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만난 패리스 힐튼
'파티광'이라고? 난 놀 줄 아는 비즈니스 우먼
내겐 파티도 사업 - DJ로 세계 50개 도시 돌아
스페인에선 호날두 등 참석… 나흘동안 270만달러 벌어
모델·배우·사업가 '멀티잡' - 옷·가방 등 패션업체 운영
아침 일찍부터 회의·미팅… "난 낮에 열심히 일하고 밤에 열심히 노는 것일 뿐"
파티 걸, 힐튼 호텔 창립자의 억만장자 상속녀, 할리우드의 사고뭉치…. 패리스 힐튼(33)의 이름 앞에 붙는 단어들이다. 그는 열아홉 살 때 모델 일을 시작해 사업가, 패션 디자이너, 배우, 가수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왔지만 요란한 파티, 마약이나 폭행 사건, 각종 소송에 휘말리는 것으로 더 유명세를 치러왔다. 2007년엔 음주 운전으로 체포돼 23일간 복역하는 등 할리우드의 악동으로 이름을 굳혔다. 하지만 사람들은 힐튼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는다. 힐튼의 옷차림도 늘 화제다. 그가 입은 옷과 신발, 착용한 액세서리는 순식간에 동이 날 정도. 그래서 '걸어다니는 광고판'이라 불린다.
힐튼이 서울 광진구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슈퍼X썸머 페스티벌의 DJ로 참가하기 위해서 한국을 지난 15~17일 방문했다. 2007년 첫 한국 방문 이후 7년 만인 올해 두 번이나 한국을 찾은 것이다. 티켓 한 장에 16만~30만원인 이 페스티벌엔 7000여명이 몰렸다. 지난 15일, 한국에 온 힐튼을 워커힐 호텔에서 본지가 단독으로 만났다. 173㎝ 키에 마른 몸매. 악수하려고 잡은 손에서 뼈가 만져졌다.
패리스 힐튼은 “최근 50개가 넘는 도시를 돌아다니며 파티에 참석했고, 100여곳에서 초청을 받았지만 스케줄이 맞지 않아 못 가고 있다”고 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파티에 DJ로 나선 그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틀어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 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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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패션 디자이너, 영화배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했다. 당신의 정체를 한마디로 말하면.
"비즈니스 우먼이다. 음악을 좋아해 노래하고, 디제이(DJ)로도 활동한다. 내 패션 브랜드 '패리스 힐튼'에서는 직접 모델을 한다. 부동산 사업도 시작했다. 나는 어릴 때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이젠 남들과 다른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런 내 스타일을 따라 하는 팬도 대단히 많은 편이다."
그는 '힐튼 호텔의 상속녀'라는 별명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상속녀가 아니다. 2007년 힐튼의 할아버지이자 힐튼 호텔의 최고경영자였던 배런 힐튼이 자신의 재산 97%에 해당하는 23억달러(약 2조5800억원)를 콘래드 힐튼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배런 힐튼은 1966년부터 30년간 힐튼 호텔의 최고경영자로 힐튼 호텔을 세계적 호텔 체인으로 만든 인물. 미국 언론은 배런 힐튼이 사고뭉치 손녀를 탐탁지 않게 여겨 재산 기부를 결정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2012년 기준으로 그의 순자산은 약 1억달러(약 1033억원)로 알려졌다. 최근 한 영국 언론 인터뷰에서는 각종 사업으로 2005년 이후 6년 동안 13억달러(약 1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동생 니키 힐튼도 모델이자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한다.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공개할 수 있나.
"어머니는 '네가 가진 것에 대해 자세한 숫자를 말하는 건 무례한 행동이다'라고 했다. 자신의 재산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좀 촌스러워 보인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나 스스로 많은 일을 해냈고, 그걸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할 때 멘토가 있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훌륭한 멘토다. 사업가로서 두 분을 지켜볼 수 있고, 조언도 들을 수 있으니 나는 운이 좋은 셈이다."
―그런데 왜 당신은 파티만 즐기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을까.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비즈니스 미팅과 전화 회의를 한다. 매일 다른 일들을 해내며 17개 라인의 제품을 생산하는 큰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사람들은 나를 보면 '파티'만 생각하지만, 그건 파티를 즐기는 모습만 봐서 그렇다. 나는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논다."
힐튼은 '파티광' '파티걸'이란 수식어나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에 예민하다. ABC방송 인터뷰 도중 "인기가 떨어지는 것 같다"는 등의 질문을 받자 자리를 박차고 나간 적도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는 기자에게 "나는 낮에는 열심히 일하고 밤에는 열심히 노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파티'도 그에겐 일종의 사업이다. 지난 6월부터 유럽, 아시아, 남미 여러 나라를 돌며 디제잉 투어를 진행하고 있는데 스페인 이비자 섬에서 열린 파티에는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중동의 왕족, 영미·유럽권의 부호들이 참석했다. 지난 11일 뉴욕포스트는 "패리스 힐튼이 스페인 이비자 섬의 클럽에서 DJ를 해 4일간 270만달러(약 27억5000만원)를 벌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힐튼이 단순히 비욘세의 노래를 트는 버튼을 누를 뿐인데도 사람들이 이를 보며 즐거워한다"고 했다.
―파티를 매번 즐기기도 쉽지 않을 텐데.
"파티를 정말 좋아한다. 나를 둘러싼 사람들, 그 에너지, 그게 정말 좋다. 낮에는 해야 할 일을 하고 저녁에는 음악을 틀고 파티를 즐기는 거다."
2007년 처음 한국을 찾은 힐튼은 충무로의 한 애견센터에서 포메라니안 암컷 강아지를 샀다. 그 강아지는 힐튼의 열여섯 번째 강아지로 입양됐다. 그리고 한국 방문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김치'라는 이름을 붙였다.
―'김치'는 잘 자라고 있나
"잘 자란다. 미국에 가서는 '마릴린 먼로'로 이름을 바꿨다. 금발을 연상시키는 털과 귀여운 모습이 마릴린 먼로를 똑 닮았다. 한국에서 지어간 '김치'라는 이름 때문에 내 친구들은 김치가 한국의 전통음식을 뜻한다는 걸 다 알고 있다."
―사람들은 당신이 모든 걸 가졌다고 생각한다. 더 갖고 싶은 게 있나?
"(부호의 자녀로 태어난 것은) 운이 좋았고 축복받은 일이다. 모든 걸 가졌고, 어떤 꿈이든 꿀 수 있었다. 여기서 더 많은 걸 갖고 싶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일을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사실 우리 가족은 모두 열심히 일한다. 뭔가를 성공적으로 해낼 때 행복감을 느끼니까. 내 핏속에 사업가 기질이 흐르는 것 같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가족이다. 돈은 물질적인 거지만 가족은 전부다."
―어떤 미래를 꿈꾸나.
"할머니가 되어 있지 않을까. 손자, 손녀도 많을 것 같다. 50년 후면 80세가 되는데 나만의 호텔 체인을 갖고 사업도 더 크게 번창할 거 같다. 하지만 그런 행복 역시 가족과 함께 있을 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즐겁고 행복한 나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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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