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급성 백혈병) 투병 구백스물다섯(925) 번째 날 편지, 2 (음식, 건강) - 2023년 3월 20일 월요일
사랑하는 큰아들에게
2023년 3월 20일 월요일이란다.
오늘 편지 배경음악은 ‘은혜 - 2시간 연속 듣기’를 올렸으니, 먼저 클릭해서 찬양을 들으면서 편지를 천천히 읽어 보시게…….^^
사랑하는 큰아들아
한국 라면은 1963년에 태어나 올해 환갑으로, 라면은 도전의 상징이라네.
86아시안게임 육상 3관왕 임춘애는 '라면 소녀'가 됐고, 영화 '넘버3'의 송강호는 라면만 먹고, 챔피언이 된 권투 홍수환을 빗대 헝그리 정신을 강조했구나.
사랑하는 큰아들아
이성에 고백할 때 "라면 먹고, 갈래?"라고 할 만큼 일반화된 멘트가 또 있을까?
라면 도전정신은 해외로 옮겨져 '파이어 누들 챌린지'를 계기로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60년 '라면의 기적'…배고파 먹던 라면이 한국 배를 불렸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해외에서 K 라면의 인기가 뜨거운데,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도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는데, 18일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수출액은 7073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2% 증가했고, 1~2월 누적 금액은 1억3224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8% 늘었고, 한국 전체 수출이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 비상 상황이란 점을 고려하면 효자 상품이라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라면의 작년 수출은 사상 최대인 1조 원에 육박하는데, 관세청 수출입실적 기준 작년 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13.5% 증가한 7억6541만 달러(1300원 기준, 약 1조 원)로, 5년 전 3억8100만 달러에서 2배 이상 성장했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코로나19로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 라면 산업 성장에 큰 동력이 됐고, 영화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 BTS 등 한류 문화 확산과 '파이어 누들 챌린지'의 유행 등은 해외시장에서 한국 라면에 날개를 달아줘 2019년 4억6699만 달러였던 국내 수출액이 2020년 6억357만 달러로 급등한 이후 줄곧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해외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라면은 수출에 잡히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에서 팔리는 라면은 연간 2조 원에 근접한 것으로 해외공장 4곳을 가진 농심은 북미에서 매출 4500억 원, 중국에서 2000억 원을 기록했고, 러시아에 공장을 운영하는 팔도는 3000억 원을 현지에서 판매했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인스턴트 라면은 대만계 일본인인 안도 모모후쿠가 개발했다는 것이 정설로, 이전부터 라면 개발의 시도는 꾸준했지만, 그가 1958년 내놓은 '치킨 라면'이 면을 튀긴 후 건조한 현대의 라면과 가장 유사한데, 이 라면을 내놓은 닛신식품(일정식품)은 이후 일본 최대 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국내에서 처음 생산한 라면은 1963년 9월 출시된 삼양라면으로, 기업가인 전중윤 씨가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박정희 정권에 5만 달러를 빌려 일본 묘조식품(명성식품)에서 제조설비를 수입해 생산한 것이 라면 사업의 시작이라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일본에서 기술을 가져온 라면이지만, 수출은 빨라 1969년 베트남에 150만 달러를 수출한 게 처음인데, 월남 파병 군인들에게 라면만큼 적절한 보급 식량이 없었던 것도 영향을 미쳤고, 라면 종주국 일본에도 소량(2만 달러)이지만 수출을 시작했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후발주자인 농심(당시 롯데공업)도 1971년부터 미국 LA지역에 교포를 대상으로 라면을 수출했고, 1984년 삼양식품에 이어 1988년 농심도 수출 1000만 달러를 넘어섰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해외 라면 공장이 처음 만들어진 곳은 의외로 브라질로, 1972년 교민들이 설립해 운영하다 경영난에 빠지자 정부가 나서 삼양식품의 인수를 종용했지만, 43만 달러의 투자에도 경영정상화가 어렵자 삼양식품은 3년 만에 지분을 매각하고 철수했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직접 지은 첫 해외공장은 1984년 미국 LA에 지은 삼양식품 공장인데, 당시 흔치 않은 미국 식품의약처(FDA) 승인을 받았고, 농심은 1998년 중국 칭다오를 시작으로 2002년까지 3개의 공장을 짓고, 중국 시장을 공략했고, 러시아에 용기면 도시락으로 성공을 거둔 팔도는 2002년 현지법인을 세우고, 공장도 지었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2000년대 들어 국내 라면기업의 수출확대전략이 본격화되면서 K 라면의 영토는 지속해서 넓어져 현재 1위 라면기업 농심이 약 100여 개국, 삼양식품이 90여 국에 수출 중으로, 전 세계 135개국에서 한국 라면이 팔리고, 국가별 수출 규모도 커져 연 1000만 달러(약 130억 원) 이상 수출하는 국가는 2017년 11개국에서 작년 18개국으로 