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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계획은 2023년 5월 6일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 산행 계획에 따라 '안흥상회 → 북릉 안부 → 망경대산 → 1,050 → 1,033봉 → 싸리재 → 모운마을'의 5시간 코스를 탐험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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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경대산(望景臺山)
[정의] 강원도 영월군 산솔면의 연상리와 화원리 그리고 영월군 김삿갓면 예밀리의 경계에 있는 산.
[개설] 망경대산(望京臺山)은 강원도 영월군 산솔면의 연상리와 화원리, 김삿갓면 예밀리의 경계에 있으며, 두위지맥(斗圍枝脈) 산줄기에 있는 해발 1,088m의 산이다. 두위지맥은 백두대간의 함백산 아래 만항재에서 서쪽으로 갈라져, 백운산, 두위봉, 질운산, 예미산, 수라리재, 망경대산, 응봉산, 계족산, 태봉으로 이어진다.
[명칭 유래] 망경대산이라는 이름은 단종을 따라 죽은 충신 추익한(秋益漢)[1383~1457]이 ‘서울을 바라보았다[望京]’라는 데서 왔다는 전설이 있다. 추익한은 단종이 유배되자 과일 등을 따서 진상하면서 어린 왕을 위로하였는데, 하루는 머루와 다래를 따서 단종을 만나러 가던 중, 단종이 곤룡포를 입고 백마를 타고 단신으로 동쪽 골로 행차하는 것을 보았다. 놀라서 어디로 행차하시는지를 물으니, 단종이 태백산으로 간다고 대답하고 홀연 사라졌다. 이상하게 생각한 추익한이 급히 영월로 뛰어가 보니, 단종은 이미 승하한 뒤였다. 추익한은 애통함을 이기지 못하고 절명하였다고 한다.
[자연환경] 망경대산은 높은 산이 연이어 있는 산줄기에 있으며, 북으로 석항천이 흐르고, 남으로는 옥동천이 흐른다. 과거에 망경대산 주변은 탄광 개발로 자연환경이 많이 파괴되었으나, 폐광된 이후로는 서서히 원형을 회복하고 있다. 근래에는 폐광지에 자작나무를 심어 놓았다.
[현황] 망경대산에 2013년 6월 망경대산자연휴양림이 문을 열었다. 탄광이 문을 닫은 후 지역의 자연을 복원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개설한 것인데, 야영장과 숙소, 물놀이장 등이 있다. 또한 산림치유센터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망경대산의 등반과 함께 숲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다. 망경대산 등산의 출발점은 산솔면의 화원리, 김삿갓면의 주문리, 예밀리 등이 있는데, 어느 곳에서 출발하더라도 임산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화원리에서 출발하여 예밀리나 주문리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두위지맥을 종주하는 산행을 한다면, 망경대산을 지나 계족산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택할 수도 있다. -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연하계곡(蓮下溪谷)
[정의]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연하리에 있는 계곡.
[개설] 연하계곡(蓮下溪谷)은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연하리의 응봉산 북사면 골짜기에 형성된 약 1.5㎞ 길이의 계곡이다.
[명칭 유래] 계곡이 위치한 ‘연하리(蓮下里)’의 이름을 따 연하계곡이라 하였다.
[자연환경] 연하계곡에는 여러 개의 작은 폭포가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용소폭포(龍沼瀑布)로, 약 6m 높이의 절벽에서 물이 쏟아지면서 낙수로 인하여 파인 소가 있다. 옛날 용소폭포 아래 소에 큰 용이 살았는데 천둥과 비바람이 요란하던 어느 날 폭포수를 타고 승천하면서 바위에 발자국을 남겼다는 전설이 있다. 용소폭포 바로 위쪽으로는 연하폭포[계사폭포]가 있다.
