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반지
첫손주 반지사러 시장 가자고 오후내 아버지가 성화 부린다.
시장에 도착하고 금은방찾아 아버진 성큼성큼 어머니는 천천히
금은방 손잡이를 밀기 바쁘게 돌반지 보자시는 성급한 양반
반지들을 유리 위로 펼쳐 놓으니 이리저리 찬찬히 살펴보시고
"안이쁘네 안이뻐" "안이쁘네 안이뻐" 혼잣말하고
살래살래 고개를 흔들어댄다.
어머니가 넌지시 쳐다보더니"반지가 다그렇지 다를거 있소"
"없~네~없~네~ 맘에 드는게~ " 어머니를 채근하며 돌아 나온다.
품팔아 다닌곳이 십여집을 넘어가고 다시 십여집을 넘어선다.
아이들 기다린다 얼른 가자며 어머니 채근하며 걱정을 한다.
"첫손주 반지인데 이뻐야한다. 그래야 무탈하고 이쁘게 크지"
"저집에 있나보고 하나 사가자" 금은방집 문을 열어 젖힌다.
십여개의 반지가 눈앞에 오고 요리조리 찬찬히 살피시더니
"요거 예쁘네~ 고놈 참 예쁘네~이거 주이소"
어색한 경상도 사투리가 섞여 나온다.
부산에 내려온지 두해째이니 조금씩 사투리도 느시나보다.
"최고로 기분 좋은날이다~" 어머니를 보고는 밝게 웃는다.
"그렇게 환하게 웃는거 참 오랜만에 본다" 어머니 그모습이 좋으셨단다.
반지를 손에 쥐고 집에 오셨다.
'우리 강아지, 우리 강아지'두손 번쩍 안아 올려 볼을 비빈다.
"할애비가 큰선물 못해주어 미안하구나"
혼잣말을 하시듯 작은 목소리 눈가에 잔잔한 이슬 맺힌다.
"무탈하게 잘크거라 우리강아지 건강이 최고야 건강하거라"
손주 손에 금반지 끼워 주시며 축복을 듬뿍듬뿍 안겨 주신다.
"집으로 가야겠다 잘키우거라~" 아버지가 들려준 마지막 음성
하늘집 가신다는 유언이 됐다.
언덕길을 내려가는 두분 모습이 돌반지에 동그라니 내려 앉았다.
조약돌
첫댓글 그래요. 마지막 남긴 두 선물이네요. 돌반지. 마지막 음성 우리 인생의 나이 되면 후일 되풀이 되겠지요.
그렇겠지요.감사합니다.
아버지... 저도 뜨겁게 불러봅니다.
이틀 후가 아버지의 기일입니다. 그래서 내일은 어머니와 누이들 함께 김해 진영에 갑니다. 늘 그리움의 대상이 되네요~행복하세요~
마지막 선물을 고르시느라 그렇게 신중하셨던가 보군요.
아버지 가시니 얼마나 가슴 아프셨겠습니까, 살다보면 뒤늦게 후회되는 일도 많습더니다, 아들 건강히 바르게 지혜복덕 구족하게 크거라 손모아 드립니다.
말씀 감사드립니다. 산소를 다녀왔습니다. 가족들과 함께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스님의 축복에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