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B612호의 장미꽃
(부제 : 꽃은 아직 어린왕자를 사랑한다)
#1
"....나와"
"아이구, 죄송합니다"
"............나오라고"
"에에- 죄송하다니깐요?"
"내 말을 못알아듣는거냐, 강 연. 어서 내 앞으로 나오지 못하겠느냐?"
"아아, 나갈께요. 교실 밖으로-"
"강 연!!!!!!!!!!!!!!!!!!!!!!!!!!"
"안녕, 여러분! 난 여러분들의 공부를 방해하지 않기위해 대신 정의를 실현하러 밖으로 나갈꺼에요..!"
'드르르륵-'
내가 멋진 대사를 던지고 교실을 나가버리자 등 뒤로 들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동태선생의 고함소리..
에이, 결국엔 나와버렸잖아. 공부 좀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내가 잠시 눈감고 생각한거라는데 눈 튀어나온 동태선생은 왜 굳이 졸았다고 우기시나...
그러니깐 선생들이 학생들에게 존경을 못받는거라구. 학생의 말도 믿을 줄 알아야 올바른 선생인 거야.
투덜투덜 대며 내가 간곳은 우리 학교 운동장 스탠드.
"에, 난 이제 혼자 무엇을 해야 하나......."
나온지 5분도 안됐지만 벌써 심심하다 생각하며 눈 앞의 개미 행렬을 쫓아 발걸음을 옮기고 있자니,
내 구경거리였던 개미들은 개미굴로 들어가버리고 난 쪼그려 앉아 날 외롭게 만든 개미들에게 복수하고자 개미굴을 모래로 덮어버렸다.
"어? 그러면 안되는데.."
"흐에엑! 깜짝이야!!!!!!!!!!!!!"
"흐에엑! 나도 깜짝이야!!!!!!!! 너 왜 개미를 괴롭히니!!!"
뭐지, 내 옆에서 같이 쪼그려 앉아서 이곰돌이푸 인형탈을 쓰고 있는 남자목소리의 주인공은...
"너 누구야."
"어어! 이상한 사람이랑 말 하면 안되는데.."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는 건지 곰돌이 푸는 한참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곧 대답했다.
"난 푸야. 연아, 안녕?"
정신병자인가...
"으허억..어, 어. 나도 안녕. 내이름.. 명찰보고 알았구나. 어쨌든 너,"
"푸라니깐. 내 이름은 김 푸야."
"김 푸, 너 여기 어떻게 들어왔어. 너 누구야!? 알바하다 온 애냐? 학교에 푸 인형탈쓰고 푸 옷도 입고, 와-맞으면 어쩔라고..
너 나보다 깡좋다!"
"난 알바하다 온 애 아니야. 교문을 넘어 왔어. 근데 여기 오기 창피해서 곰돌이 푸의 가죽을 빌렸어.
왜냐면 난 피글렛을 기다리러 온거거든. 저기 피글렛있잖아. 저어기!"
저 커다란 몸집의 인형탈과 인형옷을 입고, 교문을 넘었다는 것에 감탄하며 푸의 노란 손가락을 따라 눈길을 옮겨보니 피글렛이라기 보단 키가 엄청 큰 우리 학교 남자애가 뒤통수를 보이고 서있었다.
"쟤가 피글렛이야? 쟤는 뭐하는거야?"
"어떤 토끼한테 고백받는거야."
토끼라... 어디 토끼 면상 한번 보자 생각하고 쪼그려 앉은 몸을 오리 걸음으로 오른쪽으로 좀 옮기자, 푸도 날 따라오며 말했다.
"그렇지, 연아? 토끼가 있지? 꽤 예쁜 토끼야."
음, 역시 토끼라기 보단 토끼처럼 생긴 예쁘장한 여자애가 볼을 발그레 붉히며 몸을 비비 꼬면서 키 큰 남자애 앞에 서있었다.
"아, 저 여자애가 토끼야? 음, 토끼처럼 생기긴 했다.. 근데 너 왜 갑자기 친한척이냐."
"..우리 친한거 아니였어..? 아, 나 상처받을 것 같아.."
"우선 너가 빌린 푸 머리가죽부터 벗고 너 진짜 이름이랑 나이를 밝히면 친한 척말고 진짜 친한 거 해줄게."
푸는 노란 손으로 턱을 괴고 있더니 큰 머리를 끄덕거리며 탈을 벗었다.
"그럼 정말 우리 친한거다."
땀에 절은 갈색머리에 갈색 눈동자... 잘생겼구나. 너!
"나는 김 태영이야. 열아홉이지만 열아홉답지 않게 열아홉답지 않게 하고 다니는 열아홉이야. 나는 그러니깐 열아홉이야."
"뭐래"
"응?"
"아니야. 나도 열아홉이니까 동갑이네. 그나저나 넌 왜 학교 안가?"
"그럼 넌 왜 교실 안가?"
정곡을 찔리다니....
"........내 발로 나왔지만 내발로 나온거라곤 할수 없는 그런 사정이 있어"
"난 옆 학교 다니는데 정학 당했어. 근데 피글렛이 이학교 다녀서 나는 친구니까 피글렛이 고백받는거 구경나온거야."
그러니까 이 정체 모를 이상한 아이에 대해 한 마디로 정의해보자면
'이름은 김태영인 옆학교 다니는 정학당한 학생이자 열아홉이지만 열아홉답지 않게, 열아홉 답지 않게 하고 다니는 열아홉인 피글렛 고백받는거 구경나온 아이."
구나..
뭐야, 그래도 모르겠다.
"우리 이제 친한거야?"
"응. 내입으로 그렇게 말했으니까 그러긴 한데... "
"우리가 친해진 기념으로 피글렛 고백받는거 구경하자."
"흠.."
역시 이상한 아이.. 어찌됐든 이 김태영이란 아이와 함께
계속 토끼와 피글렛의 고백 장면을 구경해보자니, 피글렛이 토끼에게 뭐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그러자 토끼의 표정이 하얗게 질리더니 눈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한다.
"뭐야, 야, 김 태영! 피글렛이 토끼 울렸어!"
어느새 꽤 친근해진 이름을 부르자 대답이없다..
"씹냐?!!"
좀크게 소리를 지르며 김태영이 있었던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 곳엔 아무도 없었다.
"뭐야, 무섭게..."
응? 바닥에 돌멩이로 그려져있는듯한 무늬는 뭐지?
"...음.. 글씨였구만..비.....비밀.......뭐라는.......헉.."
와. 이 자식 병신이였구만...
글씨를 다 읽고 어이가 없어 새로생긴 친구(?)가 병신이라는 사실에 허탈하게 웃으며 피글렛이 있던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피글렛과 토끼는 떠난지 오래..
'♪ ♩ ♬'
종이 울렸다. 아직 쭈그려앉아 있단 사실을 깨닫고 허리를 피고, 다리를 일으켰다.
"이제 동태선생은 교무실로 돌아갔을라나?"
강 연이 떠나고 간 자리에 남아있는 바닥에 쓰인 글씨.
'비밀인데 난 사실 소행성 B612호에 살았던 어린왕자야, 잘 부탁해. 장미꽃'
-====================================================================================================
안녕하세요, 신인작가 포테토굿이에요^^
가입한지 오래됐다만 처음쓰는 소설..하하
어쨌거나 아무쪼록 즐겁게 읽어주시구요!
앞으로는 주말에 업뎃을할꺼예요!
재밌다면 확코!
우하하하하
업쪽=소행성!
<꺅! 이 켈그는 쁘띠망크림언니가 해주었어요♡ 감사함니다.>
첫댓글 즐감, 소행성
꺅. 즐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