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것은 무엇인가?” 물으면 저마다 다른 답이 나온다. 돈(錢) 많이 버는 것이 가장 즐겁다는 사람도 있고, 미인美人을 많이 만나는 것이 즐겁다는 사람도 있으며, 좋은 책을 많이 보는 것이 즐겁다고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즐겁다는 사람도 있으며, 큰 권력자가 되었으며 좋겠다는 사람도 있다.
나는 좋아하는 일만 하고 좋아하는 사람만 만나도 행복할 것 같지만 그것만은 아니라는 걸 살아가면서 하나하나 깨닫는다.
“이 세상에 지극히 즐거운 것이 있으니, 현락絃樂도 아니요, 관락管樂도 아니요, 아홉 마당이나 만 가지 춤도 아니며, 높은 당堂 큰 집 바람맞이 난간, 달뜨는 정자, 대숲 꽃 언덕 사이에서 술잔이 오가는 것도 아니다. 군자君子가 이 세상에서 스스로 즐길만한 것이 있으니, 다만 자신의 마음속과 몸으로 깨달아야만 나타나는 것이다. 신묘한 즐거움은 남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에게 있는 것이다. 무엇이 즐거움이냐, 부자父子 사이에는 친함이 있으며, 군신君臣 사이에는 의리가 있고, 처를 공손히 하며, 일을 잡기를 공경히 하여, 남과 충성스럽게 되면 무례한 오랑캐 땅에 가도 또 가난하고 천하여도, 걱정스럽고 어려운 처지에서도, 부귀富貴는 어디서나 저절로 얻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 그렇게 하면 사람의 욕심은 말끔해지고 하늘의 이치는 흔연해져서 처하는 곳마다 편하고 만나는 곳마다 즐거워진다.“ <매월당집>중에 나오는 <의롭지 않은 부귀는 뜬 구름과 같다>는 글이다.
무엇이 나를 편안하게 하고 무엇이 나를 불편하게 하는가? 생각해 보면 그 차이가 아주 작은 것인데도 그 작은 차이 때문에 내 마음은 가끔씩 천국과 지옥을 오르내린다.
매월당의 말처럼 살면 편할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사는 사람은 자꾸만 적어지고, ‘양심이라는 이름의 손끝에 가시.’를 빼버리고도 뜬구름 같은 부귀를 쫓아서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사람이 너무 많은 이 세상,
좋은 사람 몇 만나고, 좋은 경치 많이 보고, 좋은 책 읽으며 보내면 행복하지 않을까? 조물주가 아니라서 마뜩잖은 사람들에게 어떤 참견도 할 수가 없는 그것이 문제로다. 2024년 4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