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풀은 우리나라 각처의 들판이나 길섶, 황무지, 구릉지, 풀숲, 오래된 무덤 또는 산기슭의 양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높이는 30~40센티미터이며 잎은 긴 달걀 모양 또는 긴 타원형이고 마주 붙어 나며 전체에 짧은 털이 있고 줄기는 네모지며 끝이 뾰족하고 이 모양의 톱니가 있거나 없다. 줄기의 윗부분에 길이 약 6센티미터 되는 꽃 이삭을 이루고 가지색의 작은 꽃이 원기둥 모양에 기와를 엎어 놓은 모양으로 배열되어 조밀하게 모여 핀다.
꿀풀은 5~6월까지 피고 여름이면 시든다고 하여 ‘하고초(夏枯草)’라고 부른다. 꿀풀은 어릴때 필자도 꽃이 활짝 피었을 때 꽃을 뽑아서 끝을 빨아먹으면 꿀처럼 단맛이 있어 많이 빨아먹던 꽃이다. 꽃을 빨면 꿀맛이 난다고 하여 '꿀풀'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학교 화단에 외래종인 붉은‘샐비어’도 꿀풀과인데 꿀풀보다 크고 단맛이 있어 시골 어린이들이 꽃을 뽑아 빨아 먹는다. 꿀풀은 전세계에 7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3변종이 있다. 꿀풀, 두메꿀풀, 흰꿀풀이 자란다.
꿀풀의 다른 이름은 석구(夕句), 내동(內東), 연변(燕面), 꿀방망이, 가지골나물, 가지래기꽃, 하고초, 조개나물 등으로 부른다. 꽃이 핀다음 꽃이삭이 붙은 윗부분 전초의 줄기를 베어 잎이 붙은 채로 말려서 사용한다. 전초에는 루틴, 해페로시드, 트리테르펜사포닌(우르솔산과 그 배당체 프루넬린)이 들어 있다. 잎에서 0.56퍼센트의 우르솔산, 꽃이삭에서 0.5퍼센트의 정유를 얻는다. 정유는 캄포르(약 50퍼센트), 펜콘으로 되었다. 또한 전초에는 트리테르페노이드, 배당체, 플라보노이드, 프루넬린, 쓴맛물질, 수지, 0.98퍼센트의 탄닌질, 알칼로이드, 30mg%의 아스코르브산, 6mg%의 카로틴, 비타민 K가 있다. 물에 풀리는 무기물질은 약 3.5퍼센트 들어 있는데 그 가운데 68퍼센트는 칼륨염이다. 뿌리줄기에는 스타키오스가 있다.
전초의 물 또는 3퍼센트 알코올 추출액은 동물 실험에서 혈압내림작용과 오줌내기작용이 있다. 칼륨염이 오줌내기작용을 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으나 그보다는 플라보노이드와 우스솔산을 비롯한 트리테르페노이드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 혈압내림작용은 꽃이삭보다 전초에서 세다. 고혈압 1기에 쓴다. 주로 소염성 오줌내기약, 물고임, 오줌을 누지 못할 때, 곪은 데, 나력, 임질, 머리 헌데, 눈이 아픈데, 눈물이 많은 데 쓴다. 또한 열내림약으로 오한이 나고 열이 있을 때의 감기에 쓴다. 민간에서는 염증약으로 달인물을 입안염, 편도염을 비롯한 상기도 질병에 입가심하거나 마신다. 또한 가래약으로 호흡기 질병과 후두결핵 그리고 갑상선기능항진, 디프테리아에도 쓴다. 수렴약, 건위약으로 설사, 위장염, 적리, 고장에도 쓰며, 당뇨병, 백대하, 전간에도 효험이 있다. 삼출성 소질과피부결핵, 선병질, 부스럼, 꽃돋이, 피부염, 머리비듬에는 달인액으로 씻는다. 잎으로 만든 고약은 방부약으로 치질에 바른다. 6~12그램을 물 2리터를 붓고 달여 하루 3번 나누어 먹는다. 열내림, 오줌내기, 독풀이의 목적으로 쓴다.
북한에서 펴낸 <동의학 사전>에서는 꿀풀에 관해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하고초는 꿀풀과에 속하는 다년생 풀인 꿀풀의 전초를 말린 것이다. 각지의 산과 들판, 길섶에서 자란다. 꽃이 필 때 전초를 베어 그늘에서 말린다. 맛은 쓰고 매우며 성질은 차다. 간경에 작용한다. 열을 내리고 해독하며 눈을 밝게 한다. 약리실험에서 강압작용, 이뇨작용, 억균작용 등이 밝혀졌다. 연주창, 영류, 유서선염, 두창, 옹종, 간화로 눈이 충혈되면서 붓고 아픈데, 부종, 구안와사, 대하등에 쓴다. 고혈압병, 폐결핵, 유행성간염 등에도 쓸 수 있다. 하루 6~12그램을 물로 달이거나 환을지어 또는 가루내어 먹는다. 외용약으로 쓸 때는 달인물로 씻거나 짓찧어 붙인다.”
