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22일 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1900년 무렵부터 성모 마리아께 ‘여왕’의 영예가 주어져야 한다는 요청이 생겨났다. 1925년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이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정해지면서 이러한 요청은 더욱 늘어났다. 이에 따라 1954년 비오 12세 교황은 마리아께서 여왕이심을 선언하고 해마다 5월 31일에 그 축일을 지내게 하였다. 그 뒤 로마 전례력의 개정에 따라, 마리아를 천상 영광에 연결시키고자 성모 승천 대축일 뒤로 옮겼으며, 축일 이름도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로 하였다. 이날 교회는 성모 승천의 영광을 거듭 확인하며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우리를 위한 구원의 도구가 되신 것을 기린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9,23-30
그때에 23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부자는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24 내가 다시 너희에게 말한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25 제자들이 이 말씀을 듣고 몹시 놀라서, “그렇다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하고 말하였다.
26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눈여겨보며 이르셨다.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27 그때에 베드로가 그 말씀을 받아 예수님께 물었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무엇을 받겠습니까?”
28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러운 자기 옥좌에 앉게 되는 새 세상이 오면,
나를 따른 너희도 열두 옥좌에 앉아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심판할 것이다.
29 그리고 내 이름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아버지나 어머니,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모두 백 배로 받을 것이고 영원한 생명도 받을 것이다.
30 그런데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나는 부자입니다.
이사할 때가 되면 아주 심란합니다. 버릴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나는 하나도 버리고 싶지 않아서 이사할 때마다 가지고 갑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천덕꾸러기가 됩니다. 그 중에서 책이 그렇습니다. 한 권 한 권 모을 때는 큰돈을 들여 소중하게 대하던 책들이 이제는 짐만 될 뿐이고 아이들도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이곳저곳에 전부 기증하고 다 털어버리고 나니 그렇게 홀가분하기도 하고 허전하기도 합니다. 옷도 그렇게 짐만 될 뿐입니다. 지금은 많이 말라서 그전에 입던 옷을 전혀 입을 수 없습니다. 수선 집에 갔더니 이상한 체형으로 바뀌었다고 고치기 어렵다고 되돌려주면서 버리라고 합니다. 나눔의 집에서는 아주 귀한 보물을 받은 듯 반가워합니다.
모두 정리하면서 내가 엄청난 부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산은 하나도 없어도 입을 옷은 많이 있습니다. 옷감들이 아주 좋아서 떨어지지 않고, 멋을 부리며 옷을 입을 나이도 지났기 때문에 누가 초라하게 볼 일도 없기 때문입니다. 먹는 것도 잘 먹고 살고, 잠잘 수 있는 집도 있으니 의식주가 해결되었으니 어찌 부자가 아니겠습니까?
젊어서 공부에 욕심이 많아서 공부도 많이 했고, 다른 사람들보다 전공도 많이 했으니 공부한 것만 해도 부자입니다. 그런데 지금도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도 많고, 학문에 대한 욕심도 많고, 공부하고 싶은 것도 많이 있으니 또한 부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비록 기억력이 떨어져서 자꾸만 잊어버리는 탓에 한 말을 또 하고, 쓴 글을 또 쓰지만 묵상 욕심도 많이 있어서 이 또한 부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가족도 건강하고 아이들 삼 남매를 모두 키워서 공부시키고, 성가시키고 손자도 보고, 좋은 친구들도 많고, 나를 걱정해주는 제자들도 많고, 이 모든 것도 부자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할 일도 있고, 책을 쓰고 글을 쓰는 일이 기다리고 있고, 등산하자고 보채는 친구도 있고, 건강을 걱정하는 지인들이 많이 있으니 이 모든 것도 부자입니다. 교회나 사이버 공간에서나 형제·자매들이 있어 우정을 나누고, 기도를 나눌 수 있으니 이 또한 부자입니다.