[현황] 연하계곡 부근은 『정감록(鄭鑑錄)』 등에서 언급한 강원도에서 손꼽는 십승지(十勝地)의 하나이다. 십승지는 흉년, 전염병, 전쟁이 들어올 수 없는 명당을 말하는데, 대체로 외부와의 연결 통로가 적고 산이 사방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영월군은 2018년부터 연하계곡의 지리적, 역사적 자원을 농촌 자원과 융합하여 치유 농업 모델로 육성하고, ‘치유명당마을’을 조성하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연하계곡과 응봉산 일대에 조성된 다양한 숲길 걷기 명상 코스, 연하계곡 일대에서 자라는 산채와 약초를 이용한 치유 음식 맛보기 등이 대표 프로그램이다. -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2024년 10월 네 번째 목요일인 24일, 대기업 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 산행이 2022년 12월 18일 천고지 산행으로 다녀온 문수지맥의 봉화 문수산[산행기]이라, 다른 산행을 알아보다가 그 모두가 둘레길 아니면 이미 다녀온 산이라, 평일 산행은 한 주 쉬기로 했다. 사실 봉화 문수산행을 한 지도 2년이나 지났으니, 웬만하면 다시 오를 수도 있지만, 산행 재미가 있는 것도, 그렇다고 탁월한 조망을 보여주는 산도 아니라, 시간 낭비라는 생각에 포기했다. 물론 같은 주의 다른 산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9월 15일 한강기맥 5구간 오음산[산행기]을 시작으로 주요 산행만 남덕유산[산행기], 무박 지리산 성중종주[산행기], 삼척 육백산[산행기], 무박 설악산 황철봉[산행기], 87과 연합으로 1박 괴산 막장봉[산행기] 산행과 언급하지 않은 산행 포함 일주일에 적으면 두 번, 많으면 세 번의 산행을 하는 동안 심신이 지쳐, 한 주 쉬면서 그동안의 산행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산행을 검토할 시간을 갖기로 했다. 실은 하산주와 혼술 때문이라는 게 더 정확하지만. 그리고 주말 또한 다르지 않아, 토요일 대중교통을 이용해 포천의 금주산을 달릴 예정이었으나, 마누라가 서해랑길 47코스와 48코스를 같이 돌자고 해 그렇게 하기로 하고 금주산행은 월요일로 연기했다.
해서 다음 목요 오지팀 산행은 10월 다섯 번째 목요일인 31일 영월 만경대산~응봉산 연계 산행이 됐다. 2012년 10월 시작한 매주 산행을 13년 동안 지속하다 보니, 대한민국의 이름 있는 산은 거의 오른 후, 그렇지 못한 산, 즉 오지 산에 오르는 방법을 찾다가 발견한 게 대기업 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과 규모가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다. 사실 오지 산이 오지 산으로 남은 건 산행의 재미, 조망 그 무엇 하나 내세울 만한 게 없기 때문이라, 두 번씩 오를 산은 아니다. 해서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나 목요 오지팀 인솔 대장이 오지 산을 선정하기가 어려워 회원이 추천하는 산행 계획을 공지하는 일이 많아져, 그걸 최대한 활용했다. 그러다 보니, 두 팀이 겹치는 일이 자주 발생해, 성원 채우기도 힘든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는 제외하고 목요 오지팀 인솔 대장에게 요청하는 중이다. 그런데, 그건 나만이 아니라, 다른 산꾼도 마찬가지라 역시 이미 다녀온 산이 날이 가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이번 달, 즉 2024년 10월만 해도, 다섯 번의 목요 산행 중 괴산 막장봉과 봉화 문수산이 중복이라 산행을 포기했다. 와중에 괴산 막장봉은 87과 연합 산행까지 잡혀 있었다. 11월은 네 번의 산행 중 평창 중왕산[산행기]과 정선 고양산[산행기]이 둘이 중복이다.
2024년 10월 다섯 번째 목요 산행이자, 마지막 목요 산행으로 오를 예정인 영월 ‘망경대산’은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의 '가고싶은 산행지 추천하기' 게시판에 2023년 3월 안면 있는 산꾼이 추천한 산행을 안내산악회 주인장이 받아들여, 산행 게시판에 공지하면서 알게 된 산이다. 미지의 산에 천고지라 당연히 동행해야 했지만, 마침 세 구간만 남은 백두대간 연결 산행 중, 망경대산보다 하루 늦은 5월 7일 일요일, 성삼재에서 주촌마을까지 달리는 산행을 신청한 상태라 어느 걸 택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당시 즐비하게 늘어만 놓은 산행 목표 중 하나라도 빨리 끝내자는 생각이 강해, 산행 목표 중 가장 중요하지만, 단 시일 내 종료가 어려운 ‘천고지’가 아니라, 3구간만 달리면 되는 백두대간을 먼저 끝내기로 했다. 거기에 더해 대기업 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에서 이른 시간 내, 같은 산행을 공지할 확률이 높다고 판단해, 망경대산을 버리고 성삼재~주촌마을 구간을 달렸다[산행기]. 그리고 역시 당시 예상대로 목요 오지팀에서 2024년 8월 망경대산과 응봉산 연계 산행을 공지해, 망설임 없이 신청하고 출발일만 기다리는 중이다.
