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책을 읽지않으면 대학생 취급을 받기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생들은 책을 읽지 않아도
대학생 대접을 받는다.
예전의 대학가에서는 서점이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가에서는 술집이 호황을 누린다
예전에는 호스티스들이 여대생 흉내를 내면서 거리를 활보했다
그러나 지금은 여대생들이
호스티스 흉내를 내면서 거리를 활보한다
예전에는 국민학생들이 선호하는 대중음악이나 악세서리를
대학생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초등학생들이 선호하는 대중음악이나 악세서리를
대학생들도 똑같이 선호한다
대학생들과 초등학생들이 똑같은 수준의 문화를 즐기고있는것이다
한마디로 오늘날은 모든 문화가 정체성을 상실해 버렸다
어디를 들여다보아도 뒤죽박죽이다
양심도 죽었고 예절도 죽었다
전통도 죽었고 기품도 죽었다
낭만도 죽었고 예술도 죽었다
그것들이 죽은 자리에 오늘은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밤이 깊었다. 나는 잠이 오지 않는다
이외수. '장외인간 中'
내가 아주 재미있게 읽은 소설의 글귀이다. 읽었을 때 매우 공감갔던 기억이 난다. 이외수선생의 소설을 읽는다면 현 흘러가는 흔히들 말하는 '막장' 사회에 대한 풍자가 적지 않다. 특히 내가 읽었던 가장 최근의 소설 '장외인간' 에서는 특히 이러한 비유가 많이 나온다. 소설을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모든 사람들의 가슴이 죽어가면서 이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매우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있는 매우 유익한 소설이다.
특히 내가 공감했던 부분은 현 사회의 광신적인 기독교, 초등학생 문제, 황금만능주의 같은 것들이 바로 그것이었다. 이쯤 되면 이 얘기가 꼭 나와줘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 이라는 자신들이 당당하게 달고다닐만한 꼬리표가 한개씩 국민의 마음속에 담겨있다. 어디서 예의없는 행동과 이른바 막장사건이 벌어지면 많이들 튀어나오는 그 한마디. '동방예의지국'. 사실 나는 이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것의 유례는 '중국'을 기준으로 하여 동쪽에 있는 한 나라를 뜻하는 '동이' 에서 부터 비롯된 말이라 썩 내키지 않는 말이다. 뭐 사실 이게 중요한건 아니고..
하여간에 요즘 우리의 사회를 보고 있자면 매우 심각하다. 국가를 기업으로 착각하여 국민의 생명도 기업의 협상수단으로 사용하는 대통령. 그리고 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국민. 3개월만에 지지율이 70%에서 20%로 떨어지는 우리네 사회의 현실은 이렇다. 각종 도심지에서는 촛불로 밤을 밝히고 있고, 또 그걸 막는 국가와 사회. 그것으로 부터 저항하는 사람들. 특히 요즘 이것만 말고라도 많은 것들이 이 '대한민국' 이라는 나라에 정이 떨어지게 만든다.
그것은 왜 그럴까? 정보문화의 보급? 인터넷의 보편화? 나는 아직 이 답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 사회는 그 깨어진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오염된 공기를 막을 생각이 전혀 없는 모양이다. 누구 하나 그것을 심각하게 꼬집는 사람도 보기 드물며 누구 하나도 그것을 어떻게 해야한다는 의견조차도 신문, 뉴스를 봐도 도통 잘 알 수 없다. 왜 다들 이 현상에는 관심을 두지 않을까. 그것은 그냥 '애들'의 '놀이' 에 불과한 그 시선때문이다. 사실 아이들의 성격의 대부분은 '놀때' 그 것이 정해진다고 난 생각한다. 애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가장 열광하고 가장 하고싶어 하는 그 일안에서 그들의 생각이 정립되어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보같은 나 조차도 아는 사실을 이 사회는 모르는 거 같다.
장외인간의 글귀에서 적혀있듯. 요즘 초등학생과 대학생은 같은 문화를 접하고 같은 것에 열광한다. 인터넷. 게임. 각종 음란물. 아이돌. 물론 이런것들을 같이 접한다고 어느 한쪽의 수준이 낮아졌다니 하는 말은 시기상조가 될 수 도있다. 하지만 나 올해 25. 그리 많지 않은 나이지만. 인터넷의 보급과 네티즌들의 문화에 있어선 가장 그 변화를 빨리 느껴왔고 또 그안의 한 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내가 초등학생. 국민학생 시절때에는 학교앞에서 파는 100원짜리 아이스크림과. 300원너치의 떡볶이. 그리고 요즘 기억하는 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치토스 안에 섞여있는 동그란 '따조'에 열광하고. 코카콜라, 환타, 스프라이트의 무늬의 요요에 열광했었다. 피구왕통키가 유행하고 축구왕 슛돌이를 따라했던 그나마 지금보다야 순수했던 시절. 하지만 지금의 초등학생 들은 무엇을 하고있나?
대학생들과 같이 총쏘는 게임을하며 느껴지는 카타르시스.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게임을 하면서 그 재미를 느끼고 있다. P2P 사이트에서 '한국' '일본' 이라는 단어만 쳐도 음란물은 홍수처럼 나오고 점점 원색적이고 선정적이 되어가는 TV속의 아이돌에 열광한다. 그리고 어른들을 모방하며 성폭행을 저지르고 또 그런 아이들을 이용하는 어른들이 존재한다.