병까지도 많이 달고 살았습니다. 어려서부터 죽자고 붙어 다니는 심장병에 젊어서 앓은 폐결핵에 선천성 고혈압에 암까지 앓았으니 종합병원입니다. 그런데 그 병을 앓을 때마다 기적적으로 낫게 해 주셨으니 나는 은총의 부자입니다. 사람은 고통으로부터 적당하게 성숙합니다. 고통을 받지 않으면 성숙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의 본래의 모습인가 봅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흙으로 빚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아담'이라는 이름이 '먼지'라는 말에서 나온 말이니 흙먼지를 반죽 할 때부터 아주 오래 동안 치대며 짓이겨져야 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빚어내고 유약을 바르고 가마에 구울 때까지 단련을 견뎌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려움을 많이 겪을수록 훌륭한 인재를 길러낸다고 했나 봅니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나는 참으로 많은 은총의 부자입니다.
그 모든 것을 전부 합한 것보다도 더 큰 하느님을 간직하고 있으니 나는 부자입니다. 생명과 은총의 하느님께서 내 안에 살아계신다는 것만 해도 나는 행복합니다.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아들로 살고 있으니 그보다 더 명예스럽고, 더 부자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참으로 부자입니다. 내 명함에 ‘하느님의 000 번째 왕자’라고 적었으면 좋겠는데 몇 번째인지 잘 몰라서 그렇게 만들지를 못하겠습니다. 어찌되었든 나는 하느님의 왕자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왕자와 공주답게 살지 못해서 오늘 복음말씀에서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하신 모양입니다. 하느님의 왕자와 공주답게 격에 맞게 산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백성에게 모든 것을 나눠주고 거지왕자로 산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왕자와 공주는 본래 부자입니다. 의식주에도 문제가 없고, 공부도 많이 하고, 친구도 많고, 형제·자매도 많고, 아는 사람도 많아야 합니다. 왕자와 공주는 고생도 많이 하고, 많은 병도 앓아봐서 아픈 사람의 심정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은총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가슴 깊이 체험하고 왕자와 공주답게 나눌 줄 아는 왕자와 공주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들도 고생하면서 커야 됩니다. 고생 좀 시키십시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라는 속담처럼 모두 개처럼 벌더라도 부자가 되어야 합니다. 왕자와 공주는 돈도 많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말씀을 읽고 부자 되기를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더 악착같이 벌어서 물질적으로도 부자가 되십시오. 저축도 더 많이 하시고, 씀씀이를 줄여서 부자가 되셔야 합니다. 그래서 노후도 챙겨야 합니다. 그러면서 개처럼 돈을 벌었지만 정승처럼 아니 왕자와 공주처럼 돈도 써야 합니다. 그래야 하느님의 권능으로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만이 부자인 나를 하늘나라에 데려가실 수 있습니다. 그 사실만 잊지 않으면 됩니다.
<기드온, 이스라엘을 구원하여라. 바로 내가 너를 보낸다.>
▥ 판관기의 말씀입니다. 6,11-24ㄱ
그 무렵 11 주님의 천사가 아비에제르 사람 요아스의 땅 오프라에 있는 향엽나무 아래에 와서 앉았다.
그때에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은 미디안족의 눈을 피해 밀을 감추어 두려고, 포도 확에서 밀 이삭을 떨고 있었다.
12 주님의 천사가 그에게 나타나서, “힘센 용사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하고 말하였다.
13 그러자 기드온이 천사에게 물었다. “나리,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주님께서 저희와 함께 계시다면,
어째서 저희가 이 모든 일을 겪고 있단 말입니까?
저희 조상들이 ‘주님께서 우리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올라오지 않으셨더냐?’
하며 이야기한 주님의 그 놀라운 일들은 다 어디에 있습니까? 지금은 주님께서 저희를 버리셨습니다.
저희를 미디안의 손아귀에 넘겨 버리셨습니다.”
14 주님께서 기드온에게 돌아서서 말씀하셨다. “너의 그 힘을 지니고 가서
이스라엘을 미디안족의 손아귀에서 구원하여라. 바로 내가 너를 보낸다.”
15 그러자 기드온이 말하였다. “나리,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제가 어떻게 이스라엘을 구원할 수 있단 말입니까?
