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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고 오래 사는 신선(神仙)이 된 노자山
(경남 거제시 동부면 구천里)
다음 불 로그:-kims1102@
올 장마철에는 비가 오지 않은 마른장마가 계속되더니 철이 지나니 때 늦은
비가 시도 때도 없이 내렸다.
그 덕분에 찌는 무더위도, 폭염도, 잠 못 이루는 열대야도 느껴보지 못했다.
그래도 여름은 무덥고 잠 못 이루는 밤이 있어야 여름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내일은 절기상으로 기승을 부리던 더위도 한 풀 꺾인다는 처서다.
잡지 않아도 여름은 이미 떠날 준비를 하고 있으며,
가을은 알게 모르게 우리 곁으로 바싹 다가와 서 있는 게 아닌가.
무작정 눈물이 날 때가 있다 / 가을에는 / 오늘처럼 곱고 투명한 가을에는 /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문턱을 넘어와 /
엉금엉금 그가 내 곁에 앉는다. / 그럴 때면 그만 허락하고 싶다.
사랑이 아니라도 그 곁에 키를 낮춰 눕고 싶다.
(최영미의 詩 “가을에는” 종장(終章)에서)
처서(處暑)는
입추와 백로 사이에 드는 절기로 이 무렵이 되면 입추 무렵까지 기승을 부리던
더위도 한풀 꺾이면서 아침저녁으로 제법 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처서”라는 말은 바로 여기서 비롯되었다.
이때가 되면 논둑이나 산소의 풀을 깎아 벌초를 하는데 처서가 지나면 풀도 더
자라지 않기 때문이다.
또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속담처럼 모기의 극성도 사라지고,
농부들은 여름내 매만지던 쟁기와 호미를 깨끗이 씻어 갈무리한다.
세시에서는 이때가 되면 매가 새를 잡아 늘어놓고, 천지가 쓸쓸해지기 시작하며,
논에서는 벼가 익는다고 하였다.
어제 오전까지만 해도 가끔 빗방울이 떨어지고 오후 날씨는 흐려있었다.
아파트단지 나무숲에서는 매미소리가 요란하게 울어 덴다.
기상예보에서는 남해안지역에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말에 가슴을 졸였는데,
오늘 아침 집을 나서는데 안개가 약간 끼었어도,
이 안개만 걷히면 맑고 화창한 날씨가 될 것 같은 기분 좋은 생각이 들었다.
“처서에 비가 오면 독의 곡식도 준다.”는 속담이 있는데,
이 때 비가 내리면 흉년이 든다는 뜻에서 생긴 것으로 즉 여름내 정성들여 가꾼
오곡이 마지막 결실의 때를 맞아 맑은 바람과 따뜻한 햇볕의 기운을 받아 누렇게
익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비가 내리게 되면 곡식이 제대로 여물지 않아 1년 농사의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또한 “어정칠월 건들팔월”이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칠월과 팔월이 어정어정 또는 건들건들하는 사이에 지나가 버린다는 뜻으로,
농촌에서는 호미씻이도 끝나고 이제 추수 할 일만 남았으므로 이 무렵이 되면
농촌이 한가해진다는 것을 빗대어 이른 말이다.
마땅히 할 일은 안 하고 몹시 엉뚱하고 덤벙대기만 함을 비유한 속담이다.
오늘은 거제 노자山을 산행하는 날이다
광주역광장 산행버스 안은 기분 좋은 분위기였다.
지난 토요일부터 정기산행예약석이 만석인데다 대기석도 5-6명이 올라있었다.
대기석 인원을 어제까지 부회장과 총무가 설득을 해 다음 산행으로 연기시켰고
오늘은 47명의 남녀회원들이 노자山산행에 참여를 해 주었다.
노자(老子)山은,
경남 거제시 동부면 구천里에 있는 높이 565m의 산이다.
불로초와 주변 절경(絶景)이 서로 어우러져 늙지 않고 오래 사는 신선(神仙)이 된
산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이 산은,
동남쪽에 동부면 구천, 부춘, 학동을 끼고 있으며,
남쪽으로는 거제君의 수봉(秀峰)인 가라山(580m)과 연결되어 있다.
낮은 산이지만 한려해상국립공원 위로 우뚝 솟아 있어 시야가 시원스레 트여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또한 가을 단풍이 특히 절경인 이곳에는 여러 종류의 희귀 동, 식물이 다수
서식하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희귀조인 팔색조가 서식하고 있어 신비의 산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산에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춘란과 풍란이 즐비하다.
학동 몽돌 밭에서 바라다 보이는 정상의 기암괴석도 일품이지만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다도해의 꿈꾸는 듯 크고 작은 섬들과 비경(秘境)이
특히 아름답다.
