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1코스 출발점입니다. 간세의 머리 방향이 순례길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첫번째로 오르게 되는 말미오름의 모습입니다.
말미오름 중간에서 바라본 오늘 코스의 후반부인 성산 일출봉 주변의 모습입니다.
하나의 봉우리 위가 터지면서 지금은 마치 두개의 봉우리처럼 보이는 지미봉과 인근마을 종달리 모습입니다.
1코스의 도착점에 위치하는 간세와 중국인으로 붐비는 성산 일출봉의 모습입니다.
9월 8일(일요일) 아침에 어제 비로 인해 공기가 한층 깨끗해진 탓인지 맑고 푸르른 하늘을 보니 몸은 피곤했지만 집에서 그냥 지내기 너무도 아깝더군요. 어제 다리가 많이 뻐근했었지만 아침에 일어나니 아픈걸 전혀 느끼지 못하겠더군요. 늦은 아침을 서둘러 마치고 12시에 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신제주에서만 30분을 헤매더니 10분만에 터미널에 도착하였습니다. 지리만 알면 걸어도 1시간이면 충분히 가겠다란 생각이 들더군요. 동부일주도로행 시외버스를 타고 머리를 만지니 아차차! 그만 등산모자를 버스에 두고 내린겁니다.
1시간 25분 정도 걸려서 제주올레 1코스 시작점인 시흥리에 내렸습니다. 동쪽으로 성산 일출봉과 우도가 보이고 서쪽으로는 말미오름이 보입니다. 1코스 시작점인데 근처에 제주올레 관련 시설이나 다른 표식이 보이지 않아 궁금해하면서 1.5km 정도를 걸으니 제주올레 사무실과 휴게소가 보였습니다. 우선 급한 모자를 사기 위해 제주올레 기념모자를 찾으니 젊은이들 좋아하는 야구모자라 구입을 망설이는데 안내자가 얼룩무늬의 등산모자와 밀집모자를 보여 주더군요. 마음에 차진 않았으나 오늘 하루라도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얼룩무늬 등산모와 제주올레 기념손수건 1장을 사고 출발하였습니다.
그동안 이어지던 농로길을 벗어나 오름을 오르는 길이 보이며 현직 있을때 약간의 사연이 있었던 지미봉(地尾峰)이 저멀리 조그마하게 보입니다. 오름길에는 폐타이어와 밧줄을 이용한 토양보호 시설이 잘되어 있습니다. 비가 오면 제법 미끄러울 것으로 보이나 건조시에는 먼지방지에 좋겠습니다. 말미오름에서 오늘 다닐 주요 코스를 내려다보니 코스 전반에는 지미봉과 종달리지역이 포함되어 있고 후반에는 성산 일출봉 근처에서 비록 포장도로를 이용하나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걷게 되어 있습니다. 알오름을 내려와 다시 농로 사잇길을 따라 걸으니 배가 고파 옵니다. 간식으로 채울까 식당을 이용할까 생각하다가 종달리 초등학교 근처의 소담식당에서 하는 백반정식으로 늦은 점심을 듭니다. 예상대로 반찬은 화려하지 않으나 집에서 직접 만든 소박한 반찬이 나와 만족해하며 그릇들을 깨끗이 비웁니다. 평소의 양보다 많이 먹은탓에 식후의 올레길 탐방이 걱정됩니다.
불편한 속이지만 맑고 푸른 바닷물, 시원하고 달콤한 공기를 마시며 성산포 일출봉에 도착하니 여기에는 온통 중국인 관광객 일색입니다. 몇 안되는 일본인 관광객이 초라해 보일 정도로 중국인 관광객들의 복장이 화려하고 목소리도 높습니다. 코스 후반부에 해당하는 광치기해변코스를 찾기 위해 주차장에서 잠시 헤맵니다. 주차장 한귀퉁이에 있는 올레 표식을 찾았으나 바닥에는 식당 주인이 써놓은 주의문 "여기는 사유지로 순례객 입장을 금지하고 식당 이용객만 들어오라"는 글이 보입니다. 잠시 망설이다 주변에 길이 없어 무시하고 식당 마당을 지나 해변길로 들어섭니다. 검은 마사토 모래가 깔려 있는 광치기해안가에 조성된 4.3사태 희생자위령비를 지나며 어려웠던 과거사를 잠시 생각합니다.
오늘 1코스의 마무리는 제주올레 2코스 출발점입니다. 오름을 제외하고 콘크리트 길이라 다소 도보여행의 맛은 떨어졌지만 오름, 농사현장 그리고 해안길을 적절하게 조합하여 제주의 맛을 충분히 맛보게 노력한 제주올레 조성자들의 수고가 돋보입니다. 광치기해변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으니 낙조 속에서 11시 방향에 한라산, 1시 방향에 지미봉이 보이는데 그 모습이 매우 흡사하여 다시 한번 유심히 살펴보게 됩니다. 아주 아름다운 모습인데 저기 지미봉 위에 레이더관측탑이 설치되었다면 어떤 풍경일까 상상해 봅니다. 총 15.6km의 거리를 약 4시간 걸려 마무리 하였습니다. 밤길을 달리는 시외버스가 너무도 솜씨좋게 이리저리 누비며 달리니 조마조마하고 위험스러워 보여 밤길 운전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첫댓글 그 무시무시한 1코스! 여인토막살인사건이 발생한 곳이라 사람들이 뜸하지 않았나요? 시흥 초등학교에서 출발하여 지미봉까지 올라가셔야 제데로입니다. 그리고 해안을 따라 하염없이 콘크리트바닥을 걸어야죠. 저는 5-6년전에 3시간 30분에 돌파한적이 있지요. 암튼 고생하셨습니다.
모르는게 약이구만요. 올레길 사건을 듣긴했지만 여긴지는 몰랐답니다. 저도 늦게 가기도 했지만 오름 근처에서는 사람들 모습이 별로 보이지를 않더군요. 지미봉은 코스에 없던데 현직때 지형조사를 위해 오른 경험이 있답니다. 5~6년 전이라면 그땐 젊으셨네요. 지금도 그 당시 속도가 나온다면 건강관리 잘 하신거지요. 약속은 없지만 어디에선가 만나뵙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멋진계획을 차분히 실행하시는군요. 아주 좋습니다.
예 선배님! 목표는 단순하게 잡고 즐기는데 우선순위를 두면서 다니려고 합니다. 제 17코스에 이은 두번째 탐방입니다만 풍경에 변화를 주도록 아기자기하게 설정하여 혼자서도 무료하지 않답니다. 특히 바다 공기를 맡으면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바다와 가까웠던 부산과 강릉이 떠오릅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