보십시오, 저의 씨족은 므나쎄 지파에서 가장 약합니다. 또 저는 제 아버지 집안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자입니다.”
16 그러나 주님께서는, “내가 정녕 너와 함께 있겠다.
그리하여 너는 마치 한 사람을 치듯 미디안족을 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17 그러자 기드온이 또 말하였다. “참으로 저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신다면,
저와 이 말씀을 하시는 분이 당신이시라는 표징을 보여 주십시오.
18 제가 예물을 꺼내다가 당신 앞에 놓을 터이니, 제가 올 때까지 이곳을 떠나지 마십시오.”
이에 주님께서, “네가 돌아올 때까지 그대로 머물러 있겠다.” 하고 대답하셨다.
19 기드온은 가서 새끼 염소 한 마리를 잡고 밀가루 한 에파로 누룩 없는 빵을 만들었다.
그리고 고기는 광주리에, 국물은 냄비에 담아 가지고 향엽나무 아래에 있는 그분께 내다 바쳤다.
20 그러자 하느님의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다.
“고기와 누룩 없는 빵을 가져다가 이 바위 위에 놓고 국물을 그 위에 부어라.”
기드온이 그렇게 하였더니, 21 주님의 천사가 손에 든 지팡이를 내밀어, 그 끝을 고기와 누룩 없는 빵에 대었다.
그러자 그 큰 돌에서 불이 나와 고기와 누룩 없는 빵을 삼켜 버렸다. 그리고 주님의 천사는 그의 눈에서 사라졌다.
22 그제야 기드온은 그가 주님의 천사였다는 것을 알고 말하였다.
“아, 주 하느님, 제가 이렇게 얼굴을 맞대고 주님의 천사를 뵈었군요!”
23 그러자 주님께서 그에게, “안심하여라. 두려워하지 마라. 너는 죽지 않는다.” 하고 말씀하셨다.
24 그래서 기드온은 그곳에 주님을 위하여 제단을 쌓고, 그 이름을 ‘주님은 평화’라고 하였다.
축일8월 22일 성녀 레지나 (Regina)
신분 : 예수의 어머니
활동 연도 : +1세기
같은 이름 : 마리아, 메리, 미리암
그리스도인은 세례 성사를 받을 때 새로운 이름(세례명)을 받는데, 이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태어났음을 의미한다. 세례 때에 성인의 이름을 자신의 수호자로 삼고 성인을 공경하는 풍습은 이미 고대 교회 때부터 시작되었다. 유아 세례 때 성인 순교자뿐만 아니라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을 사용해 그들을 본받고자 하였다. 오늘날 교회법 제855조는 세례명에 대해 간략하게 “부모와 대부모 및 본당 사목구 주임은 그리스도교적 감정에 어울리지 아니하는 이름을 붙이지 아니하도록 보살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세례명은 성인들이나 성경의 인물 또는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를 드러내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이는 성인의 이름뿐만 아니라 지역 문화권에 상응하는 그리스도교적 정서와 의미를 지닌 여러 다른 이름도 사용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우리말의 ‘사랑’, ‘은총’, ‘구원’, ‘슬기’ 등도 가능하다. 다만 이런 경우 특정한 축일을 지정할 수 없기에 보통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을 그 축일로 택해 기념한다.
가톨릭교회 전통은 성모 마리아의 경우 마리아(Maria)라는 이름뿐만 아니라 그 의미상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거나 성모와 관련된 여러 명칭과 애칭들 또한 세례명으로 사용해 왔다. 일반적으로 성모 마리아는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을 그 축일로 기념하나 성모와 관련된 다른 축일이나 기념일을 정해 사용할 수도 있다. 하늘(Caelum)에서 유래하며 하늘의 모후(Regina Caeli)이신 성모를 상징하는 첼리나(Celina) 또는 레지나(Regina)는 보통 8월 22일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을 축일로 정해 기념한다.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로 축일을 정하기도 한다.
오늘 축일을 맞은 레지나 자매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