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암 검진과 수술 함부로 받지 마라[PART3]- 24.채소주스,면역요법 등 수상한 암 치료법에 주의하라
수상쩍은 암 치료법이
넘쳐나고 있다
의사들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 방법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저서가 무수히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제목만 보면 그렇게 자신만만할 수가 없다. “이렇게 하면 암이 사라진다”, “이 방면으로 암에서 살아났다”, “암에 효과적인 OO의 경이로움”, “암을 사라지게 하는 OO의 기적” 등과 같은 식이다.
그 책들에서 다루어진 방법을 열거해 보면 한방약, 침과 뜸, 마이너스 수소이온, 활성수소수, 초고농도 비타민C 수액 주입, 마크로비오틱(macrobiotic), 프로폴리스(propolice), 거슨(Gerson)요법, 가루 우류 단식, 당근주스, 채소주스, 청즙(靑汁), 미역, 다시마, 쌀식초, 타히보(Taheebo)차, 유산균 생산물질, 아가리쿠스 버섯, 면역요법, 림프구요법, 백신, 소면, MMK요오드, 게르마늄, 비파나무잎 등 무궁무궁하다. 이 세상의 암이란 암은 다 고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이 암이 사라졌다거나, 말기 암의 증상이 나타나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다시 살아온 사람은 내가 진찰한 수백 명의 환자 중(세계의 여러 논문을 봐도)에는 한 사람도 없다. 진짜 암은 발생하면 즉시 여기저기 장기로 전이해, 종국에는 반드시 숙주의 생명을 앗아간다.
그런데도 “암을 고칠 수 있다”는 의사들의 주장은 진실한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나는 여러 가지 논문과 자료를 읽고, 검증해 보았고,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의사들이 위와 같은 요법이 유효하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주로 환자의 ‘암이 사라졌다’, ‘축소되었다’, ‘더 이상 커지지 않는다’, ‘선고 받은 남은 수명보다 오래 살았다’ 등의 체험담이었던 것이다.
실질적으로 암 진단에 꼭 필요한 ‘병변의 일부를 채취해 현미경으로 세포를 조사’하는 일조차 하지 않은 엉성한 에피소드가 지나치게 많았다. 예컨대 폐의 음영을 전이 암으로 진단하고 자신의 요법을 권한 뒤, 암이 사라졌다고 주장하는 식의 속임수가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왜 수상한 암 치료법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생각될까?
그렇다면 수상쩍은 치료법들이 어째서 효력이 있는 것처럼 생각될까? 첫 번째는 현미경으로 검사해도 암의 오차율이 매우 높고, 외국에서는 ‘양성 종양’으로 보는 것을, 일본에서는 ‘암’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또한 증상이 없는데 발견되는 암은 대부분 커지지 않는 잠재 암이거나 전이하지 않는 유사 암으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의사는 “이 방법으로 암이 사라졌다”라며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말한다. 명백한 속임수도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채혈만으로는 암을 검진할 수 없는데도 “채혈을 하면 암을 알 수 있다”며 대규모 채혈 부대를 조직해 거리로 내보내서는 일반인으로부터 큰돈을 뜯어내고 있다.
두 번째는 방사선이나 항암제를 같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어떤 것이 효력을 나타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환자의 체험담에는 “이 방법으로 상태가 개선되었으니 효과가 있다”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 경우는 ‘플라시보(위약) 효과’가 의심된다. 밀가루 등으로 만든 위약이라도 의사가 자신 있게 “효과가 있다”라고 말하면, 두통이나 불면을 호소하는 환자의 약 30퍼센트가 효과가 있다고 느낀다. 이런 결과는 다른 실험에서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의사가 책까지 써서 “이것으로 암을 고칠 수 있다”라고 단언하니 플라시보 효과도 상당할 것이다.