낭만, 양심, 예의, 기품, 예절, 예술. 다 죽어가고 있다. 모두가 똑같은 바보상자 속에서 희열을 찾고 살색이 많이들어나는 의상을 입은 '소년소녀' 그룹이 TV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 물론 나도 그것에 물들어 있음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점점 초등학생의 문화수준은 도를 넘고 대학생의 문화수준은 잠식된다.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되어가고 있을까. 점점 도덕과 윤리의 수준의 벽을 넘어선 문화들이 판치고 여과없이 받아들여진 그 문화를 그대로 따라하는 행태. 그것이 바로 우리시대의 '초등학생' 이다. 비단 이들만의 문제가 아닌 그것을 방치하는 어른들과 때로는 그것을 이용하는 어른. 그리고 더 나아가 정신없이 놀고있는 이나라의 청년들..
이번에 촛불시위의 현장속에서 벌어진 폭력을 보았다. 23살의 서울시의 용역업체에서 시간당 몇만원을 받고 일하는 한 남자와 그 촛불시위의 현장에서 돈벌려고 나오신 한 김밥 노점 할머니. 그 둘이 만나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졌었다. 청년의 노인 폭행. 그것이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면서 매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너도 나도 그 청년을 욕하며 사건의 안타까움을 전파한다. 그렇다. 안타까울 뿐이다. 그 청년은 정말 매우 큰 잘못을 하였다. 아마 욕을 먹어 마땅할 것이다. 이 하나의 단면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동방예의지국' 이라는 단어는 점점 종적을 감춰가고 있다.
예전의 초등학생들은 혹시나 싸웠던 아이의 집에 큰개가 있을까 걱정하지만
지금은 혹시나 내가 달았던 악플을 걱정하고
예전의 대학생은 시위했던 그날의 나라를 걱정하지만
지금은 어떻게하면 취직할 수 있을까만을 걱정한다.
예전의 어른들은 아이와 가족을 걱정했지만
지금은 내가 사는 집의 땅값을 걱정한다.
어쩌다가 우리의 사회가 이지경까지 오게 되었을까. 장점도 물론 존재한다. 편리화 된 사회. 정보화되고 어디서든 어떤 정보든 쉽게 얻어질 수 있는 사회. 하지만 우리의 사회는 그것을 너무 쉽게 누구에게나 허용한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요즘 길을 걷다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웃음을 찾아보기가 난 참 힘이 든다. 내가 웃고 있지 않아서 일까 아니면 정말 웃음이 사라져 버린것일까. 아니면 내가 너무 염세적으로 생각하는 걸까. 요즘들어 이러한 문답을 많이 하게 된다. 나에게 묻게 된다. 그리고 뻔한 대답을 하게된다.
"이렇게 살아가면 행복해 질 수 있을까?"
"몰라, 하지만 이렇게 살지 않으면 불행해 질 것만 같아"
일단 스크롤의 압박 죄송.. ㄱ-;;
스크롤의 압박이 있겠지만 - _-;;; 제 블로그에서 제가 펌했습니다. 아래는 걍 주소만했더니 아무도 응답이 없어서요-
에혀... 그냥 요즘 이런저런 걱정에 =_=a 블로그 글도 나날히 암울해져만 가네요. ㅎㅎ
첫댓글 그러나 지구는 여전히 아름답죠. '제가 훈련병때 들었던 생각'
지구는 아름답지만 인간은 점점 이상해져가네요.. 에혀 -_- 특히 우리나라 인간
정말...저도 대학생이지만 그런걸 느낍니다...딱 우리세대가 각종 향락에 젖어 커온듯...정말 70,80년대 대학생들과는 너무 다른듯...단순히 사회탓만 하기엔 현 학생 당사자들의 생각과 행실에도 문제도 있고..이건뭐 어디서부터 생각해야될지 모르겠네요..
나이만 먹고 생각은 중고딩때 멈춰있죠..저역시나 그런 부류;;
정말 저도 복학하면 대학생이지만 모두가 곰곰히 생각해봐야할 문제죠. 당신은 책을 읽는가. 읽는다면 행여나 저급한 재미들로 엮여진 글자만을 읽는 것은 아닌가. 그 책에서 세상을 읽어낼수 있는가. 달리 지금의 '젊은문화'가 세상을 보는 눈과 귀와 입을 막고 있는것은 아닌가 . 시작점도 없죠 지금은..-_- 더군다나 나조차도 세상물정은 gg치는데..-_-
20대 중반을 넘은 여자들은 남자들에게 "직업이?" "연봉이 어떻게 되세요?" "차는?" 이렇게 묻죠... 요즘 언론에서 비난받는 자기만 아는 그 세대로서..... 일단 내가 잘나고 봐야한다는 비겁한 생각이 머리속을 스칩니다. ( 돌은 조금만 던져 주세요.. )
에휴 어쩔 수 없지요.. 사회가 이렇게 굴러가다보니깐요^^.. 일단 내가 잘라고 봐야하는건 맞는듯 ㅎㅎㅎ
이해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촛불을 드신 분들이 세상을 바꾸면, 그 분들이 모든 혜택을 받지 못하고.... 저와 같이 비겁한 사람들도 그 혜택을 본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는 합니다.
"감독 휴게실"에서 옮겨 옵니다 08.05.20 0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