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9월 20일,
제1회 광주비엔날레 개막
세계인의 미술제전인 제1회 광주비엔날레가 1995년 9월 20일 오전 11시 개막됐다. 국가, 민족, 이념, 종교
등을 초월해 세계 공동체를 형성하자는 뜻에서 정해진 ‘경계를 넘어’(beyond the borders)를 주제로
한 광주비엔날레는 11월 20일까지 71만평 규모인 광주중외공원 문화벨트 일원에서 열렸고 세계 60여 개국
에서 5백여 명의 작가가 참여, 다양하고 실험적인 현대미술의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줬다.
‘비엔날레(biennale)’는 이탈리아어로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국제 미술전시회를 말한다.
이날 개막식에는 주돈식 문체부장관과 송언종 광주광역시장, 임영방 광주비엔날레조직위원장, 행위예술가
인 란스베르기스 前 리투아니아대통령 등 국내외 초청인사 2천5백여 명이 참석, 태평양권에서 처음 열리는
본격 비엔날레의 출범을 축하했다.
1995년 제1회 비엔날레 개막식 장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1995년 열린 제1회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크초 & 알렉시스 레이바의 작품인 ‘잊어버리기 위하여’를 관람하고 있는 모습.
한편 광주비엔날레의 本전시인 국제현대미술전에서는 쿠바작가 카초의 ‘향수의 행로’가 대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쿠바의 절실한 현실을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로 풀어내 광주비엔날레가 내세운 `경계를 넘어'의
주제에 크게 부합했으며 현실에 대한 민감한 감성과 아울러 우정과 소통, 행동을 전달하는 명확한
예술을 창조했다는 평을 들었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미화 5만 달러가 수여됐다.
또 특별상은 김정헌(한국)의 ‘판문점’, 다이아나 세이터(미국)의 ‘클로드 모네 정원에서의 5일’, 트레이시
모파트(호주)의 ‘밤에 흐르는 눈물’ 등에 돌아갔다.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순금으로 된 행운의 열쇠가
증정됐다. 한국 작가로 특별상을 수상한 김정헌씨의 작품은 주제에 접근하는 힘이 매우 강하며 회화
정통성에 접근하는 이상을 실현함으로써 예술의 관념성을 초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5년 첫 회 광주비엔날레는 여러모로 신기록을 세웠다. 163만 명이라는 세계 비엔날레 역사상 가장
많은 관람객 수를 남겼으며, 이 수치는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이후 광주비엔날레는 40만~50만
명의 관람객 수를 유지하면서 전위적인 현대미술 축제로서는 적지 않은 관람층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유수의 베니스비엔날레의 경우 관람객 수는 30만 명 내외의 수준이다.
광주비엔날레는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와 광주광역시의 공동주최로 중외공원문화벨트 일원에서 2년마다
약 3개월에 걸쳐 열린다. 매회 세계 인류 사회문화 현실과 주요 이슈, 미래의 지향하는 가치를 반영한
주제와 전시개념과 이를 다양하고 깊이 있는 시각이미지와 담론으로 펼쳐내기 위한 국제현대미술전을
중심으로 국제학술회의와 특별 동반 프로그램 등을 개최한다. 비엔날레관을 주무대로 한 전시는
총감독의 전시기획 방향과 개념, 연출방식에 따라 몇몇 섹션들로 구성되며 35개국 내외, 80~100여명의
작가 또는 작품들로 꾸며지며, 중외공원 주 사이트 이외의 광주시내 필요 장소에서 일부 전시 또는
프로그램을 분산 개최하기도 한다.
세계에는 200여 개의 비엔날레가 있으며, 광주비엔날레는 단 시간에 1895년 세계 최초로 창설된
베니스 비엔날레, 카셀 도큐멘타(1955년), 상파울로 비엔날레(1951년), 휘트니 비엔날레(1932년)와 함께
국제 미술 행사로 명성을 쌓아왔고 이들과 함께 세계 5대 비엔날레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초의 비엔날레는 아시아에서 광주비엔날레가 열리기 100년 전인 1895년에 이탈리아에서
열린 베니스비엔날레인데 이탈리아 국왕 부부의 결혼을 기념하는 행사로 시작되었다. 비엔날레는
이후 국제현대미술제라는 의미로 거의 고정이 되었으며 미술과 관련해 일반인들과 소통하는 대규모 미술
소통의 장으로 그 영역이 점점 확장되고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