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거의 매일이다 시피 생각해 놓은게 있었다..
그것은 일을 하다 운치 좋은곳에 떨어짐.
것도 새벽녘에..
교통이나 픽업 그 모든것을 거부하고.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어제가 그 생각과 딱 맞아 떨어진 날이었다
청담사거리 주요소 옆길에서 양수리 가는 손을 만났다
올림픽 대로를 이용해서 팔당대교를 넘기로 도로를 머리에 그린후 출발~
밤공기가 많이 차가와 지긴 했지만 창문에 조그만 틈을 내어
한강변의 공기를 들이 마시는 일은
늦은밤의 피로를 잊게 해주는 청량제 같았다..
한참을 달리니 미사리 카페촌이 나온다..
산타모..발렌시아..해적...쉘부르..@@@.....
이른새벽이 다 되어 가는 시간인데도 네온의 불빛들은 휘황찬란 하다
로마라는 카페를 지나고..팔당대교를 넘는다..
팔당대교위 가로등 불빛은 내 맘을 충분히 들뜨게 했다
주욱~..늘어선 불빛들이 무슨 축제의 찬란한 무대 분위기다..
팔당대교를 지나 남한강을 끼고 달리는 강변도로..
곁눈질로 희끄므레한 강물을 힐끗힐끗 훔쳐본다..
터널속의 네온광처럼 빛나는 불빛들은 황홀할 지경이다..
나만이 느껴보는 시간은 금방 지나가 버리고
어느새 양수리 주차장에 도착 해 버렸다.
사실 양수리 주차장은 요즘 내가 그리던 그런 곳이 아니다
맘 속으론 도착지가 양평읍 어느곳 더 깊숙한 곳 이었으면..하는맘 이었는데..
손이 하는말은 내 마음을 강타 하기라도 하듯 짜릿한 전률이 흐를 지경이다..
내가 먼저 손에게 물었다..
도착지가 이곳 양수리 주차장 이냐구?..
손이 말했다..
사실은 여기서 한참더 들어 가야 하는데 그러면 기사님이 나올수가 없으니..
차를 이곳 주차자에 세워두고 택시를 타고 들어 간다"는 그 말이
나에겐 마치 갈증날때 마시는 물 같은 기분이었다
손의 말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저..그럼 그 택시비용을 제게 주신다고 생각하시구요..제가 댁까지 운행해 드리면 더 좋치 않을까요?
그럼 나야 좋치만..기사님이 곤란 하실텐데..
아..아닙니다..저..이곳을 잘 압니다..거기 들어가서..콜택시 불러서 나오면 됩니다..
계약은 성사가 되었다.
손의 집이 서종면이라니..속으로 아마도 문호리 쯤 이겠구나..하는 짐작을 했다..
양수리 주차장을 출발하여 달리는 도로변은
어둠에 묻혀 추상화 처럼 보이지만..
틀림없는 절경임에 확신을 했다.
사실 이곳은 내가 다녀본 길 이었고..
새벽녘에 꼭 한번 걸어보고 싶었던 바로 그 길 이기도 했다.
목적지 까지 도착한후 손이
콜택시를 불러 준다는걸 마다하고
내가 불러서 가겠다고 손을 들여 보내고 무작정 걸었다.
손의 말에 의하면..이곳 고개를 넘으면 마석 쪽으로도 갈수 있다고 한다
하여튼 난 무작정 걸었다..
길 모퉁이에 편의점이 보였다..
그곳에서 뜨거운 물에 커피를 한잔타고..또 바삭 과자를 한봉지 샀다..
난 계획대로 길을 타고 걷기 시작했다..
과자를 씹어 대면서..
남한강변인지 북한강변인지는 잘 모르겠다.
길을 사이에 두고 한쪽은 산이고 다른 한쪽은 끝없이 이어진 강변길을 걷고 또 걸었다..
달리는 차들의 불빛만 보이면
난..얼른 길가 옆 숨을만한 곳을 찿아 납작 몸을 낮추었다.
혹시라도 그 차들 때문에
나만이 즐기는 그 행로에 방해를 받기가 싫었다.
