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빈병 12개 가격은 1,200원

내가 날마다 산책하면서 들르는 곳이 있다.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서호 쉼터에는 화장실이 있다.화장실로 들어가는 출입구 옆에는 빈병 수거함이 있고, 이따금씩 수거함에 빈병을 넣는 아주머니가 있다.최근에서야 나는 물었다.'빈병 하나 넣으면 돈은 얼마쯤 받나요?''10원이어요.'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너무나 싸다는 느낌이 들었기에. 귀가한 뒤에 소주 빈병 가격을 검색하니 100원쯤 한다?빈병 하나에 10원이라고 대답한 아주머니가 잘못 말했던지, 아니면 귀 어둔 내가 잘못 들었던지를 했을 게다.   * 2023. 11. 2. 다시 현장에 가서 재확인하니 패트병, 캔(알미늄)만 수거하고, 소주병(유리로 된 상품) 등은 없다.     패트병 투입구에 패트병을 넣는 영감한테 물으니 패트병, 캔 하나에 10원씩 한단다. 두 명의 아주머니도 줄서서 대기하고.     나는 쓰레기로 처리하지 않고 빈 패트병, 캔 등을 주워서 간접적으로 청소하는 분들한테 고마워 한다.      그만큼 청소를 한다는 뜻이기에.      패트병, 캔 등의 수거비용이 더 올랐으면 싶다.  어제는 2023. 10. 31. 화요일.인터넷에 뜬 뉴스이다.제목 : 아파트 분리수거장 빈병 12개 훔친 할머니, 벌금 30만원   요지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10시30분께 대전 서구의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경비원 B씨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보관돼 있던 소주병 12개를 자신의 수레에 실어 절취했다.대전지법 형사8단독(재판장 최리지)은 절도 혐의로 기소된 A(63)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재판부는 “피해품이 소액이기는 하나 유사한 수법의 범행을 반복하고 있으며 절도죄로 기소유예 처분 및 벌금형 처벌이 수회 있다”며 “생활고로 폐지를 수집하던 중 범행에 이르렀고 피해품 가액이 크지 않고 피해품을 모두 반환한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에 대해서 네티즌의 비난이  많다.이런 판결을 내린 판사에 대한 비난이다. 내가 형사재판 판사라면 어떻게 판결했을까?위 판결이 맞다면 .....나는 판결을 내린 뒤에는 내 지갑을 열어서 그 분한테 30만 원을 쥐어줄 게다.빈병 12개 값은 고작 1,200원에 불과한데도 그 분한테는무척이나 큰 액수일 게다.오죽이나 가난했으면 빈병을 몰래 가져 가려다가 들켰을까?이런 사람한테 벌금 30만 원을 부과했으니 ....이 금액은 앞으로도 빈병을 300개를 주워서, 운반해서, 팔아야만 버는 돈이다! 나는 또 생각한다.아파트 경비원의 심성이 어떠할까? 라고... 만약에 내가 아파트 경비원이라면 이런 장면을 보았다면 나는 고개를 엉뚱한 곳으로 돌리고는 모르는 체했을 게다. 그거 몰래 가져봤자 몇푼어치도 안 될 것이기에. 하지만 그 몇푼어치라도 가난한 사람한테는 아주 큰 돈일 게다. 법이란 무엇일까?법의 아량이란 어떤 것일까?나는 대학생 시절에 형법학을 공부하였기에 형법이 무엇인지는 조금은 안다.죄와 형량은 저울질을 한 것처럼 균형있게 판결해야 한다. 때로는 어떤 사정 등을 감안해야 한다. 초등학교 교문이 어디에 붙었나도 모르는 무학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열심히 일한 돈으로 나는 배불리 먹고, 학교에 다녔다.서울 용산구 삼각지 어떤 직장에서 근무하다가 정년퇴직을 했고, 퇴직한 지도 만15년이 넘는 지금껏 나는 연금으로 그럭저럭 산다.요즘도 나는 밥을 먹다가는 이따금씩 아내한테 지청구를 먹는다.당뇨병환자는 단백질을 보다 많이 먹어야 한다며 고기류, 생선류를 더 먹기를 나한테 강요한다. 하지만 나는 비싼 고기와 생선보다는 텃밭에서 나오는 푸성귀가 훨씬 낫다. 나는 서해안 산골마을 농촌태생인 탓일 게다. 십리길 갯바다에 나가서 갯것을 잡기도 했던 나한테는 값싸고도 허름한 먹을거리가 훨씬 낫다. 그나 저나 빈병 12개를 몰래 가져가려다가 들킨 할머니의 처지가 무척이나 안타깝다.아파트경비원의 철저한 근무정신도 그렇고, 법조문에만 얽매인 판사도 그렇고.....달리 생각하면....                                         2023. 11. 1. 수요일. 나중에 보탠다.잠깐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