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수경례 이야기
이홍사
두 시간 반 시차로
이십오 년 빨리 달렸다는
예비역 삼성 장군
왼쪽 무릎이 날아간 당신
기어이 혓바닥을 밟고 올라선
사십 년 꼬리아
예전 버마 아웅산 사태
단상을 지휘했던 소령
당시 53사단 말년 병장이었던
새파란 늙은이 귀를 훑어내는 한 마디
그때 한국은 저력이 없었고
미얀마 식량 원조를 겨우 사양했던 중진국
영양가 없는 나라 애국가
무릎을 관통했던 노쇠한 기억이
귀를 세운 고막 훑고 지나가
현장감 지닌 폭발음으로 들리고
오래된
파랑이 너울거리던 벼랑에서
함께 펄럭이던 군복
헐거운 무릎에 아직도 너덜거리는
한국 애국가 전주곡
의족이 한국제라 곧추선 엄지
늙은 장군
기울어지는 허공을 잡아주지 못한 많은 나라 의족
허술했던 플라스틱 종아리
푸념과 함께 뱉어내는 초코파이 비닐 조각
쌀로 까우네
먹어보니 좋았다
처음 맛보는 초코파이
늙은 혀에 사무치는데
병장에서 만기 전역한 삼십삼 개월
초코파이 되었네
헤어지며 마주했던 늙은 거수경례
둘
가뿐하게 뛰어넘은 언어의 벽
눈썹 끝에 척 붙은 손가락
멀리서 저무는 건 별만이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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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심이 느껴지는 뜨락
거수경례 이야기
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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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4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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