2023년 6월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 망경대산 산행이 이번 목요 오지팀 산행과 다른 점은 당시는 망경대산과 덕가산을 연계해 달렸다는 거다. 달려봐야 정확한 건 알겠지만, 감으로는 좀 더 길게 두위지맥의 주요 산과 구간을 달리는 이번 코스가 더 당긴다. 물론 하산주를 고려한 코스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던 큰 이유 중 하나다. 아직 산행까지는 일주일 이상 남았으나, 현재 신청자는 만석을 채우고 대기자가 3명이나 있을 정도로 오지 산행으로 성황이다. 그런데, 2023년 5월 당시 오지 전문 산악회에서 망경대산 산행을 정상적으로 진행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내 기억으로는 5월 6일부터 다음 날인 7일까지 내리 비가 내렸다. 하루 전인 토요일은 기억이 안 나지만, 백두대간 성삼재~주촌 구간을 비와 우박을 맞으며 달린 걸 정확히 기억한다. 물론 당시의 생생한 기록인 산행기도 그걸 증명한다. 어쨌든 산행 며칠 전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확인해야 하지만,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당시와는 달리 이번 망경대산 산행 일은 종일 구름이 좀 낀 흐린 날씨에, 영상 10℃~19℃로 산행에는 딱 좋은 날씨라, 사당역표 김밥 포함 평소와 같이 준비해 산행에 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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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달리 4시 50분 알람에 놀라 잠에서 깨, 아지트로 나와 볼일을 보며, 밤새 변동 사항이 있는지 확인했다. 먼저 일주일 전과 비교해 세 명이 취소하고 대기 중이던 세 명이 새롭게 신청했다. 날씨는 중기예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걸 확인하고,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고, 5시 45분 배낭을 둘러메고 집을 나서 구산역으로 가, 5시 58분 열차로, 삼각지로 갔다. 그리고 사당행 열차로 갈아타, 6시 46분경 사당역에 도착해, 빵집에서 틈새 상품으로 판매하는 김밥 한 줄을 사 바람막이 주머니에 넣고, 1번 출구로 나가 산악회 버스가 기다리는 공영주차장으로 갔다. 그리고 사각지대에 있어, 처음에 발견하지 못한 영월 망경대산행 버스로 가, 밖에서 인원 파악 중인 친숙한 산꾼과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탔다. 이후 자리를 잡고 앉기 전, 배낭에서 슬링백과 물가방, 슬리퍼를 꺼내고 배낭을 앞좌석 아래에 밀어 넣고, 등산화를 벗은 후 슬리퍼로 갈아 신고 가장 편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바로 잠을 청했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정각에 버스가 출발하고, 양재와 죽전에서 승객을 태우는 걸 잠결에 들었다. 다른 때와 다른 게 있다면, 인솔 대장이 늦잠을 자는 바람에 죽전에서 탔다는 거!
자는 동안 버스가 멈추는 듯해 깨어 창밖을 보니, 고속도로 공사 중이다. 해서, 어디쯤인지 지도로 찾아보니, 원주 부근이다. 그리고 현재 시각 8시 43분경, 그럼 치악 휴게소에 들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며 다시 잠을 청해, 버스의 실내등이 들어오고, 20분간 휴식한다는 인솔 대장의 안내 방송에, 잠에서 깼다. 이후 버스에 내려, 화장실로 가는데, 지난 서해랑길 트레킹 때 간절기용 바람막이가 너무 더워, 여름용 바람막이를 입었는데, 추운 게 선택을 잘못한 게 아니지 약간 걱정이 됐다. 어쨌든 버스에서 내리며 보니, 예상대로 치악 휴게소다. 볼일을 보고 밖의 날씨가 쌀쌀한 게 추워 서둘러 버스로 돌아와, 다시 잠을 청했으나, 20분 휴식이 끝나고 버스가 출발하자, 인솔 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먼저 죽전에서 타게 된 경위를 설명한 후 이번 산행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다. 코스 중 다른 건 문제가 없는데, 만봉사 주차장에서 뾰족봉을 거쳐 만경대산까지와 응봉산에서 연하계곡으로 가는 길이다. 산경표에는 등산로가 없고, 램블러는 현장에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어, 특히 그 부분 코스 설명을 주의 깊게 들었다.
먼저, 주차장에서 뾰족봉은 '명상길'이라는 임도를 따라가다가, 왼쪽으로 난 등산로로 접어들어야 해, 등산로 갈림길을 잘 찾아야 한다. 고로 선두 조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리고 응봉산에서 하산은 첫 번째 임도를 만나면 그걸 가로질러 내려가고, 두 번째 시멘트 포장 임도에서는 좌회전해 그걸 따라 내려가기로 했다. 결과적인 얘기로, 응봉산에서 연하계곡 방향은, 두위지맥을 따라 계족산 방향으로 200여 미터를 내려가면, 급경사 갈림길이 있다. 물론 이정표 따위는 없어, 오른쪽 아래를 주시하며 지맥을 따라가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노란 리본이 보이는 곳에 희미하게 인적이 있다. 다행히 램블러 지도는 두위지맥은 표기되지 않지만, 이번 산행 코스 중 산경표가 표기하지 않는 등산로는 표기한다. 해서 내가 둘을 같이 사용한다. 어쨌든 대장의 설명이 끝나고, 다시 잠을 청해, 들머리 도착 예정 시각이 가까워져 잠에서 깨, 슬리퍼를 벗고, 등산화로 갈아 신은 후 등산화 끝을 조이고, 쓸데없이 슬링백과 물가방 둘을 메고 갈 이유가 없어, 물가방에서 얼린 보리차가 든 빨갱이 페트병을 꺼내, 슬링백 옆 주머니에 넣는 거로 산행 준비를 마쳤다.
