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kyilbo.com/sub_read.html?uid=324475§ion=sc30§ion2=
`교육은 세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넬슨 만델라가 남긴 명언이다.
사상 최초로 2024학년도 대입 수능이 교도소에서 치러졌다. 그 현장은 바로 서울 남부교도소 제13지구 제6시험장. 이 특별한 시험장의 응시생들을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교도소 수능장을 별도로 설치해 주었다. 교육부에서는 감독관과 관리요원을 파견했다. 수용자들의 의미있는 첫걸음을 응원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응시수수료도 전액 지원해 주었다.
만델라 소년학교는 올해 3월부터 운영되고 있는 서울 남부교도소 내 17세 이하 소년 교정시설이다. 소년범들의 학업단절이 재범률을 높이고 있다고 판단한 법무부는 정규 교육을 통해 교화시켜 재범을 방지할 목적으로 교도소 학교를 설립했다. 대학생 봉사자들이 수업 운영을 도왔고 올해 8월 검정고시에 합격한 소년학교 수용자 29명 중 10명이 대입 수능 시험에 응시했다. 현재 수능 대비반 10명 정원을 내년에는 15명으로 늘려 더 많은 수용자들에게 배움을 통한 교화의 기회를 줄 계획이다.
법무연수원에서 발간한 2022 범죄백서에 의하면 2019년부터 소년 형법범죄 발생비가 성인 형법범죄 발생비를 추월했다. 2021년 소년 인구 10만명 당 강력범죄 발생비는 153.9명으로 과거 10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성인 강력범죄 발생비는 69.2명 이었다. 2021년 소년 범죄자 연령층은 16세~17세가 49.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소년범죄자의 범죄원인은 우발적 원인이 큰 비중을 차지해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청소년의 행동양식이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림동 묻지마 살인사건의 범인과 부산 돌려차기 범인도 소년원을 수차례 드나든 사례를 볼 때 소년범 대상 강력한 교정 교화의 필요성이 더욱 제기되는 시점이다.
법무부의 2022 소년범죄 종합대책에 의하면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4세에서 13세로 하향하는 소년법과 형법 개정을 추진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형법제정 이후 70년간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이 그대로 유지되었던 것을 고려하여 보호처분을 받은 촉법소년 중 13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70%나 되며 13세를 기준으로 중학생이 되는 학제와 촉법소년 제도의 범죄 악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였다. 이 외에도 구치소 내에 성인범과 소년범을 철저히 분리하고 소년원 생활실이 4인실로 소규모화 된다. 체계적 소년범죄 통계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범죄예방 환경개선사업(CPTED)과 소년범죄예방을 연계한다. 그리고 교육부와 협력하여 기초학력보장 종합계획에 소년원을 포함하고 소년교도소에 검정고시반 필수과정을 신설한다. 이러한 소년범죄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만델라 소년학교가 현재 운영되고 있다.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결코 넘어지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는 데 있다`라는 교훈 아래 서울 남부교도소 사회복귀과장을 겸하고 있는 만델라 소년학교 교장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학교가 사회에 나갔을 때 범죄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갈 수 있는 하나의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15년까지 복역하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죄명을 지닌 수용자들은 대학 진학을 위한 입시 공부를 하는 배움의 과정에서 씻을 수 없는 과거를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새로운 꿈을 향해 달라진 내일을 위해 도전하고 있다고 했다.
영어 알파벳도 모른 채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소년이 늦은 밤까지 영어 단어를 외우는 열정을 보여 주었다. 그들의 배움은 작은 성취로 이어졌고 이러한 성취 경험이 모여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 일으켰다. 요리사, 소방관, 인테리어 전문가와 같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도전하는 수용자들은 과거에 방황하며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뉘우치며 반성문을 썼고 배움의 기회를 준 학교에 감사하다는 편지를 썼다. 돌이킬 수 없는 한순간의 범죄로 인해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과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이 그 어떤 것보다 우선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범죄자에게 대학 입학을 위한 공부를 교도소에서 시켜준다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국민들도 있음을 충분히 알고 있다. 부디 만델라 소년학교가 교육이 사람을 바꾸어 세상을 바꾸는 것을 증명해 주길 바란다.
올해 수능도 어김없이 지나갔다. 누구보다 떨리는 마음으로 공부에 매진한 고3 수험생과 재수생 그리고 N수생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진심으로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