산행 이외에도 인근에 있는 거제해금강, 학동해수욕장, 외도, 명사해수욕장,
거제자연예술 랜드, 구조라 해수욕장 등이 있어 이들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즐거운 일일 것이다.
거제는 멀어서 3시간 이상 산행버스가 달려야 했다.
동양의 나폴리라는 통영과 연육교로 연결되어 있어 아름다운 자연과 풍광이
서로 어우러져 보는 즐거움을 우리에게 선물하고 있다.
신구 연육교가 정답게 나란히 통영과 거제를 연결하고 있으며 푸른바다는 언제
어디서 보아도 아름답고 우리를 즐겁게 해준다.
굴양식장의 하얀 스티로폼부표는 큰 연못을 가득매운 수련처럼 아름답다.
산행버스는 학동고개 아래에 있는 자연휴양림입구에 우리를 내려주고 하산지점인
“내출”로 떠났다.
처음 산행코스는 “내출”마을에서 출발:-
진 마이고개 -뫼 바위 -마늘바위 -전망대 -노자山 -자연휴양림으로 하산하는
(약 3시간 30분소요)코스를 어떤 사유에선지 역순으로 바꿔 버렸다.
그래서 우리들은 자연휴양림입구에서 내리게 되었다.
이 사건으로 산행코스를 제대로 찾지 못했고,
시간 때문에 정상산행을 포기하는 일련의 사태가 발생하는 시행착오가 벌어졌다.
산행은 11시 20분부터 시작되었다.
하산시간을 오후 2시 30분으로 정했는데 이유는 산행 후 “해금강”과 “바람의 언덕”
을 관광한다는 이유였는데,
이것도 시간을 촉박하게 만드는 무리한 결정이었다.
조교장님은 노자산과 가라山을 연계산행 하겠다며 개인출발을 했다.
자연휴양림에서는 입장료를 1인당 천 원씩 받고 있었다. (경로는 무료)
회원들의 입장료를 계산하고 돌아보니 산행1팀은 이미 휴양림 길을 따라 사라져
버렸고 “불갑산”, “무하“, “파란하늘”등 9명이 임도가 아닌 산길로 접어들고 있어
부랴부랴 쫒아가 보니 여기도 노자山정상을 올라가는 길이라 해서 나도 합류했다.
추정 컨데 산행1팀은 부춘 골 -혜양寺를 거쳐 임도를 따라 헬기장을 지나
노자山정상 쪽으로 오르는 것 같았다.
산 높이는 500m 급이지만 섬 산은 해발에 가감(加減)이 없고 내륙의 산보다는
실제로 높다. (내륙의 산은 자동차도로가 높은 고도까지 나 있기 때문에).
경사는 가파르지 않아도 처음부터 정상을 향한 오르막길은 숨이 찼고 햇살은
나뭇잎이 가려 주어도 그늘엔 바람이 없어 무더웠다.
일행 중에는 발목과 허리가 아픈 회원이 두 명이나 있어 산행은 처음부터 속도를
낼 수 없었다.
산행 길은 정비가 잘 되어 있었고 그렇게 무리한 산행은 아니었다.
1시간 30분정도 올라가니 헬기장이 나오고 조금 지나니 노자山정상이었다.
산행 1팀에서 밀려난 회원 3명(생각지도 못한)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13명이 노자山정상 나무그늘 밑에서 점심을 먹었다.
“파란하늘”과 “춘심”회원이 몸이 불편해 휴양림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점심을 먹고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전망대에 올라갔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크고 작은 섬들이 올망졸망하게 널 부러져 있고 푸른 바다가
꿈꾸듯 졸고 있다.
눈앞에는 거제의 주봉인 가라山으로 가는 길목에 마늘바위, 벼늘바위, 뫼 바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민들레”총무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산행 1팀 주류는 뫼 바위를 지나 진마이재로 향하고 있는데 “로즈”가 일행에서
떨어져 혹시 우리와 같이 있느냐고 물어본다. (로즈는 보이지 않음)
전망대 직진 길에 “금광산악회” 종이리본이 갈 길을 표시해 주고 있었다.
“무하”가 우리일행 속도로는 산행 1팀을 쫒아 “내출”마을로 가기에는 역부족이라며
벼늘바위에서 학동고개로 내려가서 대책을 세우자고 한다.
“아즐행”회원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임도를 따라 가는데 이정표가 없어 난감하다며
일행 4명은 휴양림입구로 가겠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파란하늘”에게 휴양림입구에 4명의 회원이 있으니 함께 합류하라고 연락을 했다.