날머리 도착 예정보다 조금 늦은 9시 15분경 아슬아슬하게 다리를 건너더니, 도저히 버스는 올라갈 수 없을 거 같은 도로로 주차장을 향해 올라갔다. 놀라운 건 그 도로로 마을버스가 다닌다는 거. 말인즉 위에 마을이 있다. 아니 캠프장에, 마을도 둘이나 있다. 오죽했으면 다 올라간 후 승객 모두가 기사에게 수고했다고 감사 인사를 했을 정도다. 와중에 교행이라도 할 상황이었으면, 볼만했을 거다. 어쨌든 그렇게 올라, 10시 35분 주차장에 도착한 버스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고 다들 놀란다. 산의 7부 능선에 이런 개활지가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10승지 중 한가 될만하다. 일단 버스에서 내려, 먼저 기상청 날씨알리미로 이 지역의 날씨를 확인했다. 그리고 등산 앱이 위성과 동기화를 하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고 사진도 몇 장 찍었다. 이후 앱의 지도를 확인한 주차장의 높이는 746m~748.5m, 오늘 오른 최고봉인 망경대산의 높이가 1,088m니, 고도차는 341m에 불과해, 월요일 오른 금주산 467m보다 작다. 고로 천고지라고 해도, 실제 산행 높이는 400m가 채 안 되는 산이 많다. 해서 한국 산에서 고도차 500m가 넘으면 꽤 올라야 하는 산행이다.
2 – 2
해발 800m에 가까운 고지대가 아니라, 해발 50여 미터의 저지대로 착각하기 좋은 분위기에 감탄하며, 절 구경을 하고 싶지만, 벌써 선두가 임도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 후라, 서둘러 그들을 따라갔다. 그리고 10시 41분 임도 한편에 서 있는 '망경대산 등산 안내도'를 보며. 이번 산행을 검토하려고 했으나, 망경대산만 있을 뿐이지, 응봉산은 아예 없는 게, 망경대산에서 응봉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 물론 두 산 모두 두위지맥 위에 있어, 능선을 따라가면 되나, 램블러의 지도에도 둘을 잇는 등산로는 안 보인다. 어쨌든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길을 재촉해, 10시 43분 첫 번째 갈림길에 도착했다. 우리는 '명상길'이라 이름 붙여진 임도를 따라가야 하고, 갈림길은 만경사로 올라가는 길이다. 고로 좌회전하지 않고 직진해야 한다. 물론 이정표 어디에도 명상길에 관한 정보는 없다. 대신 만경사 갈림길에서 모운동 방향으로 8분가량 가면, 명상길 안내도를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지점이 등산로 갈림길로, 그 등산로로 좌회전하면 된다.
갈림길 이정표에 의하면 망경대산까지는 1.8km에 불과하다. 당연히 좌회전해, 본격적인 등산로로 산에 오르기 시작하는데, 한국 산이 늘 그렇듯이 고도차는 얼마 되지 않지만, 시작부터 깔딱이라 쉽지 않다. 와중에 선두는 거의 달리다시피 한다. 그래도 페이스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선두의 뒤를 열심히 따라가는데, 가장 앞서가던 여성 산꾼이 뱀이라고 알려줘, 조심스럽게 올라가 보니, 광합성 중인 유혈목이로, 주변에 사람이 있음에도 꼼짝도 하지 않고 몸을 데우다, 내가 올라가자, 바위틈으로 도망가기에 바쁘다. 같은 뱀인데, 뱀들이 나를 무서워하는 건 오래전부터 익히 알고 있던 바다. 어쨌든 그놈을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길을 재촉해, 10시 59분 문명의 이기 갑판 계단에 도착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잘 정비된 등산로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는데, 갑판 계단을 보고 약간 놀랐다. 정황상 과거에 등산객을 유치하기 위해 정비를 했지만, 산행 재미, 조망 무엇 하나, 내세울 게 없어, 등산객이 찾지 않고, 산꾼의 기억에서도 사라진 산 중 하나가 된 듯하다. 다만, 두위지맥이라, 지맥꾼은 찾겠지만, 그들은 당연히 수라리재에서 올라오지, 만경산사에서 시작하지는 않을 거다.
