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끊임없이 씻거나 물건을 완벽하게 정리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아이. 이러한 강박 증상만으로도 충분히 힘든데, 여기에 '불안'이나 '품행 문제'가 더해지면 아이의 일상과 가족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요?"
Q. 선생님, 아이의 고통을 지켜보다 못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글을 올립니다.
저희 아이는 어릴 때부터 손을 반복해서 씻거나 물건을 확인하는 강박 증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강박 증상도 심해지고, 이제는 밖에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조차 극도로 두려워하는 대인기피증(사회 공포증) 증세까지 보입니다.
강박증만으로도 힘든데 사람들을 피하고 고립되어 가는 아이를 보니 억장이 무너집니다. 제가 어릴 때 강박 행동을 제대로 고쳐주지 못해서 병을 키운 걸까요? 강박증이 심해지면 원래 이렇게 대인관계까지 두려워하게 되는 건지, 부모로서 어떻게 도와야 할지 제발 알려주세요.
A.안녕하세요, 어릴 때부터 강박증으로 힘들어하던 아이가 이제는 세상과 단절되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시며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자책감이 드실지, 부모님의 깊은 고충에 진심으로 위로를 전합니다. 병을 키운 것이 아닐까 자책하시겠지만, 이는 부모님의 잘못이 아니라 청소년기 강박장애(OCD)가 가지는 특징적인 임상 양상입니다.
아동 및 청소년의 강박증은 단독으로 나타나기보다는 다른 심리적 어려움을 동반하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방글라데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강박장애 환자의 절반 이상(51.7%)이 다른 정신 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동반이환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연령에 따라 동반되는 질환의 양상이 확연히 다른데, 12세 미만의 어린 아동은 특정 공포증이나 틱 장애, 과잉행동장애 등이 주로 동반되는 반면, 12세 이상 청소년의 경우 주요 우울 장애(15.4%)와 사회 공포증(12.8%)이 가장 흔하게 동반됩니다.
또한 청소년기가 되면 어린 시절에 주로 나타나던 오염 강박(씻기) 외에도 공격적이거나 종교적인 생각 등 더욱 복잡한 강박 사고가 증가하며, 강박 사고로 인해 소모하는 시간과 일상생활의 방해 정도도 아동기보다 훨씬 심각해집니다.
즉, 아이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회 공포증은 강박증을 방치해서 생긴 합병증이라기보다는, 청소년기 강박장애 환자들에게서 흔히 관찰되는 발달적 특징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청소년기가 되면서 타인의 시선에 예민해지고, 자신의 강박 증상을 남들에게 들킬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이 사회 불안으로 이어지기 쉬운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은 아이의 강박 행동이나 대인기피를 억지로 고치려 하기보다는, 아이가 겪고 있는 강박적 고통과 사회적 불안감을 하나의 연결된 어려움으로 이해하고 수용해 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의하여 강박 증상 완화뿐만 아니라 대인관계 불안(사회 공포증)을 함께 다루는 통합적인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강박장애 치료, 이제는 '동반 질환'까지 함께 들여다보아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1. 불안이 높은 아이: 강박 증상 심각도 낮추기에 집중하기
강박장애와 불안 장애가 함께 있는 아이들은 강박 증상의 강도가 유독 높습니다. 부모는 아이의 불안을 억지로 억누르려 하기보다, 인지행동치료(CBT) 등을 통해 강박 사고와 행동의 심각도를 먼저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아이의 신체적, 정서적 고통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2. 산만하고 공격적인 아이: 학교와 일상 기능 회복 돕기
ADHD나 반항장애처럼 밖으로 표출되는 문제(외현화 장애)를 동반한 강박장애 아이들은 일상생활의 기능이 크게 무너져 있습니다. 이 경우 강박 증상 치료와 더불어 아이가 학교와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능 회복 훈련과 문제 행동 교정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3. 가족 내 갈등과 응집력 문제 다루기
아이의 동반 질환은 가족 전체의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불안이 높은 아이가 있는 가정은 '가족 갈등'을 관리하는 상담이, 행동 문제가 있는 아이가 있는 가정은 '가족 응집력'을 높이는 활동이 치료 과정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아이의 치료는 결국 가족 전체의 회복과 함께 가야 합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Langley, A. K., Lewin, A. B., Bergman, R. L., Lee, J. C., & Piacentini, J. (2010). Correlates of comorbid anxiety and externalizing disorders in childhood obsessive compulsive disorder. European Child & Adolescent Psychiatry, 19(8), 637-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