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암 검진과 수술 함부로 받지 마라[PART3]-22.위 절제 수술보다 후유증이 더 무섭다
위 절제 후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들
2010년에 위암으로 사망한 일본인은 남녀 합쳐 5만 명이 넘는다. 전체 암 사망자 중 남녀 모두에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율이다. 위암의 비극은 치료를 한다는 목적 하에, 수술로 위를 절제해 환자의 몸에 큰 손상을 입힌다는 점이다. 그렇게 위를 전부 적출하거나 위의 출구인 유문까지 크게 절제하는 수술을 하면, 환자는 먹은 것을 소화하고, 먹은 것을 모아두었다가 조금씩 십이지장으로 내보내는 위의 두 가지 큰 기능을 잃게 된다.
그러면 섭취한 음식물이 소장으로 바로 떨어져 복통이나 식은땀이 나는 등의 ‘덤핑증후군(dumping ayndrone)’으로 고통을 받는다. 이 증상을 피하기 위해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는 식사를 하루에 4~5회로 나누어 조금씩 먹게 되는데, 이 때문에 환자는 몸이 바싹 마르로 기력도 잃는다. 생활의 질이 급격히 떨어질 뿐만 아니라 수명까지도 단축된다.
이런 증상 외에도 수술한 자리가 벌어지는 봉합 부전이나, 출혈, 염증 등 수술이 야기하는 합병증이나 심각한 후유증의 위험도 있다.
이전에 외래환자로 나를 찾아온 A씨는 자신의 담당 의사에게 “조기 위암이 발견되었는데, 위의 3분의 2를 수술로 잘라내지 않으면 2년에서 5년 정도 고통을 겪다가 죽게 된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다른 의견을 기대하며 찾아간 또 다른 병원에서도 똑같은 말을 들었다. 그는 나와 상담을 한 뒤 위를 잘라내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는데, 그로부터 1년 후에 받은 검사에서 암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검사를 한 때로부터 5년도 더 지난 지금, 그는 여전히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나는 위암의 경우 수술로 위를 전부 적출하거나,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장기로 전이한 “진짜 암”이라면 위를 전부 적출해도 낫지 않는다. 힘들고 아프고 불편한 데다가 결국 몸까지 축난다. 손해 보는 일뿐이다. 다른 장기로 전이하지 않는 “유사 암”이라면 A씨처럼 치료하지 않고 상태를 지켜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내시경 치료 등 최소한의 가벼운 수술로 끝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장기는
온존해야 한다
위암 수술의 큰 문제는 위 주변의 림프절을 절제하는 ‘림프절 박리’가 당연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위 주변에는 많은 림프절이 있는데, 위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1군, 2군, 3군 림프절로 분류한다. ‘D2 위 절제’가 일반적이다.
D2 위 절제 수술은 환자에게 엄청난 후유증을 가져온다. 복부의 내장에 분포하는 자율신경도 잘려나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먹으면 바로 설사를 하거나 먹는 양이 줄고, 본래 체중으로 돌아오지 않거나 복부 팽만감, 체증, 가슴 쓰림, 식후 불쾌감, 식후 졸음 등의 후유증이 나타난다.
이런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뭔가 좋은 점이 있으면 좋겠지만, 이미 영국과 네덜란드의 임상실험에서 “D2 위 절제는 생존율 향상에 기여하지 못한다”라는 결과가 나왔다.
세계적으로 암 수술은 가능한 한 장기를 온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쓸데없이 광범위하게 절제 수술을 해도 환자를 고통스럽게만 할 뿐, 생존율을 높이는 효과는 없기 때문이다. A씨의 사례처럼 ‘치료하지 않고 상태를 지켜보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장기 온존요법이라 할 만하다.
*위 글은 곤도 마코토(近藤誠)의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더난출판, 이근아 옮김) 중 일부를 옮겨본 것입니다. 곤도 마코토는 1973년 게이오대학교 의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가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 도쿄 제2병원(현 국립병원 도쿄 의료센터) 방사선의학센터를 거쳐, 1983년 임상 동기들 중에서 가장 빨리 게이오 의과대학 방사선과 전임강사가 되었다. 유방온존요법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으나 암은 무조건 수술이나 항암데 위주로 치료하는 기존 의학계 입장에서는 눈엣가시라 전임강사에서 출세길이 막혀버렸다. 정년을 1년 앞둔 2013년에 곤도 마코토 암 연구소(www.kondo-makoto.com)를 개설하여 세컨드 오피니언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항암제는 효과가 없다’, ‘건강검진은 백해무익하다’, ‘암은 원칙적으로 방치하는 편이 좋다’는 등의 위험한 고백으로 의학계에서는 눈 밖에 났지만 환자 중심의 치료를 실현하기 위해 의료정보 공개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항암제의 독성돠 확대 수술을 위험성 등 암 치료에 관한 정보를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소개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제60회 기쿠치간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환자를 상품으로 취급하는 현실에서 자신보다 환자를 더 사랑한 의사의 진심 어린 고백을 담고 있다. 과잉 진료로 이어지는 조기 암 진단이나 건강검진에 현혹되지 않도록 의학 상식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병원과 약을 멀리함으로써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