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나를 당신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두움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
인간에게는 기도(祈禱)가 있다. 우리의 가슴 속에 간절한 소원이 맺힐 때 기도로써 나타난다. 사람으로서 기도가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기도를 유교(儒敎)식으로 얘기하면 입지(立志)다. 뜻을 세우는 것이다. 불교(佛敎)식으로 표현하면 발원(發願) 또는 서원(誓願)이다. 마음 속에 어떤 원을 일으키고 원을 갖는 것이다.
◈ 아시시(Assisi)의 성 프란치스코(Francesco, 1182∼1226)는 이탈리아의 프란치스코 수도회를 창건한 가톨릭의 성자다. 그는 일체의 소유와 가족을 버리고 그리스도교에 헌신했다. 그는 겸허했고 청빈했다. 수도생활에서 인생의 깊은 환희를 느꼈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자연에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 그의 생활과 인격을 일관했다. 우리는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만큼 깊고 높고 간절한 기도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는 하느님의 평화를 땅 위에 실현하는 도구가 되기를 원했다. 그래서 미움이 있는 곳에는 사랑의 씨를 뿌리고, 서로 해치는 곳에는 용서를 심고, 불화의 가시가 돋친 곳에는 화목을 가져오고, 과오가 있는 곳에는 진실의 빛을 비추고, 절망하는 자에게는 희망을 주고, 암흑의 땅에는 광명을 던지고, 슬픔의 땅에는 기쁨을 가져올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것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기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