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11일 대구에서 첫 외출에 나선다. 병원 진료나 개인적인 만남을 위해 서울을 몇 차례 다녀온 적은 있어도 대구로 귀향을 선택하고 대구에서 공개적인 외출을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오랜 옥중 생활로 인한 심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기력을 회복하는데 주력한 탓에 외부와의 접촉을 극도로 자제해 왔다. 재임 시절 최측근으로 통하던 인사들의 예방도 사양할 정도였다. 지난 2월 71회 생일에도 수많은 인사들이 달성군 사저 앞으로 찾아갔지만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전에도 사저의 문을 두드린 사람들은 많았으나 대문이 열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과 동화사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제 어느 정도 건강이 회복됐다는 판단에 따라 대구를 상징하는 장소인 동화사로 외출에 나서게 됐다는 것.
특히 박 전 대통령이 첫 행선지를 동화사로 택하며 외부에 동선을 사실상 공개하게 된 것은 그동안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 온 의현 큰스님이 최근 팔공총림 동화사의 방장으로 추대된 일을 축하도 할 겸 봄기운이 가득한 동화사 일대를 돌아보며 점심 식사도 하고 의현 큰스님과의 차담도 나누기 위함으로 전해졌다.
또 박 전 대통령은 따뜻하게 자신을 맞아준 달성군민과 대구시민들에게도 적절한 감사의 인사도 하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외출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은 극도로 조심하는 눈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이 정치를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호사가들의 입방아도 없지는 않지만 박 전 대통령을 잘 아는 인사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절대 아니다'는 게 한결같은 반응이다.
한 인사는 "박 전 대통령의 외출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며 의미 부여를 과잉으로 할 경우 박 전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고향에 와서 자연인으로 살아가려는 분의 일상에 과도하게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