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사회적 대화에 성실히 임할 때까지 삼성본관앞 반올림 농성장에서 <이어말하기> 계속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제부터의 이어말하기는 <삼성 직업병 문제 해결촉구 이어말하기>가 되야 할 것 같습니다.
10월 9일 농성3일차, 이어말하기는 피해자 한혜경님을 비롯해 농성장에 지지방문을 오신 여러 분들을 모시고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 손님은 천안에서 오신 안재범 님입니다. 안재범 님은 전국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 조합원입니다. 갑을오토텍지회는 위험한 작업상황에서 작업을 중지할 권리(작업중지권)를 실천하는 등 현장의 안전보건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 민주노조입니다. 안재범 님에게 현장에서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노동자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묻자, 유해위험정보를 알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과 노동자가 다치거나 아프면 걱정 없이 치료받을 권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3일차 농성중인 삼성lcd 뇌종양 피해자 한혜경에게 들었습니다. 이미 많이 알려지기도 했지만, 혜경씨는 95년 삼성lcd 기흥공장에 입사해서 솔더크림과 아세톤 등을 취급하며 납땜하는 업무를 6년간 하다 생리불순, 무월경 등 건강이상이 지속되자 2001년 퇴사, 2005년 뇌종양 진단받고 수술, 후유증으로 시력, 보행, 언어 장애 1급 장애인으로 평생 살아가야 하는 몸이 되었습니다. 혼자서는 거동이 어려워 항상 어머님이 옆에서 돌봐주고 계십니다.
“진짜 일도 열심히 하고 월급도 많이 주는 회사였는데 결국은, 결국은 돈 많은 회사고 일하는 사람을 그냥 부려먹었던 거잖아요. 제대로 직업병 문제 처리해주지도 않잖아요. 지금 나 같은 환자한테, 정말 그래요.”
“자기네가 돈 많이 벌었으면 우리가.. 거기 생산자들이.. 진짜 일 많이 하고, 많이 생산량 뽑아내서 자기네들 돈 벌어 먹은 건데 이렇게 해결 안하려고 그려나 기가 막힌 노릇이에요. 생각을 해보세요. 아니 정말 생각해보세요. 어떻게 똑같은 데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똑같은 병을 가졌는데 그게 어떻게 자기네 탓이 아니래요. (삼성이) 기가 막히게 말하는 적도 많아요. 진짜로 삼성, 생명을 소중히 여겨주세요.”
세 번째 이야기는 인권운동사랑방 명숙 님이 이어주셨습니다. 명숙님은 광화문 세월호 유가족들과 진실규명을 위한 활동을 함께하고 계시기도 합니다.
“이건희, 이재용 이런 기업 권력자들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으로 장기집권을 하고, 부패하고 결국 세월호 같은 사건이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기록한 ‘금요일엔 돌아오렴’ 이란 책이 나왔을 때, 세월호 유가족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북 콘서트를 진행했었는데 강원도에서 북콘서트를 할 때, 고 황유미씨 아버님 황상기 님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만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아픔이 서로 맞닿아 있는 점이 있어서인지, 세월호 유가족들이 큰 위로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
“삼성이 이 정도 일까 정말 몰랐습니다. 놀랐습니다. 제가 한겨레21 기고글에도 썼지만, 조정위 권고안 내용중에서 ‘노동인권선언’이란 부분이 있는데, 이걸 사실 기업이 포장해서 선언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아무것도 안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언론도 다 삼성편이고 하는 상황에서, 어려움이 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이어말하기를 하고 있어 사실 진실을 알 수 있게 하는 것 같아요.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네 번째 이어말하기는 오늘(9일) 생일을 맞은 한의사 도희 선생님이 이어주셨습니다
“처음에 살림 의료생협을 만드는 과정에서 반올림 알게 되었어요. 관심은 늘 있었는데, 영화 ‘또하나의약속’을 보고 가슴을 주체할 수 없었어요. 일단 황상기 아버님을 뵙고 싶었어요. 어쩜 이렇게 엄청난 일을 했나. 만나 뵙고 싶었어요. 이렇게 큰 삼성을 상대로 싸워온 황상기님과 반올림 친구들 너무 사랑합니다.”
“생일인데 왜 여기에 왔을까....생각해보면 저는 이런 곳이 좋습니다. 이렇게 같이 마음을 나누고 정을 나누고 하는 곳에 오는게 정말 저는 행복해집니다. 이 마음들이 너무 귀하고 소중하고 이런 마음들이 모여서 우리사회가 조금씩 변하는 것 같습니다. 세월호 광장에 주기적으로 가서 침 놓는 연대를 하는데요. 오늘 여기 계신 분들 침도 놔드리고 쌍화탕도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한글날 연휴라 그런지 아침부터 훈훈했습니다. 삼성본관 본사정문앞쪽에서 백혈병 피해유족 정애정 님의 농성장에 연대하고 계신 삼성일반노조 활동가님께서 사과와 포도를 가져오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어렵게 싸우는 분들에게 맛있는 “집밥”을 해주시기로 유명한 지연호님께서 부침개와 소시지 구이 요리를 해주셨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외에도 휴일날 지지와 응원해주시러 오신 여러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삼성이 직업병 문제해결에 더 이상의 꼼수를 부리지 않고 성실히 대화에 나올때까지 힘잃지않고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