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새로운 아침
매요마을을 지나 사치재를 향해 갈 때 동학혁명유적지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감회가 새로웠다. 동서양의 사상 중에 가장 빼어난 최수운의 동경대전의 줄기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최수운의 사상을 억압해야 했던 조선 말기 사대부들의 형편 없는 시대 담론이 배후이겠다. 조선 500년은 고인물이 썩을 대로 썩어버린 시대의 마지막 참상을 보여주는 기분이 지나간다. 이 땅에서 탄생한 위대한 사상인 '인내천'을 받아들이지 못하던 사상가들, 반상의 법도를 주장하고 서얼의 신분적 한계로 낙인을 찍었던 폭력의 시대, 지금 살아가고 있는 한심한 이 시대와 무엇이 다른지 스스로 질문을 하고 있다. 국민이 곧 하늘이고 각각의 개인이 곧 주인이라는 그 단순한 사상을 이해 못 하는 사람들에게 건네야 할 충고 같기만 하다.
서양의 존재론, 노자의 무위자연, 부처의 공 사상마저, 수운은 오직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늘이라고 했던 말이아말로 기존의 사상을 뛰어넘었다고 나도 생각한다(참고로 나는 무교에 가깝지만, 할아버지 아버지의 제사를 챙기는 것 보면, 내 혈관에 성리학의 예학 문화가 흐른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아막산성을 지난 능선에서 함박눈이 내릴 때이다. 무거운 주제를 내려놓고 예쁜 사람이 옆에 있었다면 젊은 날 치기어린 용기라도 빌려와 데이트 신청을 했을 함박눈에 취해 있었다.
각설하고 오늘 아침은 대한민국, 혹은 세계 모든 사람들이 매일매일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 매일매일 새로워지길 기도하는 경건한 표정을 짓는다.
*다음카페에서 펌함을 밝힘*
*실제 느낌을 살리지 못함*
첫댓글 인내천.
'사람이 곧 하늘' 이란 사상이 독창적이고, 당시 선각자의 깨우침을 느낍니다.
동학 농민혁명.
집강소를 세워 주민 자치를 실험했으나 외세를 끌어와 백성을 물리친 당시 조정의 진압책.
외세를 끌어들인 후과가 일제 지배로 이어진 뼈아픈 역사.로 이어지고....
아픈 역사를 되돌아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요즘들어 사상, 혹은 종교들은 그 시대의 비극적인 배후들이 탄생시켜, 그 것을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몸부림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형님이 항상 함께여서 고맙습니다.
인내천 사상이 보다 더 선명하게 와 닿는 시절인 것 같네요.
언제나 깊은 철학적 사고에 감명 받습니다.
무소꿈님의 호방한 웃음소리를 대간길에서 들을 수 있어
참 반가웠습니다.
다음 산행때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뵙길 바랍니다.
쭈욱 산사랑제이님과 함께해야쥬
봄이 건만 우째 시절은 수상하기만 한지
더 좋은 세계를 창조할 고통인지 모르겠습니다
담 구간에서 또 뵈야죠
고맙습니다
자기, 멋져~👍👍👍
스노비즘이라고 욕할까봐 조심해야 하는데, 그 순간의 감정을 주체 못해서리, 우째해야 할까요 이 얇팍한 잘난척을 ~~ㅋㅋ 송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