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m 길이의 웅장한 몸집에 나치의 갈고리 십자가(하켄크로이츠)를 선명히 휘날리며 유럽과 미국을 왕복하던 이 비행선의 공식명칭은 LZ 129였다. 힌덴부르크 호는 1936년에 취항한 이후 작은 사고도 없이 62회의 비행을 하였으며, 이중 35번이 대서양횡단 비행이었다. 평균 시속 120 킬로미터로 지상 300에서 1000미터 상공을 유유히 떠다니는 이 호화비행선으로 독일에서 미국의 뉴저지까지 여행하는데 드는 요금은 당시로서는 엄청난 400달러에 달했다. 승객을 위한 객실과 난방장치, 식당은 물론 중량을 고려하여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특수 그랜드 피아노가 설치된 라운지와 바, 심지어는 산책용 통로까지 완비되어 있었다.
힌덴부르크호의 비극이 벌어진 날인 1937년5월 6일. 힌덴부르크호는 프랑크푸르트로부터 목적지인 미국의 뉴저지 주의 레이크허스트 국제공항에 도착하여 지상에 계류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거대한 불길이 일어났다. 기체의 대부분인 수소가스가 연소되면서 생긴 불지옥에서 승객의 비명을 들은 목격자도 있었다.
이 사고로 97명의 승객중 36명이 사망했다. 1차대전에서 공군기로 사용되었던 체펠린 비행선과 마찬가지로 이 힌덴부르크호도 수소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불에는 매우 취약한 기종이었다. 사고 당시 이 참사가 정전기의 급작스런 발생으로 흘러나온 가연성 수소가스에 불이 붙었을 것이라고 추측되었으나 당시 한창 기치를 올리던 히틀러의 나치에 반대하는 세력이 폭탄을 설치했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여러 가설들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착륙 직전, 바람 때문에 좌우로 급회전을 하는 동안 과부하로 인해 케이블이 끊어져 수소 탱크를 찢어버린다. 이로 인해 탱크에 있던 수소 가스가 새어나간다. 목격자들이 보았던 비행선 위쪽의 물결치는 듯한 표면은 새어나간 수소 가스였다. 당시 흐린 날씨로 인해 비행선은 강한 전하를 띠고 있었다. 착륙을 위해 내린 밧줄을 통해 비행선의 금속 몸체에 있던 전하는 지상으로 흘러나가지만, 전도성이 낮은 비행선 표면의 전하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에 따라 금속 몸체와 표면 사이에 큰 전압차이가 생기고, 결과적으로 스파크가 발생하여 수소 가스를 점화시킨다. 이 참사로 인하여 비행선에 의한 여객수송시대는 막을 내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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