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중수청·공수처 혼선
이재명 수사는 공수처 몫이지만, 일반이적 혐의는 중수청서 조사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10월 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25사단 DMZ 작전간 지뢰 폭발상황 관련 합참 합동 현장조사 TF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이날 수행된 군사분계선 이남 북한군 지뢰 제거 작전의 영상을 캡처한 모습.
한 시민단체가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과 관련해 이재명을 일반이적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을 두고, 경찰이 예정돼 있던 고발인 조사를 미루려다가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고 예정대로 진행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언론사에 “경찰은 사건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넘기려고 하고, 다른 수사기관들은 서로 안 맡으려는 분위기 같다”며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수사할 때 검찰과 경찰, 공수처가 서로 달려들던 모습하고는 딴판”이라고 말했다.
언론사 취재를 종합하면,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지난달 21일 경기 파주시 남측 DMZ에서 북이 매설한 지뢰가 폭발해 군 간부 3명이 크게 다친 일과 관련해 이재명과 안규백, 강신철 등 9명을 직권남용·직무유기·일반이적 혐의로 같은 달 26일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이에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대는 이달 16일 오전 10시 고발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하루 전(15일) 오후 3시쯤 경찰은 고발인 측에 전화해 “중수청이나 공수처에 넘겨야 하는 사건인지 검토가 필요하다”며 조사 연기를 통보했다.
고발인 측은 “경찰이 ‘어느 기관이 수사할 수 있는지 여기저기 문의하고 있는데, 중수청의 회신이 늦어지고 있다’면서 조사를 연기하자고 했다”면서 “‘갑자기 미루면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했더니 몇 시간 뒤 다시 전화와 예정대로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사건에 대해 중수청은 “(중수청) 개청 전에 경찰에 접수된 사건은 우리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고, 공수처는 “수사 대상이 맞는지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니 경찰이 먼저 수사를 진행하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현직인 이재명은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지만, 일반이적 혐의는 중수청 수사 대상인 7대 주요 범죄 중 하나다.
이를 두고 법조계 한 인사는 “법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고 수사 기관이 난립하면서 생긴 혼선”이라며 “특히 현직 대통령 사건이니 서로 맡지 않으려고 주저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한편, 또 다른 시민단체인 대한민국주권수호본부가 같은 내용으로 이재명 등을 일반이적 등의 혐의로 서울중수청에 고발한 사건은 서울중수청 반부패수사국에 배당됐다. 중수청 관계자는 “이 사건은 개청 이후 접수된 사건이어서 배당을 했고, 개청 전 경찰에 접수된 사건은 명확한 법 규정이 없어 통보가 오면 일단 반송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