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날씨와 내 몸 상태에 확신이 안 섰기에
딱 하루만 예약하고 15만원 입금하고 내려갔었는데
막상 첫 날 다이빙을 하고 보니
바닷속은 그리 추운 줄 모르겠으나 몸이 찬기에 많이 움츠러든 것 같은 느낌이고
다만 배에 올라와 쉬는 동안 패딩을 걸쳤어도 젖은 몸탓으로 추위를 느꼈다.
두번째 다이빙도 역시 긴장상태로 바다속 풍경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이렇게 제주도 첫날 긴장속에서 탐색전 다이빙을 무사히 마쳤고
몸도 서귀포 바다에 다소간 적응시킨 셈이다.
내일 다이빙할 체력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니
낼 오전 다이빙을 예약해놓고 오후는 역시 서귀포 둘레길을 터벅거렸다.
둘째날도 시야가 없다.
랜턴의 빛만 따라가는 어둠속 다이빙이라
놓칠세라 랜턴빛만 열심히 쫓아갔다.
아쉬운 첫 다이빙이 끝나고
포인트를 옮겨 난파선 탐사에 나선다고
난파선 다이빙은 수심이 깊은데....
곧바로 20미터 가량 내리 꽂았다.
이일차라 어제 이미 다이빙을 보아서인지 전혀 개의치않고
쭉 하강하라고
강하가 아직도 어려운데 웨이트가 8kg
전보다 몇백그램 더 무거웠고
BCD의 공기를 과감하게 빼면서 입수하니
쑝~~~
곧바로 난파선 부근까지 접근했다.
어드밴스 교육받을 때
35미터 난파선에서 패닉이 왔었는데
이제는 여유있게 고철덩어리를 구경하고 있다.
컴퓨터를 보니 36미터로다...
여기도 시야가 별로다.
이들째 다이빙을 마치고
샵에서 가볍게 준비해놓은 점심을 먹고
곧바로 칠십리공원으로 두발로
오후 내내 귤밭 속으로 걸었다.
그 다음날도 보트에 몸을 싣고
또 다른
다이빙 포인트로 나섰다.
3일동안 바다는 계속해서 성질을 부렸고
보트를 못살게 흔들어 댔지만
물 속 세상은 평온 그 자체였다.
6차례 배로 옮겨다니면서
입수하였으니 서귀포 앞바다의 다이빙 포인트는 대체로 다 경험한 것 같다.
두번째 다이빙포인트에는 관광선인 잠수함이 있었다.
나는 잠수함을 보고 지레 겁먹고 멀어지느라 뒤로 헤엄치는데
싱그러운 다이버
경고음같은 소리가 잠수함에서 울리는데도
바싹 다가가 촬영하기 여념이 없다.
역시 젊음은 패기가 있고 여유도 있다.
솔직히 부럽다.
왜?
다 멀어져간 것들이기에...
주위의 지기들 다들 그런다.
대단하다고
그런데 아니다.
하고 싶어도 2, 3년 후에는 바라만 봐야할 것이다.
이제는 체력도 달리고
몸도 굳었고
신체중심 유지하랴 한발 서기도 종종하지만
다이빙 테크닉은 하나도 더 익히려 하지 않는다.
바닷속에서도
가이드만 졸졸 따라 다니고
엉성한 유영이지만
안전만을 담보하면서
쩐은 좀 들지만
바닷속 세상
땅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아름다운 세상을
열심히 눈에 담는다.
해빛다이브를 나서면서
샵은 겨우 내내 다이빙을 한다지만
나는 내년 봄에도 여기선 어려울 듯 싶다.
그래도 속으론 춘삼월을 기약해본다.
대신
연말 연초에 세부나 보홀로 다이빙 여행을 그려본다.
누가 뭐래도 칠십줄에 서서
마지막 즐길 수 있는 취미이고 스포츠가 아닌가
골프?
돈 있으면 치세요!
서기관 출신 동료가 퇴직 후 골프채 잡지 못한다면서
던진 말이다.
다이빙
국내나 해외나 비용에 별 차이가 없다.
다만 국내에서는 스스로 채비해야 하니
조금 더 힘들고 여유롭지 못하다.
바닷속 풍경도 조금 아쉽고
허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즐길 것이다.
국내든 해외에서든~~~
두 발로 걷고
두 발로 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