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에서 점심겸 일 잔을 하고,
얼큰하게 취해서 한남대교를 걸어 건넜습니다.
날도 따뜻하고 미세먼지도 자욱하고,
다음 목적지는 어디라고 일행이 말한것 같은데,
일단 다리를 건너면서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일행이, 요 뒤에 가면 방울과 꼬막이라는 집이 있는데,
웨이팅이 좀 있을건데 살짝 눈치만 보고 가자 합니다.
좁지 않은 넓은 한강을 건넜으니, 시원하게 맥주 두어병 먹고 가는 것도 좋을것 같아 방울과 꼬막을 찾아 갑니다.
이런 곳에 이런 식당이!!!
다행히 웨이팅 없이 바로 입장합니다.
창가에는 예약석들이고, 다행히 중앙에 한 자리 비어 있습니다.
앉자마자 기본차림.
식당안에? 술집안에 제가 나이가 제일 많은것 같습니다.
모두 젊은이들,
역시나 벽에 붙은 싸인들도 젊은이들의 싸인..
쌓아 놓은 김을 보니 그냥 기분이 좋습니다
겨울은 김 아니겠습니까.
보온밥통에서 떠 주는 미역국.
맛은.... ....
맥주 입가심하자고 앉았는데
왕바지락 술찜을 시킨 우리.
이것은 무엇인고.
삶은 감자를 모짜렐라 치즈로 추정되는 것을 넣고 으깨 한 덩이를 국물에 넣어준것.
조개의 감칠맛이 가득한 국에 살살 풀어 먹으니,
기절할 맛입니다.
진한 조개술찜 국물과 감자의 풍미, 치즈의 고소함과 감칠맛,
나이든 입맛인 제가 젊은이들의 식당을 잘 안가는 이유중에 하나가,
어정쩡한 재료에 양념을 때려 넣어 조리가 섬세하지 않아도 일정한 맛을 내는것이 못마땅해서 였는데
순간 반성했습니다.
조개의 품질이 너무 좋았고,
살이 적당히 쫀쫀하게 익도록 조리되었고,
재료의 풍미가 가득 살아있고,
감자 으꺤것과 술찜 두 요리가 조화롭게 어울립니다
제가 맛 없는 곳만 다녔던가 봅니다.
먹을수록 반성합니다.
이 식당의, 이 포차의 다른 요리들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습니다.
메뉴는 바지락 술찜이라 해놓고,
실은 백합술찜.
오동통하고 보드라운 백합 살이 너무 맛있습니다.
좋은 재료를 쓰니 맛이 없을수가.
맥주 두어병에 입가심만 하고 가자라고 앉았다가,
일행이 합류하고,
2시간 30분 이용시간을 꽉 채웁니다.
동해 소주가 있어 주문.
레몬과 토닉워터를 주문했지만,
레몬만 짜서 먹고, 토닉워터는 반납.
동해 소주 맛은 잘 모르겠습니다.
이미 술을 많이 마시기도 했고..
2시간 반 이용시간이 다 되어가는데다가
손님이 가득 차 있으니
가장 빨리 조리가 된다는 총알오징어찜을 주문합니다.
너무 적당히 잘 익었습니다.
내장이 고소하니 녹진하게 입에서 녹는 맛..
잘 마시고 먹었습니다.
좋은 재료,
적당한 조리,
가득찬 맛,
친절하고 일사분란한 일솜씨,
라디오 나오고, 히터 나오는 화장실,
기울어진 테이블 말고는 너무 좋았습니다.
다른 메뉴들 먹으러 가보고 싶은 곳 입니다.
첫댓글 아...백합술찜 맛이 그려집니다.
느긋하게 소주랑 조개탕을 먹고 싶어집니다...
왜 맨날 맘이 바쁜 건지.....
한남대교. 제3한강교.
강 건너로 리버사이드 호텔이 보이던, 최고의 나이트가 있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