끽다거.다선일미
어느 스님이 조주 스님께 와서 도를 물었습니다.
그때 조주 스님께서는 '차나 한 잔 들고 가게'라는 말씀으로
답변을 하셨습니다.
그 후 조주 스님이 말씀하신 차나 한 잔 들고 가게라는 뜻의 끽다거는
유명한 선의 공안,즉 하나의 화두가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 조선 시대 선가의 다도는 바로 조주다풍을 계승한 것입니다.
조주 스님께서 차나 한 잔 들고 가게 하고 말씀하신 까닭은 여러 가지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만,결국 도란 직접 닦고 직접 느껴야 하는
것이지 어디에 물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차를 마시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뜻에서 끽다거란
표현을 쓴 것으로 차를 마시는 평범한 일상에서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려고 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차와 선이
한 맛으로 통하는 경지임을 일컫는 다선일미는 우리 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 등에 두루 통하는 다도정신의 한 표현입니다.
이규보의 차시 가운데 "한 잔 차로 곧 참선이 시작된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또 조선 시대 다도를 크게 일으킨 다승 초의선사는 차를
마시는 것은 곧 법회선열식 이라고 하였습니다.
다선일미의 사상은 당나라의 백장 스님과 조주 스님 등에 의해
진작된 것으로 선을 수행함에 있어 반드시 좌선이나 명상만을
뜻하는 것이 아님을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사,즉 모든 행위가 삼매 아님이 없고 진리가 담기지
않은 것이 없으니 '평상심이 곧 도'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또 차 맛은 직접 마셔보고 느껴야 알 수 있는 것이지 그 어떤
설명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와 같이 참선,기도,염불 등 불교수행에 있어서도 자기가 직접
체험하고 직접 부처님 세계를 느끼는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끽다거 다선일미가 강조하는 의미는 차를 마시는 것과
같은 평범한 일에 도가 있으며 불교적 수행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직접적인 체험이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