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봄꽃들이 화려하게 핀 화창한 날씨였다. 오후 5시35분경 좀처럼 전화하지 않던 성유경 전임동기회 회장으로 부터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박승춘 동기생이 별세했다는 비보였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뼛속 깊이 스며든 전립선암을 기적적으로 극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렸는데 갑자기 이 세상을 하직하다니 청천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고 어안이 벙벙하였다, 사망 원인인 즉 설악산 오색약수터 목욕탕에서 변을 당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심장마비 증상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전에도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다가 죽을 고비를 넘겼는데 왜 이를 사전에 인지하고 대비하지 못했을 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안타까운 마음 이루말할 수 없다. 우리는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죽음은 우리 아주 가까이 있다. 당장 내일 죽는다해도 이상할 것 없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우리는 언제나 오늘을 살아갈 뿐이다. 친구 같은 소중한 존재의 죽음은 마치 내가 죽은 것 같은 이치이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으로 지정하고 다음 날 오전부터 조문객들을 받기 시작하였다 부음을 받고 한달음에 달려간 장례식장, 사각의 검은 테두리 액자속에 승춘이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마치 살아있는 것만 같았다. 상주들은 차분하면서도 슬픔을 억누른 채로 빈소를 묵묵히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하여 이명박 전대통령, 국정원장 등의 조기가 빈소 좌측에 나란히 놓여있었다. 국가를 위해 헌신했다는 징표이기도 하다. 떠나 보내야하는 서러움과 애석함이 온몸을 덮친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한평생 군인으로 봉사한 훌륭한 동기생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박근헤 정부에 이르기 까지 6년 3개월간 최장수 보훈처장을 역임했다. 이는 전무후무한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만큼 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당시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씨는 부부와 문상시 박승춘 전 보훈처장은 장관들 중에서 세 손가락에 들정도로 매우 훌륭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리고 육군사관학교 교장을 역임한 민병돈 육사 15기 선배님은 박승춘 후배에 대한 안면인식도 없으면서도 신문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보고 군인정신이 투철한 훌륭한 후배라고 생각되어 조문을 왔다고 하셨다. 그 이외에도 권영해 전 국방부장관, 이정린 전국방부 차관, 김재창 전연합사부사령관, 강정애 보훈부장관, 윤주경 국회의원, 김옥이 전국회의원 등 많은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만장생광(萬丈生光)한 동기생으로 정말 자랑스럽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하에서는 눈엣 가시였다. 문재인이 대통령 취임하자마자 보훈처장직을 해임시키고 흠을 들춰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파헤치기 시작하였다.
고인은 적폐로 몰려 문재인 정권 내내 고초를 겪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고인이 국가발전 미래교육협의회 회장과 보훈처장으로 있으면서 국정원의 지원을 받아 안보교육용 DVD를 제작 보급한 것이 우편향 안보교육을 실시했다는 이유가 죄목이었다. 국민을 대상으로 안보교육 시킨 것이 왜 죄란 말인가.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 문재인 정권하에서 놀아난 좌파 법관들이 법의 잣대가 아닌 문정권의 입맛대로 재판하니 이 나라가 과연 자유대한민국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당시 고인은 전립선암과 사투하는 시기로 매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3년내내 재판을 받으면서도 끗끗한 자세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2020년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문재인 정권 내내 핍박받았던 고인은 윤석열 정권 출범 후인 2022년 12월 사면복권 됐다. 사면복권 됐어도 기록은 원천적으로 지워지지 않는다. 보훈부 안장심의위원회에서 심의가 통과돼야 현충원에 바로 안장할 수 있다. 그러나 언제 심의가 이루어질지 지켜봐야 한다. 현재 추이로 봐서는 100% 현충원에 안장할 수 있다고 본다. 고인이 보훈처장으로 재임시 좌파들과의 투쟁을 마다하지않았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5.18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한 사건이었다. 이로 말미암아 야당의 반발을 샀고 5.18 단체들에게 가로막혀 기념식장 참석을 저지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5년 서울 광화문 광장에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려다 서울시의 반대로 무산됐다. 자유대한민국 정통성 수호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쳤으나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 꿈을 끝내 펼치지 못하고 세상을 하직한 것은 정말 애석한 일이다. 평생 군인으로 산 민족 영웅다운 자태였다. 그 정신은 '육사혼'에서 비롯되었다. 육사혼은 위국헌신을 기본 정신으로
'내 생명 조국을 위해' 바치는 희생으로서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택하는 기개이다. 고인은 보훈처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대열동기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으며 동호회 발전을 위해서도 헌신했다. 특히 사자중대 모임에는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동기간 우의를 돈독히 하였다. 성유경 대열동기회 회장 시절인 2021년 임관 50주년 행사를 위한 대열동기회 기금 조성에도 크게 일조하였다. 타의 귀감이 되고 훌륭한 동기생인데 일찍 떠나보내서 못내 아쉽다. 홀연히 떠난 당신의 길에 대해 그리고 언젠가 뒤이어 떠나갈 우리들의 길에 대해 그때까지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지내기 바란다. 대열동기회 일동
첫댓글 훌륭한 경조사를 써준 차성근 동기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고)박승춘 동기의 생전의 훌륭한 모습을 잘 정리해준 성근에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