난... 그녀가 천사인줄알았어...
하늘에서 그렇게 갑자기 나타나면... 아마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했을거야...
그때 그녀를 본건 정말 잠시였지만... 난 그걸 지금까지 잊지않았어...
어디에 사는 누군지도 모르고... 다시 만날지도 알수 없었는데...
그녀는 내 상상속의 첫사랑이 되고 말았거든...
학교계단을 내려오는 널 처음 봤을때...
난... 그때의 그녀를 다시 만난거라고 생각했었어...
그렇지만... 넌...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고...
내가할수있는거라곤... 부전공을 너와 같은과로 신청해서...
널 지켜보는것 뿐이었지...
하지만... 이제 더이상은 그러고 싶지않아...
네가 이렇게 아픈데... 네가 이렇게 힘든데...
내가 옆에서 도와줄수없다는건... 너무 견디기 힘들어...
아직... 그 사람을 잊지못하고 있다는거... 나도 알고있지만...
내게... 한번만 기회를 줘볼순 없을까...?
널 지킬수 있도록... 내게 어깨를 기대주면 안되는걸까...?"
........
툭...
전화기가 꺼졌다...
아니... 떨어뜨렸다고 해야할까...?
너무나 갑작스러운 고백...
......
그래... 역시... 넌 아직은... 많이 아픈거구나...
내가... 괜히 널 힘들게 했구나...
미안해...
......
뚜 - 뚜 - 뚜 -
그녀의 전화...
전화를 받아서 뭐라고 말을 해야할까...?
"......"
전화기에서는... 그녀의 목소리대신에...
다른소리가 나즈막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삐- 삐- 삐- 삐- 삐- 삐- ......
게속해서 천천히... 눌려지는 버튼소리...
한번, 한번, 한번, ......
......
그녀도... 그때의 나를...
기억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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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의 핸드폰 한쪽귀퉁이에는...
그때 떨어뜨린... 조그만 자욱이 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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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의 핸드폰 한쪽귀퉁이에는 그때 떨어뜨린 조그만 자욱이있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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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1.2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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