시계를 보았다..
새벽4시가 넘었다.
같은 소속 동료 에게서 픽업한다는 연락이 왔으나 마다 하고
강변길을 따라 계속 걸었다.
걷고..또 걸었다..
거의 30분이상을 걸은것 같다..
이젠 달리는 차량도 거의 없다
강 건너 저쪽에 몇개의 불빛들이 보인다..
누가 한 말이 생각이 났다.
저 곳은 부자들의 별장이 즐비한 곳이라고..
써글..
경치 좋은곳은 알아가지구..
가진자 들은 어디든 장악하는 힘을 발휘하는구나..
산속에서 무슨 벌레들 울음소리 같기도 하고..
새소린 아니구..무슨 짐승의 울음 같기도 하고..
이상한 소리들이 들린다..
무서움 같은건 던져 버리기로 작정하고 나선 길인데..
갑자기 묘한 생각이 든다..
강 쪽을 바라 보았다..
희끄므레하게 흘러 가는 강물에서 물 귀신 이라도 불쑥~올라오면..
아..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진다..
여기서 콜택시 라도 부를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중도에 멈추는게 싫었다
이왕 여기까지 걸었는데..
꽤 많이 걸어 나왔고..
그리고 날도 희미하게 밝아오니
가을날의 남한강변 아침을 보고싶은 욕심이 생기자
무서움 같은건 저만치 사라져 버린다..
귀신..
있을수도 있겠지..
하지만 귀신이 날 잡아 가겠냐..잡아가라면 가라지뭐.. 죽기아님 까무라 치기다..
인생사 운명에 맡긴 내가 아닌가...ㅎㅎ
마음을 그렇게 먹으니
새벽 공기가 내장을 다 뚫을 정도로 싸하고 상쾌하게 느껴졌다
이젠 강가에서 솟아 오르는 물안개가 보이기 시작한다..
멋있다__!!
가슴이 시리도록 멋있다..
혼자만 보는게 너무 아깝지만..어쩔수가 없다..
잠시 발길음을 멈추고 도로변에서 강물을 쳐다 보았다..
공연히 눈시울 콧등이 찌잉~한다..
그리고 내 지난날들도 생각이 난다..
그리고 내가 가야 할길도 그려본다..
계획은 확고한데 이루어 지기는 무척 힘이드는 나의 길..
생각이 거기까지 닿자 갑자기 설움이 복바친다..
내가 왜..지금 이시간 이 곳에서 울먹이고 있는지..
갑자기 너무 센티해져 버린 내 감정을 추스려 준건 쌩~하게 달리는 차량한대..
어이쿠..이런곳에서 무슨 감정에 복받혀 울고 싶어서..
내가 요즘 그리도 낯선곳을 걷고 싶어 했던가..
강둑은 아니지만 강둑이 되어버린 도로 가생이에서
쥐고 있던 바삭과자를 꺼내 강물에 던져 보았다..
자세히 보이지는 않치만..틀림없는 고기들이다
물고기 들이 튀어 올라 과자를 받아 먹는다.
기분이 업된다..
젠장 과자를 한봉지 더 살껄..ㅎㅎ
울적해진 마음을 다 접고..
산..물..그리고 물안개 산새소리..
이런 정경들을.. 그리 흔하게 볼수가 없을테니
내 마음 내 이 두 눈속에..
새벽에 이런길을 혼자서 걷고 싶은맘 다시는 들지 않게 충분히 담아가자..ㅎㅎ
저만치 앞에 철길이 보인다..
얼만큼 걸었는지도 모르겠다..
산,나무,물,안개,그리고 자연의 소리들..
그리고 그동안에 나도 모르게 쌓여 있었던 울분 같은것들..
그 모든것들을 뒤로 하고..
양수리 종점에서 서울행 녹색버스에 몸을 실었다..
달리는 버스창을 통해
나머지 남한강변의 아침 풍경을 즐기면서
안개에 휩싸인 남한강이 참 신비롭다..신비롭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듯 나도 모르게 스스르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