11시 14분 능선에 올라서자, 기대하지 않았던 이정표로, 정상까지 남은 거리는 1.3km, 꽤 많이 올라온 듯한데, 갈림길에서 고작 500m 왔을 뿐이다. 그리고 5분가량 더 올라가자, 가지만 앙상한 울창한 숲 사이로, 봉우리다. 인솔 대장이 언급했지만, 어느 지도에도 표기되지 않은 '뾰족봉'인듯하다. 그리고 다시 이정표다. 정상까지 남은 거리는 1.2km! 고로 열심히 걸었는데, 5분 동안, 고작 100m 왔다. 어쨌든 내 예상이 맞는다면, 앞에 보이는 게 ‘뾰족봉’이라,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가, 11시 21분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앞선 산꾼이 주변의 돌로 돌탑 두 개를 세워 정상석을 대신하게 했으나, 일행 중 그런 걸 못 참는 산꾼이 늘 가지고 다니는 매직을 꺼내 삼각형의 돌에다, '뾰족봉 976m'라 적고, 두 돌탑 사이에 세웠다. 와중에 976m는 내가 'e-산경표'와 '램블러'의 지도를 보고 알려준 거라 정확한 게 아니나, 어쨌든 두 앱은 위성으로부터 뾰족봉의 높이를 976m라 수신했다. 정상석이 만들어졌으니, 당연히 인증도 남겨야 해, 정상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본 몇 사람이 그걸 배경으로 서로의 인증을 찍어줬다.
인증을 찍은 후 이정표가 있어 망경대산의 방향을 알려주는 건 아니나, 역시 낙엽 져 앙상하나 울창한 숲사이로 유일하게 보이는 봉우리가 목표라는 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는 거라, 그 방향으로 능선을 따라갔다. 쌓인 낙엽이 인적을 덮어 등산로가 명확하지 않았으나, 어차피 능선을 따라가면 그만이다. 그리고 11시 32분 임도에 도착했다. 임도 갈림길 이정표에 의하면, 정상까지 남은 거리는 560m에 달했다. 어쨌든 이 임도는 아래 등산로 갈림길에서 떠났던 그 임도로 보인다. 고로 임도를 따라와도 정상에 도착한다는 얘기다. 또 다른 말로는 MTB나, 오프로드 승용차를 타고 와도 되는 산이다. 하긴 ‘운탄고도’니, 석탄을 실은 트럭이 오고 간 도로라, 차가 다니는 건 당연하다. 해서 등산객이나, 산꾼이 찾지 않는 산일 거다. 또한 지금은 없어진 '한국의 산하'가 망경대산을 천고지 목록에 넣지 않았을 거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산하 목록에 있는 산만 천고지로 보고, 무조건 해발 1,000m가 넘는다고 천고지 목록에 넣는 건 다시 고민해 봐야 할 듯하다.
그 임도로 정상을 향해 가다가 우연히 뒤를 바라보니, 뾰족봉이 보여 그걸 기록으로 남기기도 하며 가, 11시 42분 램블러가 고지 반경 50m 내라고 알려줘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갔다. 그리고 조금 올라가자, 중간에 임도를 떠나, 등산로로 들어왔는데, 다시 임도다. 그 임도를 따라 다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가자, 승용차 수십 대는 세울 수 있는 주차장 규모의 평지다. 해서 끝에 '~대산(臺山)'이라는 이름을 붙였겠지만. 그런데, 무엇 때문에 정신이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쩌다 보니, 정상석을 기록으로 남기는 걸 깜빡하고, 그걸 배경으로 인증만 남겼다. 그리고 정상에서 떠난 10여 분 후 그게 기억났으나,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 정상석 사진이 없다. 하지만 인증 사진이 있으니 됐다. 인증을 남기고, 주변의 이정표와 쌍봉인 뾰족봉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긴 후, 일행에게 막걸리 한잔 얻어 마셨다. 그리고 쉼터 의자에 앉아 간단히 점심을 먹는 몇을 뒤로하고 정상을 떠나, 두위지맥을 따라, 정상에서 내려가야 하나, 인솔 대장의 코스 설명 때 벌목 지대라 통과가 쉽지 않으니, 임도로 돌아가라고 한 게 기억났다. 해서 그 말에 따라, 임도로 가며 오른쪽 벌목 지대를 보고, 대장의 말을 듣기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11시 54분 자령치 8km 이정표를 지나, 11시 55분 지맥 갈림길에 도착했다. 지맥은 오른쪽 숲으로 이어지고 왼쪽의 임도는 만경산사로 내려간다. 고로 임도를 따라 계속 가면 원점회귀라 당연히, 능선을 따라 오른쪽 숲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11시 58분 자령치 6km 이정표를 지나, 12시 1분 우리의 반바지가 만들어 매단 '두위지맥 진동재, 996.6m' 명패가 있는 진동재에 도착했다.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100m가량 간, 12시 3분 우리의 '준·희'가 만들어 나무에 매단 '두위지맥 996.6m' 봉에 도착했다. 그런데, 고개와 봉의 높이가 같나? 어쨌든 그것도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길을 재촉해, 12시 4분 '하산 3.1km' 이정표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네이버나 다음 지도의 등산로는 여기서 내려간다. 고로 램블러도 여기부터 등산로가 없다. 말인즉 정규 지도에는 응봉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없으나, 맥에 특화된 산경표는 두위지맥 위로 등산로가 있어, 그걸 보고 응봉산으로 향했다. 