휴양림입구에는 우리를 포함 17명의 회원이 낙오되어 있었다.
산행버스 최 기사에게 연락해 산행 1팀이 하산 완료되면 우리를 데리러 와 달라고
했다.
오후 3시 30분쯤 산행버스가 우리를 데리러 와서 버스에 탑승하고 해금강
관광에 나섰다.
몽돌해수욕장에는 많은 인파들이 여름답지 않은 해수욕을 즐기고 있다.
산행버스는 학동里 몽돌해수욕장을 지나 언덕을 올라가니 좌측엔 “바람의 언덕”
우측엔 해금강입구였다.
오후 5시까지 구경하고 돌아오기로 했다.
거제 해금강은
1968년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해금강지구의 중심이 된다.
경남 거제시 남부면 갈 곶里에 있는 명승지(명승 제2호)이다.
거제도 최 남부의 갈 곶과 작은 돌섬인 갈도 일대는 기암괴석이 중첩하여 이루어
내는 경승지로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해금강은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섬으로 두 개의 큰 바위섬이 서로 맞닿은
형상을 하고 있으며 섬의 동남부는 깍 아 놓은 듯 절벽으로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이 바위절벽은 아름다운 색체를 띠는 암벽으로 둘러싸여 수직으로 서 있는
암석들이 입석(立石)으로 층석(層石)을 이루고 있다.
기념촬영을 하고 돌아오는데 한 회원이 냉커피 한 잔을 사준다.
“바람의 언덕”을 바라보았다.
거제도 곳곳이 자연이 빚은 아름다움으로 가득하지만 이름보다 더욱 아름다운
“바람의 언덕”을 놓치지 말자.
마치 영화의 제목처럼 불리는 언덕은 실제 많은 드라마 속 배경으로 유명해졌다.
해금강 유람선 선착장이 자리하는 도장포 작은 항구 오른편으로 자연 방파제처럼
낮게 누워 있는 언덕은 파란 잔디로 뒤덮여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나무 계단으로 연결된 산책로를 따라 언덕을 오르면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바람이 마치 힘겨루기라도 하듯 불어온다.
이곳은 이름대로 바람이 주인 되는 장소임을 대번에 느낄 수 있다.
커다란 풍차가 바다를 향해 바라보고 있다.
사진기에 담을 수 없는 바람의 노래 소리는 한적한 포구와 바다 위에 떠 있는 듯
작은 섬들의 조화로운 모습을 칭송하는 자연의 울림이다.
바람결 따라 누워 자라는 동백꽃의 인사까지 남도의 포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바람의 언덕과 연결되는 도장포항구는 작고 아담한 남도의 아름다움을 가득
간직하고 있었다.
주변에는 세찬 바람에 가지를 단련시킨 듯 굵은 동백나무가 지천이다.
거제 “해금강”, “바람의 언덕” 관광을 마치고 귀로에 접어들었다.
산행버스는 거제를 빠져나와 통영의 해산물상가 빈터에서 하산 주를 했다.
소주와 맥주가 불티나고 안주로 돼지머리고기 나왔다.
찰밥, 배추김치에 김, 입가심으로 수박까지 나왔다.
오늘은 회원들이 많아 하산 주 값으로 18만 원이 지출되었다.
회원들은 장거리산행에 기분이 업(up) 되어 산행버스 안이 시끄러웠다.
사랑하라 / 오늘이 그대 생애의 마지막인 것처럼 /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 /
그대의 그대가 그대를 잊지 못하도록 / 열정과 기쁨으로 /
죽도록 사랑하고 사랑하라 / (중략하고)
사랑하라 / 사랑은 후회의 연속이라지만 / 후회하지 않는 그대의 사랑을 위해 /
오늘이 가기 전에 /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사랑하라
(김 옥림의 詩 “사랑하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에서)
(2014년 8월 22일)
첫댓글 노자산 정상지나 팔각정에서 내출마을 가는길 있었으나 여자 때문에 포기했다.
"바람의 언덕" 거대한 풍차는 돌지 않는다.
해금강 어귀 마당바위 앞, 섬과 절벽사이로 내다보이는 하늘과 바다를 연상해 해금강 전경을 그려본다.
아주 서툰 솜씨로 하나씩 하나씩.
아름다운 풍광을 다시 본듯 하여 행복합니다 ~,후기글을 볼수 있다는것이 얼 마나 행복한 일 인지 모릅니다, ~
늘 건강 하셔서 ,오랫동안 남겨 주세요 ,감사 해요,
우리에게 항상 웃음과 즐거움을 주는 꽃사랑. 고마워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