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다시 보게된 루키.....
대부분의 야구영화는 코미디류로 야구를 진지하게 다루지 않아 실망스러웠는데
오랜된 영화였지만 잔잔한 감동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었다.
1999년 9월 18일 템파베이 데블레이스는 텍사스 레인저스에게 1-6으로 뒤지고 있던 8회 말 투아웃 상황에서 구원투수 짐 모리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미 승부가 기울어진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좌완투수 짐 모리스는 타석에 들어선 로이스 클레이튼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9회에도 점수를 얻는데 실패한 템파베이의 패배로 경기는 끝났지만 이날 '알링턴 볼파크'의 주인공은 승리를 거둔 홈팀 텍사스가 아니라 8회에 단지 공 4개를 던지고 내려간 템파베이의 패전처리투수 짐 모리스였다.
이날은 짐 모리스가 만 35세의 늦은 나이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날이다.
1964년 1월 19일 텍사스에서 태어난 짐 모리스는 세 살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비록 그가 다닌 학교에는 야구 프로그램이 없었기 때문에 축구를 해야 했지만 짐 모리스의 꿈은 여전히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1983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4순위)에서 밀워키 브루워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단하면서 메이저리거를 향한 짐 모리스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게 됐다.
그러나 짐 모리스는 마이너리그 시절 팔과 어깨 등에 부상을 입고
1987년에 방출을 당하면서 메이저리그를 향한 꿈을 접어야만 했다.
짐 모리스는 1989년을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벗고 고향인 텍사스의 빅 레이크 고등학교의 화학 교사겸 야구부 코치로 일하게 되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짐 모리스는 비록 자신의 꿈은 접어야 했지만 제자들이 메이저리거에 도전하는 꿈을 대신 갖기를 원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달랐다.
지역 예선조차 번번히 탈락하는 형편없는 실력의 야구부원들에게 특별한 열정 따위를 기대하기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짐 모리스도 어느덧 세 자녀를 둔 가장이 되었다.
이제 예전에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메이저리그에 도전을 했던 기억도 아스라히 사라진 어느 날,
야구부원들에게 투구지도를 하던 짐 모리스는 직접 투구 시범을 보이게 된다.
그런데 짐 모리스가 공을 던지자 아이들은 일제히 놀라움에 환호성을 외치기 시작했다.
짐 모리스가 믿지 못할 만큼 빠른 공을 던진 것이다.
20살 현역 시절보다 더 빠른 공에 짐 모리스 자신도 놀라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살아난 구위는 그의 가슴 속에 잠자고 있던 메이저리그에 대한 열정을 다시 꿈틀거리게 만들었다.
짐 모리스는 아이들과 한 가지 약속을 한다.
"너희들이 지역예선을 통과한다면 나도 메이저리그에 도전을 하겠다."
무모한 약속이었다.
짐 모리스도 아이들도 설마 이 약속이 지켜지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들은 선생님이 반드시 예전의 꿈을 찾아가기를 소망하고 있었고
그 소망은 기적처럼 만년 하위권이던 빅 레이크 고등학교를 결승리그에 진출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이 먼저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이제 짐 모리스 차례였지만 그에게는 부양할 가족이 있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야구를 다시 시작하기에는 이제 너무 늦은 것이다.
그러나 짐 모리스는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로 결심을 한다.
자신과 아이들의 꿈을 위해 짐 모리스는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걱정을 뒤로 한 채 피나는 훈련을 시작한 짐 모리스는 1999년 트라이아웃에서 157키로를 뿌리며 템파베이 데블레이스에 입단을 하게 된다.
그리고 9월 18일 드디어 메이저리그 마운드까지 올라오는데 성공한다.
이날 마운드에서 짐 모리스가 뿌린 공 하나하나에는 제자들과의 소중한 약속이 담겨 있었다.
아이들은 이 '위대한 도전'을 함께하면서 짐 모리스의 가슴 속에서 활활 타오르던 뜨거운 열정을 보았다.
아이들은 이제 살아가면서 힘든 시련을 만날 때면 짐 모리스를 기억할 것이다.
그 뜨거운 열정을 기억해낼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화학 교사 짐 모리스는 아이들에게 과학으로는 도저히 풀어낼 수 없는 인생 최고의 진리를 선물한 것이다.
짐 모리스는 2000년 5월 9일 뉴욕 양키스전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2001년 봄 은퇴를 했다.
짐 모리스의 성적은 99년 시즌에는 5경기 4.2이닝 동안 방어율 5.79를 기록했고,
2000시즌에는, 16게임, 10.1 이닝동안 9실점하며 승패 없이 방어율 4.35을 기록했습니다.
2년간 21경기에 등판해 15이닝 동안 승패없이 13탈삼진,9볼넷, 평균자책점 4.80이라는 기록을 남긴채 다시 고등학교로 돌아갔다.
짐 모리스와 아이들에게 믿음과 열정이라는 각본이 없었다면 이 드라마는 시작조차 못했을 것이다.
때로는 인생이 영화보다 더 영화같다는 평범한 사실을 그의 위대한 도전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첫댓글 실화 라는점이 주의를 끌었지만 정작 영화에 대한 흡입력은 약했죠. 데니스퀘이드였던가... 아무튼 네츄럴을 연상케하는 노장의 모습. 실제론 야구영화라기 보단 드라마에 가까운 영화였지만 나름 괜찮은 영화였던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