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와의 만남] 정병경.
ㅡ탄생 기념ㅡ
KBS 클래식 FM에서 '로맨틱 라흐마니노프' 특집 방송이 있는 날이다. 공영방송 50주년과 FM라디오 개국44년에 맞춘 행사다.
4월 2일 오전 07시부터 자정까지 17시간 동안 '라흐마니노프'의 음악 세계를 펼친다. 그의 교향곡과 연가곡, 오페라 등을 감상할 기회다. 클래식에 상식은 없지만 마음이 여유로워져 항상 가까이 하게 된다.
피아노 두 대가 협주(협연)한다는 의미로 '176 건반의 노래'를 제목으로 붙여 진행한다. 박은식ㆍ윤아인 피아니스트가 여의도 신영 체임버홀에서 파트1 타임에 출연해 라이브로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한다. 진행에는 김주영 피아니스트가 맡았다. 파트2에는 홍소연 아나운서와 음악박사 계희승, 소프라노 서선영 등 여러 음악가들이 한자리에 앉는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라흐마니노프는 지휘자로서도 활약하는 음악 천재다. 진행자와 출연자 모두 극찬 일색이다.
피아노 신동이라 불리는 작곡가인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1873~1943)'는 러시아 출신 음악가다. 중부 도시 예카데린부르크에서도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5일에 걸쳐 그의 작품을 선보인다고 한다.
러시아 제국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4세 때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고 10세에 작곡을 할 정도의 수재다. 20대에 슬럼프를 겪는다. 사촌과 결혼 후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1917년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자 40대에 노르웨이를 거쳐 다음해 미국으로 망명한 낭만주의 거장이다.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고향 땅을 밟지 못하지만 조국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의지를 보인다.
ㅡ재탄생ㅡ
탄생 150주년, 서거 80주년 4월 1일 생일을 맞는 시점에 그를 기리는 행사가 여러 음악당에서 울려퍼진다. 그의 음악이 단순함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시선에도 개의치 않는 뚝심있는 음악인이다.
그가 떠나고 한 세기가 가까워도 여전히 그의 음악성을 연구하는 박사들이 밤잠을 설친다. 그의 독특한 연주 기법에 매료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클래식 대중이 그의 음악에 대해 극찬한다. 슬픔과 한限을 바탕으로 하기에 우리 정서와 맞기 때문이다. 그의 체온은 아직도 따스하고 숨을 쉰다.
김형준 음악 칼럼니스트는 "피아노는 난이도가 높기로 유명하고, 그 외 교향곡이나 기악곡에서는 대중의 정서를 찌르기도 한다"고 평한다.
2021년 영국 '클래식 FM'이 집계한 '가장 사랑받는 작곡가' 순위에도 오른다. 브람스와 드보르자크 다음으로 27위에 오를만큼 인기도가 있다. 여러 설문 조사에서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곡가 1위로 자주 등장한다.
피아니스트들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 협연에 신들려 있다. 클래식 애창곡 1위를 기록할만큼 인기 상위다.
그의 친구에 대한 일화가 있다. 자신이 존경하는 '요제프 호프만'을 위해 협주곡 3번을 선물했다. 호프만의 손이 옥타브를 겨우 짚을 정도다.
라흐마니노프는 엄지로 '도'를 짚은 상태에서 새끼손가락으로 다음 옥타브의 '라'를 짚을만큼 길다고 한다. 엄지에서 새끼손가락을 펴면 30cm나 된다고 한다. 누가 이런 곡을 연주할 것인가!
4월 1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연주가 있었다. 김선욱 피아니스트가 통영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 2번을 선보였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연주 천만뷰를 돌파한 기록이 있다. 총 네 개의 협주곡을 작곡한 그의 작품이 뮤지컬로도 공연되고 있다. 시냇물 흐르듯 하다가 바위에 부딪는 음률을 느낀다.빠름과 느림의 반복은 인생살이의 질곡이다. 별빛에 빨려들 듯, 비바람에 쫓기며 감전되는 느낌의 2번을 새기며 듣고 또 듣는다.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올 6~12월 테마연주회를 갖는다. '리추얼 라흐마니노프'라는 이름으로 네 차례 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그가 남긴 음악이 후대에 교훈으로 남는다. 유명 음악가와의 만남은 행운이다. 탄생 200주년 기념이 기대된다.
2023.04.02.
첫댓글 4월을 맞으며
'라흐마니노프'의 음악 세계와 만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멋진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