사실 능선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거라, 지도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정식 등산로가 없다는 건 맥꾼이 아니면 찾지 않는 코스라, 우거진 잡목이 길을 막고 있어 그걸 뚫고 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능선 위의 상태로 보면, 과거 임도를 관리 및 이용하지 않아, 잡목이 차지한 거라, 잡목을 고려 대상에 빼면, 완만한 경사의 임도가 계속되는 거다. 그렇게 관목을 헤치며 과거 임도를 따라, 계속 가자,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봉우리다. 지도에 의하면 응봉산은 아직 멀었으니, 무명봉이다. 일단 그걸 목표로 가, 12시 20분 자령치에 도착했다. 역시 임도로 건너에 차단봉이 있고, 대장이 코스 설명 때 차단봉 왼쪽의 능선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했던 말이 기억나, 선두 조에게 얘기해 바닥에 방향 지시를 놓았다. 그리고 임도를 떠나, 능선을 따라 오른쪽 숲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여기는 진동재에서 자령치까지 헤치고 왔던 잡목은 얘깃거리도 아닐 정도로, 잡목이 무성해 전진 자체가 쉽지 않았다. 와중에 키를 넘는 잡목 지대를, 고개를 숙이고 통과하자, 생각지도 못한 명패가 나무에 매달려 있다. 누구 작품인지 모를 '△964.2봉(두위지맥)' 명패로 인솔 대장이 삼각점이 있는 봉이라고 설명했던 그 봉우리로, 관목을 뚫고 올 때 울창한 숲 사이로 본 무명봉이다.
964.2봉의 명패와 삼각점을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관목을 뚫고 5m가량 가니 무덤이 있는 개활지로 갑자기 시야가 트인다. 해서 그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시간을 보니, 12시 38분으로 점심시간이다. 그런데, 주변에는 자리를 잡고 앉을 만한 곳이 없어, 적당한 장소가 나올 때까지 계속 전진했다. 그렇게 가는데, 뒤에서 점심 먹고 가자고 계속 불러, 빨리 오라고 답하며 가, 결국 앞에 보이는 작은 봉우리 정상에 올라가 각자 준비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다시 길을 재촉해, 1시 6분경 잎이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울창한 숲 사이로 꽤 높은 봉우리의 실루엣이 나타났다. 이번 산행의 또 다른 천고지인 응봉산이다. 해서 그걸 기록으로 남기며, 그걸 목표로 2분가량 가자, 나무에 '준·희'의 또 다른 두위지맥 명패가 매달려 있다. '두위지맥 987.5m' 봉이다. 물론 그것도 인증으로 남기고, 다시 길을 재촉해 5분 정도 가자, 어렴풋이 보였던 응봉산의 모습이 뚜렷이 나타난다. 멀리서 보기에는 응봉산 정상 또한 널찍한 평지로 보이나, 실상은 작은 기복이 있는 봉우리의 연속이다.
1시 23분 가쁜 숨을 헐떡이며, 응봉산이라 생각되는 봉우리 정상에 올라섰으나, 정상임을 알려주는 어떠한 표지도 없어, 지도로 위치를 확인했다. 응봉산 정상과는 100여 미터 거리의 또 다른 봉우리다. 어쨌든 다 왔으나, 다시 내려갔다가, 올라가야 해, 가쁜 숨을 고르는 동안, 뒤로 망경대산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다시 아래로 내려가 정상을 향해 올라가자, 이번에도 정상이 아니다! 아주 지치고 짜증 나는 상황이라 다시 두 앱의 지도로 현 위치를 확인했다. 바로 앞에 이는 봉우리가 정상이다. 해서 다시 힘을 내 위로 올라가자, 등산 앱이 고지 반경 50m라고 알려줘, 동영상을 촬영하며 갔다. 1시 31분 정상석이 버티고 있는 응봉산 정상에 도착해, 먼저 정상석만 사진에 담은 후 일행의 도움으로 그걸 배경으로 인증도 남겼다. 이번 산행의 봉우리는 다 올랐고, 이제는 연하계곡으로 하산인데, 갈림길 이정표나 표지가 없어, 분명 산행 전 지도로 확인한 바에 의하면,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그 방향으로 내려간 인적도 없다. 하다못해 우리보다 조금 먼저 간 일행의 인적도 안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무언가 의지할 게 필요해 연하계곡 방향의 등산로 표시는 없으나, 등고선으로 등산로를 예측하기 핸드폰을 꺼내, 먼저 산경표 지도를 확인했으나, 어디가 길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시험 삼아, 램블러 지도도 확인했다. 그런데, 등산로 표시가 있다. 응봉산 정상에서 두위지맥을 따라 계족산 방향으로 100여 미터를 가다가,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해서 정상에서 낙엽 쌓인 급경사를 내려가자, 나무에 등산로 이정표가 있고, 거기서 멀지 않은 곳 오른쪽 아래 나뭇가지에 산악회 리본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물론, 그 방향으로 인적도 있다. 저게 연하계곡으로 내려가는 등산로다. 해서, 선두 조에 얘기해 그 위치에 방향 지시를 바닥에 깐 후 우회전해 급경사를 내려갔다. 경사가 급하고, 낙엽이 미끄러워 어쩔 수 없이 뛰다시피 내려가, 1시 46분 인솔 대장이 얘기한 첫 번째 임도에 도착했다. 당연히 대장의 설명대로 임도를 가로질러 다시 작은 계곡을 따라 내려가, 2시 2분, 이 동네에서 가장 높은 집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당연히 거기부터는 임도라, 그길로 유유자적 가, 2시 9분 인솔 대장이 시멘트 포장 임도를 만나면 좌회전하라고 했던 그 임도에 도착해, 왼쪽으로 방향 지시를 바닥에 놓은 후, 우리 또한 좌회전해 임도를 따라갔다.
