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은 눅
1:26-38절이고, 제목은 “말씀은 순종을
통해 역사합니다.”입니다. 천사 가브리엘을 마리아에게 보내셔서,
그녀가 성령으로 잉태하여 예수라는 이름의 아들을 낳을 것이라 전하게 하십니다. 이미
수태 한지 육 개월 된 엘리사벳을 통하여 보여진 능치 못함이 없는 말씀의 능력에 마리아는 순종하여 그대로 이루어지도록 합니다.
묵상
오늘은 ‘순종’의 능력에 대하여 묵상합니다. ‘순종’(obedience)에 해당되는 헬라어는 명사형 ‘휘파코에’ (ὑπακοή-hypakoḗ)인데, 의미상으로는 “순종하다”라는 뜻의 동사형 ‘휘파쿠오’(ὑπακούω-hypakouō)가 더 정확한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단어는 “아래에,
곁에, 의해서”라는 전치사 ‘휘포’(ὑπό-hypó)와 “청각 기능을 부여 받다, 귀머거리가 아닌,
듣다, 귀기울이다, 소문을 내다,
들려오다.’라는 동사 ‘아쿠오’(ἀκούω-akoúō)가
결합된 형태의 단어로 “아래에서 듣다, 주의 깊게 듣다, 따르다, 명령에 귀 기울이다,
순종, 복종, 유의하다.’라는 의미를 사용됩니다. ‘히브리어로는 동사 ‘샤마’(שָׁמַע-shâmaʻ)라고 하는데, 남성명사이면서 때로는 “주의를 기울여 듣다, 순종하다”라는 뜻의 동사로도 함께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여기서 파생된 ‘쉐마’(שְׁמַע-shemaʻ)는 아람어로 “들으라”(Hear)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있는(히 4:12-13) 그래서 반드시 이루어짐(사
55:11)으로 그 능력을 나타내 보이십니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태초부터 예수님은
성육신 하시기 전까지 말씀으로 존재하셨습니다(요 1:1-4). 물론,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의지대로 말씀 하신 바를 반드시 이루시고, 성취하시는 전능자가 되십니다.
그런데 스스로 정해 놓으신 원칙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그 말씀에 절대적으로 순종하는
사람을 통해서 이루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오래 전,
선지자 나단을 통하여 다윗에게 영원한 왕권을 허락해 주시면서, 그의 후손 가운데
‘메시야’를 주시겠다고 언약(삼하 7:12-16; 대상
17:10-14)하셨습니다. 이 언약은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성실하심으로 맹세하신
언약(시 89:3-4, 35, 49; 132:11)이며,
결코 파기할 수 없는 언약(렘 33:20-21)이고, 다윗에게 허락하신 확실한 은혜(사
55:3)였습니다. 이것은 다윗 언약이 반드시 성취된다는 확정적인 선포이면서,
동시에 참소자요, 방해자인 사단의 그 어떤 강한 훼방에도 그 말씀의 성취를 가로막지는
못한다는 선언인 것입니다.
이 언약을 잘 알고 있는 이스라엘 여인으로서 특히 유다 지파
다윗의 후손과 관계를 맺고 있다면, 누구나 한번씩은 “혹시, 나의 태를
통하여 메시야가 태어날 지도 모른다.”라는 꿈을 꾸었을 것이고, 그런
바램을 가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하나님께서 이 언약적 예언의 성취를 위하여 지난 수 백 년 동안,
수 많은 여인들에게 천사 가브리엘을 보내어 당신의 뜻과 계획을 알려 주셨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 놀랍고도 엄청난 사건이 이루어 질 것을 믿고, 온전하게 순종으로 반응하는 여인이 ‘마리아’ 이전까지 없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우선은 처녀가
남자를 가까이 하지 않고 아이를 잉태한다는 자체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전혀 불가능한 일로 여겼을 것입니다. 설령 이를 믿는다 하더라도 실제로 이러한 일이 자신에게 생겨남으로 아기를 잉태하게 된다면, 이는 아기를 낳기도 전에 먼저 자신이 율법에 의해 반드시 처형 당할 것이라는 사실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인간의 이성적 판단과 경험으로는 도저히 이해도
받아들이기도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사실에 입각하여 절대적인 순종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온전하게 성취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제사장 ‘사가랴’의 아내인 ‘엘리사벳’이고, 다른 한 사람은 동정녀 ‘마리아’입니다.
잘 아는 바 대로, ‘엘리사벳’은 나이가 많아 이미 오래 전에 경수도 끊어진 할머니였슴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온전히 순종(눅 1:25)함으로 임신하여 여섯 달이 되었습니다(36절).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남자와 잠자리를 경험해 보지도 않은 숫처녀가 아기를 낳는다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러한 일은 전무후무(前無後無)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놀라운 일이 동정녀 ‘마리아’에게 알려졌고, 그녀는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38절)라는 고백과 함께 순종하였습니다. 그 결과, 나중에 온
인류를 구원하실 ‘메시야’ 되신 예수 그리스도, 다시 말해서 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갓난 아기로 세상에 태어나심으로 다윗의 언약을 완전하게 성취하신 것입니다.
오늘
주님께서 저에게 주시는 ‘레마’의 말씀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나는 너에게 오래 전에 인간적인
생각과 관점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하고, 꿈 속에서나 일어날 만한 엄청난 계획을 보여주었다. 너는 이 일에 적극적으로 반응하였고, 조속한 시일 내에 성취되기를 바라기도 했지.
그런데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불가능한 헛된 꿈이요, 그래서 포기하고 싶어하는
때가 종종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오늘 나는 너에게
다시 한 번 도전한다. ‘내 사랑하는 종아! 네 마음에 심어준 나의
비전을 굳게 붙잡고, 반드시 이루어 질 것이라 믿으며, 끝까지 절대적인
순종으로 너의 미션을 향해 나아가라.’라고 말이다.”
기도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
당신께서 말씀하시면, 그것이 무엇이든지 반드시 성취될 것을 믿습니다.
극히 제한된 존재이기에 보여주신 놀라운 비전 마저도 무심하게 흘러버린 수 많은 세월로 인하여 낙심하고, 포기하려 했던 저의 믿음 없음과 연약함을 고백 드립니다. 주여! 긍휼히 여겨 주시고 사하여 주옵소서. 성령이여 도우사, 순종의 사람 ‘마리아’를 본받아, 제 안에 심어 주신 비전의 말씀에 끝까지 순종으로 반응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모든 것이 성취되는
영광스런 그 날에 “잘하였다. 충성된 나의 사랑하는 종,
성수야”라는 주님의 음성을 듣게 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