세 번째로 상태가 개선된 것은 그때까지의 치료법을 그만둔 덕분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마루야마 백신은 암 치료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개발자 마루야마 치사토(丸山千里)는 검진을 받은 환자들에게 우선 지금까지의 치료를 즉시 그만두라고 지도했다고 한다. 환자들은 대부분 부작용이 강한 항암제를 계속 사용해 왔을 것이므로, 상태가 개선되고 좀 더 오래 살게 된 데에는 항암제 사용을 그만둔 효과가 크게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효과를 보았다는 환자의 체험담 중에는 “의사는 반년밖에 살지 못한다고 했지만, 몇 년이나 살고 있으니 효과가 있다”라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나는 ‘시한부 반년’ 선고를 받은 진행 암을 방치해서 3년, 5년, 길게는 10년이나 산 환자도 여러 명이나 알고 있다.
면역요법은
암 치료에 효과가 있을까?
암을 치료한다는 방법들은 하나같이 연명 효과조차 증명되지 않았음에도 비용은 상당하다. 특히 프로폴리스, 상황버섯 배양균 개체 등은 의사 말대로 복용할 경우 한 달에 20만 엔 이상 드는 것이 보통이다.
건강보험을 사용하면 수천 엔의 본인 부담으로 충분할 검사를, 자유 진료(공적 의료보험제도 범위 밖에 있는 진료)로 전환해 한 번에 10만 엔 단위를 청구하는 의사도 있다. 그런가 하면, 어느 국립대학 교수가 선전한 요법은 1치료 단위에 2,000만 엔으로 내가 들어본 비용 중에 최고 금액 수준이었다.
큰돈을 지불하고 명을 단축한 환자들의 사례도 많다. 혈액 암은 고형 암과 달리 항암제가 잘 듣는데도, 자연 치유력을 높이는 요법에 집중해 세상을 떠난 환자가 있었다. 어떤 환자는 내게는 비밀로 하고 약나무 달인 물을 계속 마시다가, 갑자기 온몸의 피부가 벗겨져 고통 속에서 숨을 거두었다.
한방약은 흔히 암에 효과가 있다고들 하지만, 한방약 제조회사 쓰무라순천당의 약리연구소 소장이었던 호소타니 에키치(細谷英古)는 20년 전에 쓴 저서 《한방의 과학》에서 “암을 치료하는 한방약은 없다”라고 선언했다. 지금도 이 설은 바뀌지 않고 있다.
또한 뒤에서 자세히 이야기하겠지만, ‘면역’이라는 이름이 붙은 암 요법에는 근본적인 모순이 있다. 흔히 “인간의 몸속에는 하루에 약 5,000개의 암세포가 생기지만, 면역세포가 그것들은 없애준다”고 한다. 물론 독감 바이러스처럼 외부에서 침입한 ‘이물질’의 경우 면역세포가 이를 붙잡아 제거한다. 그러나 암 세포는 몸속의 정상 세포가 변이를 일으킨 것이다. 몸속의 단백질을 사용해 성장한 ‘자기 자신’이므로 면역세포는 이를 이물질로 인식하지 못한다. 면역요법 자체가 모순이라는 말이다.
*위 글은 곤도 마코토(近藤誠)의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더난출판, 이근아 옮김) 중 일부를 옮겨본 것입니다. 곤도 마코토는 1973년 게이오대학교 의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가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 도쿄 제2병원(현 국립병원 도쿄 의료센터) 방사선의학센터를 거쳐, 1983년 임상 동기들 중에서 가장 빨리 게이오 의과대학 방사선과 전임강사가 되었다. 유방온존요법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으나 암은 무조건 수술이나 항암데 위주로 치료하는 기존 의학계 입장에서는 눈엣가시라 전임강사에서 출세길이 막혀버렸다. 정년을 1년 앞둔 2013년에 곤도 마코토 암 연구소(www.kondo-makoto.com)를 개설하여 세컨드 오피니언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항암제는 효과가 없다’, ‘건강검진은 백해무익하다’, ‘암은 원칙적으로 방치하는 편이 좋다’는 등의 위험한 고백으로 의학계에서는 눈 밖에 났지만 환자 중심의 치료를 실현하기 위해 의료정보 공개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항암제의 독성돠 확대 수술을 위험성 등 암 치료에 관한 정보를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소개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제60회 기쿠치간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환자를 상품으로 취급하는 현실에서 자신보다 환자를 더 사랑한 의사의 진심 어린 고백을 담고 있다. 과잉 진료로 이어지는 조기 암 진단이나 건강검진에 현혹되지 않도록 의학 상식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병원과 약을 멀리함으로써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