늘었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K 라면의 주요 수출국은 중국, 미국, 일본으로, 작년 기준 중국이 1억8892만 달러(약 2500억 원)로 전 세계 수출물량의 24.6%를 차지하고, 뒤이어 미국이 7616만 달러, 일본이 6062만 달러로 3강을 형성한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수출 다변화로 인해 4위권 경쟁도 치열해 필리핀이 3133만 달러, 태국이 3086만 달러, 네덜란드가 3002만 달러로 막상막하인데, 5년 전인 2017년 라면 수출국 순위는 필리핀 9위, 네덜란드 16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현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동남아에서 K라면 인기는 한류 영향이 큰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필리핀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간편식 수요가 증가한 데다 K 콘텐츠에 자주 등장하는 라면에 대한 소비자 증가로 급성장했고, 네덜란드는 건강식인 아시안 음식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현지 최대 슈퍼마켓 '알버트 헤인'에 신라면과 불닭볶음면이 입점하는 등 유통채널 확대 영향이 컸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대만의 공영방송사인 중화텔레비전(CTS) 등에 따르면 대만 식품약물관리서는 17일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 사발면' 수프에서 발암물질인 에틸렌옥사이드가 검출됐다고 밝혔는데, 1월 대만 보건당국은 농심의 수출용 라면 제품인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 사발면'에 대해 유해물질 검출을 이유로 수입을 금지했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비슷한 시기 태국 정부도 같은 제품에 대해 유통금지 조처했는데, 식품업계에선 K 라면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주요라면 소비국의 견제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으로,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만과 태국의 식품 기준은 인체에 유해한 EO(에틸렌옥사이드)와 상대적으로 안전한 2-CE(2 클로로에탄올)를 합산해 표기하는데, 미국 기준을 따르는 한국 등 주요 국가들이 분리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수출 라면에 포함된 에틸렌옥사이드는 기준치를 밑돌지만, 2 클로로에탄올과 합산하는 방식을 취하다보니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판단한 것인데, 이런 기준으로 대만 당국은 최근 수입 라면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있어 작년까지 수입 라면에 에틸렌옥사이드 검출 사례는 인도네시아 제품이 13건으로 가장 많고, 일본과 베트남, 필리핀이 각각 7건, 한국이 3건이라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대만의 라면 검역 강화는 자국 기업 보호 측면이 크다는 평가로, 세계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대만의 라면 소비 규모는 2021년 기준 연간 9억 개 정도로 16위 라면 소비국가지만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38개로 9위로, 자국 내 식품 1위 기업 퉁이그룹(통일기업, 유니 프레지던트)이 라면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최근 수입 라면이 늘어나면서 위협받는 상황인데, 실제 한국 라면의 대만 수출액은 2017년 2000만 달러였지만, 작년 3000만 달러로 증가세라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태국도 K 라면의 성장을 주시하는 국가 중 하나로, 태국의 연간 라면 소비량은 36억 개로 세계 9위 라면 소비국으로,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52개로, 베트남(88개), 한국(73개), 네팔(55개)에 이어 4번째로, 태국은 라면을 '마마'라고 부르는데, 현지 기업인 타이 프레지던트 푸드가 마마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K 라면의 태국 수출액은 2017년 1900만 달러에 못 미쳤지만, 작년 3000만 달러를 훌쩍 넘겼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해외 다른 국가들의 K 라면에 대한 견제는 비단 검역에서만 드러나지 않는데, 작년 중국에선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의 유통기한이 한국 내수용 제품보다 2배 긴 1년으로 표기했다.’며, 문제 삼았고,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에서 유통기한을 넘긴 제품을 중국에 판매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삼양식품은 국가별 식품안전규정에 맞게 신선도를 관리하면서 생긴 오해라고 설명했지만, 상당한 후유증을 겪은 것으로 중국은 전 세계에서 라면 소비 1위 국으로, 홍콩을 포함해 연간 439억 개를 소비한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아무튼, 오늘 오후 편지 여기서 마치니, 오늘 하루도 안전하고, 건강하고, 늘 평안하고,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하며, 주님 안에서 안녕히…….
2023년 3월 20일 월요일 오후에 혈액암 투병 중인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