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풍기는 꽃향기, 시원한 바다내음, 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흙 냄새, 엄마의 품속의 포근한 향기, 방향제 냄새 등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향기들로 가득차 있다. 그렇게 수많은 향기 중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향수 ‘샤넬 넘버 5’와 ‘버버리’ ‘코코’ 등 사람들을 더욱 빛나게 돋보여주는 수많은 향수는 유명한 조향사들에 의해 탄생되어진 것이다.
조향사는 각종 향기와 냄새를 혼합해 새롭고 독특한 향을 만들어내는 전문가이다. 고대에 향을 만드는 사람은 주로 신을 모셨던 제사장이나 종교 지도자, 주술사였다. 그리스·로마 시대에 접어들면서 철학과 화학의 발전으로 화학자들이 주로 향료를 만들며 새로운 원료와 추출법을 개발하기 시작하였다. 15세기를 접어들면서 기독교 수원에서 향수의 제조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19세기에는 새로운 원료와 조제법을 개발하는 화학자와 조향을 전문으로 하는 조향사로 분야가 나뉘면서 현대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조향사는 식품향료를 만드는 플레버리스트(flavorlist)와 향장향, 즉 향수를 만들어내는 퍼퓨머(perfumer)로 구분된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는 조향사는 대략 30여명으로, 대부분 향수제조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조향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강인한 체력과 타고난 후각 그리고 정신력과 감성적인 예술성이 필요하다. 또한 조향사는 후각 기억에 의존하여 모든 향을 뇌 속에 기억시켜야만 한다. 이들은 수천 종 이상의 원료를 가지고 팔레트를 형성하여 하나의 테마를 창출해낸다. 만들어진 향의 조합은 블로터 스트립으로 테스트한다.
조향사가 되려면 외국의 전문학교에서 교육을 받거나 국내 대학에서 화학계열을 전공한 후 향료 관련 회사에 입사해야 한다. 외국의 대표적인 학교로는 프랑스의 지브당-르르가 운영하는 ‘GIVADAN-ROURE FRAGRANCE’와 베르사이유 상공회의소에서 운영하는 ‘ISIPCA’, 일본 동경의 ‘GRASSE’ 등이 있다.
향을 만드는 조향사는 각자의 패턴이나 취향이 각양각색이고 주관적이기 때문에 어떤 제품에 맞는 향취를 결정할 때는 반드시 선호도 조사를 거친다. 향의 구상에서부터 제품으로 출시될 때까지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하지만,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창조해 무형의 것을 유형의 물질로 만들어내는 창조의 기쁨은 이 직업이 갖는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사람들의 향에 대한 선호도가 시간의 흐름을 타고 서서히 변합니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것을 연구하죠. 항상 변화하는 향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도 늘 새로운 기분이 듭니다.”
조향사들은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해 갈망한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이 분야는 유행에 민감하여 그 변화의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또한 하나의 명작의 향수가 가져오는 경제적 사회적 효과는 실로 엄청나기 때문에 연구의 끈을 놓칠 수 없는 것이다.
여성이라면 향수를 하나씩 소장하고 있을 것이다. 이미 향수는 하나의 소모품으로서 자기 표현의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조향사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미개척 분야라서 향 관련산업의 증가추세를 감안하면 현재 조향전문 인력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최근 향수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방향제 등의 수요도 급증하여 조향사의 취업기회도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조향사는 앞으로 새로운 직업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직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