그 시멘트 포장 임도로 건너편 완택산과 고고산을 감상하며 가는데, 어디서 중형의 검정 개 두 마리가 뛰어나와 우리 주위를 맴돈다. 상황으로 봐서 공격하고 싶어 하는 듯했으나, 나를 제외한 나머지 셋은 등산지팡이를 들고 있고, 그중 한 명은 덩치도 좋아 감히 도발은 못 하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우리를 따라온다. 해서 농담으로 오랜만에 보신탕 먹게 생겼다고 우리끼리 떠들며 내려가자, 저 앞 주택의 마당에 우리보다 앞선 여성 산꾼이 마당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어 가까이 가보니, 땅콩을 고르고 있다. 그리고 그 집의 그늘 쉼터에는 다른 두 명이 앉아 있다, 우리에게 오라고 손짓해 가까이 갔더니, 주인장이 커피를 대접해 몇 년 만에 커피믹스를 마셨다. 그러는 동안 개에 관한 얘기가 나왔는데, 그 개 두 마리가 평소 등산지팡이도 가지고 다니지 않는 여성 산꾼을 공격해, 한바탕 난리가 났었단다. 내가 늘 하는 얘기가. 개가 개를 끼우면 사고가 난다는 거다. 그런데, 그 검정 개 두 마리는 여전히 일정한 거리를 두고 우리를 감시 중이다. 어쨌든 여성 산꾼이 즉석에서 땅콩을 푸짐하게 사서 배낭에 넣고, 2시 16분경 그 집에서 떠났다. 아쉽게도 두 마리중 어느 놈도 도발하지 않아, 보신탕 먹는 건 실패했다. 그놈들로 주인을 닮아 사람 봐가면서 공격한다.
어느 순간 시멘트 포장에서 아스팔트 포장으로 바뀐 임도, 아니 마을 관통 도로를 따라 날머리의 식당으로 가는데, 왼쪽 연하계곡에서 요란한 물소리가 들려, 가까이 다가가 보니, 폭포다. 연하계곡이라고 해서 이름만 거창할 거로 생각했는데, 산의 규모에 비해 계곡의 수량이나, 폭포의 규모가 꽤 컸다. 해서 그 모든 폭포를 기록으로 남기고, 그 중 처음 만난 '작은연하폭포'에서는 계곡으로 내려가, 이번 산행에서 흘린 땀을 씻었다. 그렇게 '연하폭포', '용소' 등을 기록으로 남기며 가, 2시 50분 '십승지(十勝地)' 표지석이 있는 광장에 도착했다. 광장의 강변 쪽에는 있는 거대한 카페는 중장비를 동원해 주변 조경수 다듬는 중으로, 비록 주차장에 대여섯 대의 승용차가 있기는 하지만, 과연 저 카페가 이익을 남길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 카페를 지나, 도로로 나가서 어디로 가야 할지 좌우를 훑어보다, 오른쪽에 무언가 있는 듯해 우회전해 10여 미터를 가자, 꽤 넓은 주차장에, 산 방향에는 주유소와 식당, 그리고 찜질방까지 있다. 물론 우리가 타고 온 산악회 버스도 주차장에 대기 중이다. 그때가 2시 59분으로 산행 종료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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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마감인 산행을 2시 51분에 종료하고 식당에 도착하자, 식당 주인장이 ‘뭐 이렇게 빨리 내려왔냐?’라며, 놀라워한다. 인솔 대장이 주인장과 통화하기로는 마감인 4시부터 늦은 점심을 먹을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을 거다. 어쨌든 식당은 아직 준비가 안 된듯하고, 비록 작은 연하폭포에서 세수는 했으나, 세족은 안 한 상태라, 먼저 버스에 타, 등산화와 양말을 벗어 비닐봉지에 넣고, 슬리퍼를 신고, 같이 도착한 선두 조의 뒤를 따라 화장실로 갔다. 그런데, 건물이 꽤 큼에도, 화장실은 그 건물의 1/3밖에 안 되는 규모라, 옆은 용도가 뭔지 가봤다. 10명 정도가 동시에 씻을 수 있는 샤워장이다. 그리고 스위치를 켜자, 불도 들어온다. 다만 사용한 지 오래돼서인지, 여기저기 거미줄이다. 그래도 그걸 뚫고 들어가 샤워기를 들고 물을 틀어봤다. 정상적으로 잘 나온다. 물론 온수야 나오지 않지만, 어차피 샤워할 게 아니라, 세족만 할 거라 상관없었다. 화장실의 세면대에서 불편하게 세족하는 게 아니라, 샤워장에서 편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대만족이다.