하고초는 온화하고 습윤한 기후가 좋지만 혹한에도 잘 견디는 풀이다. 양지바르고 배수가 잘되는 사질양토가 가장 적합하며 그 다음으로 점질 토양과 석회질 토양이 적합하다. 하고초를 재배하려면 종자 번식과 분주 번식을 할 수 있다. 봄철에는 4월 중순에 파종하고 가을철에는 8월 하순에 하며 대부분 줄뿌리기를 한다. 30센티간격으로 얕은 홈을 파고 종자를 고루 뿌린 다음 흙을 가볍게 덮는다. 파종 후에는 항상 토양의 습기를 유지해 주면 10일 가량 지나 발아한다. 분주 번식은 봄철에 오래된 뿌리에서 새싹이나면 뿌리를 파내어 포기 나누기를 하고 1~2개 어린 싹이 난 그루를 적당히 심은 다음 물을 준다. 발아 후에는 늘 김매기하고 1~2번 흙을 갈아서 부드럽게 한다. 생장 기간 중에 1~2번 붉은 퇴비를 주면 좋다. 우기에는 배수에 주의한다.
채취는 여름에 채집하는데, 이삭이 반 정도 시들면 뜯어서 햇볕에 말린다. <단미하고초탕>을 만들어 먹을때는 꿀풀 8그램, 감초뿌리 1그램으로 물 2리터에 넣고 달여 하루 3번 나누어 먹는다. 나력에 쓴다. 증상에 따라 궁궁이뿌리줄기, 대황뿌리, 개나리꽃나무열매를 더 넣는다.
중국에서 펴낸 <중약대사전>에서 하고초의 효능만 간추리면 아래와 같다.
“맛은 쓰고 매우며 성질은 차다. 독이 없다. 간과 담경으로 들어간다. 간기를 맑게하고 울결을 풀어준다. 나력, 영류, 급성 유선염, 유암, 밤에 일어 나는 안구의 동통, 빛을 보기 어렵고 눈물이 나는 증상, 두목의 현기증, 구안와사, 관절통과 근육통, 객혈, 혈붕, 대하를 치료한다. 혈압을 낮추는 작용, 항균 작용, 자궁수축작용, 폐결핵의 치료, 삼출성 흉막염의 치료, 세균성 이질의 치료, 급성 황달형 전염성 간염의 치료 등에 사용한다. 기가 허한 사람이나 비위가 허약한 사람은 복용에 주의한다.
구안와사의 치료에 대하여 <전남본초>에서는 {하고초 3.75그램, 담남성 1.9그램, 방풍 3.5그램, 조구등 3.75그램을 달여서 물과 술에 타서 취침 전에 복용한다.} 라고 기록하고 있다. 하고초의 전초를 증류하여 얻은 방향수는 나력, 서루, 목통, 빛을 두려워하는 증상을 치료한다. 급성 편도선염, 인후 동통의 치료에는 신선한 하고초의 전초를 80~120그램을 달여서 복용한다. 타박상이나 칼 따위에 베인 상처의 치료에는 짓찧은 하고초로 환부를 덮는다. 일반적으로 꿀풀 건조한 것을 8~20그램을 물로 달여서 복용하거나 또 졸여서 고제로 하거나 환을 지어 먹거나 가루내어 복용한다. 외용시에는 달인 물로 씻거나 찧어서 바른다.”
안덕균씨가 지은 <한국본초도감>에서는 꿀풀에 대하여 이렇게 적고 있다.
"하고초는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인 꿀풀, 두메꿀풀, 흰꿀풀의 지상부이다. 맛은 쓰고 매우며 성질은 차다. 청간화, 산울결, 강혈압의 효능이 있어 간담에 화가 울체된 것을 다스리므로 간화로 인하여 눈이 충혈되고 아프면서 눈물이 나고 햇빛을 볼 수 없는 증상과 두통, 어지럼증에 유효하다. 결핵성림프선염, 종기의 초기에 단방이나 현삼, 모려등을 배합해서 치료한다. 신경성 고혈압의 혈압을 내리는 데 단방 또는 두충, 조구등을 배합해서 치료하면 효능이 뛰어나다.
성분은 triterpenoid, oleanolic acid, ursolic acid, rutin, hyperoside, caffeic acid 등이 함유되어 있다. 약리실험에서 물과 알코올 추출액은 혈압을 내리고, 달인 물은 혈관 확장 작용을 보인다. 조기 염증 반응에 현저한 억제 작용을 나타낸다. 토끼의 염증 반응을 억제하며, 비특이성 면역 기능 이외에 특이성 면역 기능에 강한 억제 효과를 보인다. 달인 물은 복수암과 육아육종에 억제 작용을 나타낸다. 임상 보고에서 고혈압에 유효성을 나타낸다. 급성황달형전염성간염에 이 약물 60그램, 대추 30그램에 물 1500밀리리터를 붓고 서서히 끓여서 하루 3회로 나누어 복용하여 비교적 좋은 치료 효과를 얻었다. 폐결핵에 매일 60그램씩 달여서 마시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
봄과 여름 사이에 등산을 하다 꿀풀을 발견하면 꽃을 감상하면서 꿀처럼 단맛도 한번 맛을 보면 그 달콤함에 매료될 것이다. 봄철에 새순을 나물로 식용한다. 또한 꿀풀이 갑상선 질환에 효험이 있다고 하여 꿀풀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산기슭에 흔하게 자라는 꿀풀의 효능은 사람이 아닌 조물주가 꿀풀에 넣어준 온전한 처방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첫댓글 꿀풀이 유용한 약용식물인지 이제 알았습니다. 유익한 정보 잘 이용하겠습니다.
많이 드시고 건강 하세요. 혹 11회 강경선 오빠가 되지 않나요 선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