그렇게 발을 씻고, 다시 식당으로 가, 화장실에서 씻고 나온 일행과 식탁 하나에 자리를 잡고 앉아. 버섯전골을 주문했다. 그리고 전골만으로는 소주 안주로 적당한 것 같지 않아, 소고기 2인분을 추가했다. 와중에 안주인께서 고기가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추가로 한주먹 주시는 바람에 안주는 차고 넘쳐났다. 해서 네 명이 앉아서 먹어야 하는 식탁에서 여섯이 맥주 4병과 이슬이는 몇 병인지 기억도 안 나게 마시고, 5시경 식당에서 나와 버스로 돌아갔다. 당연히 차에 타, 자리에 앉자마자 잠이 들어, 버스의 실내등이 들어오고 10분간 휴식한다는 인솔 대장의 안내 방송에,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가며 보니, 여주휴게소다. 현재 시각 6시 21분, 생각보다 일찍 왔다. 그럼, 양재에서 2차 할 확률이 높은데, 도망가야 하나, 고민하다, 볼일을 보고 돌아간 버스에서 다시 잠이 들었다. 그리고 잠결에 죽전에서 승객이 내리는 소리가 들리고, 2차를 주도해야 할 인솔 대장이 내리는 기척에, 2차는 없는 거로 알고, 양재에서 내릴 준비를 해야지 생각하다, 바로 잠이 들었다.
8시간 조금 안 된 시각에 양재에 도착했으나, 그것조차 모르고 자고 있는데, 일행이 양재라고 깨워 서둘러 짐을 들고 내렸다. 애초 배낭에 다 넣어야 할 것들이 내 좌석 주변에 다 펼쳐진 상태고, 그걸 배낭에 넣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되는대로 집어 들고 막 출발하려는 버스에 내린 후 국립외교원 담장에 배낭을 올려놓고, 짐을 정리했다. 그런데, 없을 거 같은 2차를 하자는 얘기에 배낭을 둘러메고, 건너편 족발집으로 가, 족발을 안주로 2차를 했다. 와중에 집에 무사히 들어가기 위해 최대한 술은 자제하고, 안주 위주에 가끔 한 잔씩 하며, 오늘 산행과 다른 산행에 관해 네 명이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9시 반경 파해, 양재역에서 열차를 타고 집으로 향해, 10시 30분경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다행히 술을 자제한 덕분에 대화나 구파발까지 가지 않고, 연신내역에서 6호선으로 갈아타고, 구산역에, 제시간에 내릴 수 있었다.
대기업 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 계획대로 '만봉사 주차장 → 뾰족봉 → 망경대산 → 두위지맥 → 자영재/자령치 → 응봉산 → 연하계곡 → 물바람버섯농장'의 15.9km(램블러) 코스를 4시간 17분 동안 달렸다. 이동 4시간 10분, 휴식 7분!
요즘 절실히 깨닫는 거지만, 오지가 오지로 남는 이유는 산행 재미도, 조망도, 그 무엇도 등산객은 고사하고 산꾼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산행의 만경대산, 응봉산 또한 이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산으로 오히려, 들머리인 망경산사가 있는 그 동네와 연하계곡이 있는 마을 구경이 더 좋았다.
과거 석탄 실은 트럭이 오가던 ‘운탄고도’라, 곳곳이 임도로 등산보다는 오히려 MTB를 즐기는 게 맞는 산이다. 그리고 지자체 또한 그렇게 조성했다.
해발 1,000m가 넘으면 천고지 목록에 넣고, 어떻게 든 올랐으나,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한국의 산하' 높이별 산 목록에 없었던 산은 빼는 게 타당하지 않을까 고민하는 중인데, 이번 산행이 거기에 기름을 부었다. 어쨌든 시작한 거, 들머리와 최고봉의 고도차가 최소 500m가 되지 않으면 천고지 목록에서 빼 버리는 거로 타협?!
의도치는 않았으나, 이번 산행으로 두위지맥의 주요산과 봉우리는 다 오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