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잘못된 건강 상식에 속지 마라[PART4]- 29.술, 알고 마시면 약이 된다
적정량을 지키면
술은 장수에 도움이 된다
건강이 나빠지면 의사로부터 가장 먼저 듣는 말이 ‘금주와 금연’이다. 확실히 흡연은 삼가야 한다. 나는 사람마다 각자 용량이 다른 이른바 ‘발암 양동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발암 원인이 양동이에 차고 넘치면 암이 된다고 본다.
담배는 방사선, 농약과 마찬가지로 명백히 발암을 촉진하는 물질이다. 중·고년 이후 지속적인 기침, 담, 호흡 곤란에 시달리는 COPD(만성 폐쇄성 폐 질환) 환자의 90퍼센트는 흡연 경험자이다.
한편 술은 지나치지만 않으면, 오히려 수명을 연장해 준다고 생각한다. 음주를 하면 고혈압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술을 마시면 혈관이 확장되어 혈압이 일시적으로 낮아진다. 스트레스로 신경이 곤두설 때, 술을 마시면 마음이 편안해지거나 긴장이 풀리는 것도 혈관 확장 효과 때문일 것이다.
미국 암학회는 “허혈성 심장 질환(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위험도는 음주량과 관계없고,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마시는 사람이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라고 발표했다.
물론 과음은 금물이다. 과음을 하면 간뿐만 아니라 뇌도 크게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나이를 먹으면 조금씩 쪼그라들어 전두엽과 거미막(뇌나 척수를 덮고 있는 세 층의 수막髓膜 중에 중간의 얇고 거의 투명한 막) 사이에 틈이 생긴다. 뇌는 최대 15퍼센트 정도 위축되는데, 이 경우 생기는 틈은 1센티미터 전후나 된다.
뇌가 위축되면 뇌세포가 감소하기 때문에 깜빡하거나 뭔가를 잃어버리는 일이 잦아서 알츠하이머병 등의 치매, 기억 장애,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약이 되는
술 음용법
지바대학교 의학부에서는 2000년에 뇌독크를 받은 건강한 남녀 1,432명)(30~69세)을 대상으로 ‘음주와 뇌 위축 간의 관계’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자를 (1) 술을 마시지 않는 그룹, (2) 술을 가볍게 즐기는 그룹, (3) 일본주(도수 15 내외)의 경우 하루에 360밀리리터 미만 마시는 그룹, (4) 일본주를 매일 360밀리리터 이상 마시는 그룹으로 나눠 MRI(자기공명 영상촬영)로 조사했다.
그리고 전두엽과 거미막의 틈이 2밀리미터 이하인 경우는 뇌 위축 없음, 3~5밀리미터는 가벼운 뇌 위축, 6~8밀리미터는 중등도의 뇌 위축, 9밀리미터 이상인 경우는 고도의 뇌 위축으로 보고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조사 대상자 중 뇌가 위축된 사람의 비율은 (1), (2), (3)그룹이 각 24퍼센트로 거의 같았고, 술을 많이 마시는 (4)그룹은 38퍼센트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4)그룹의 경우 ‘중등도 이상’의 뇌 위축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령별 분석에서는 “과음을 계속하면 건강한 사람이라도 뇌 위축이 실제 나이보다 10년이나 빨리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자신도 모르게 과음을 하게 되므로, 맥주의 경우는 하루에 500밀리리터 용량으로 1~2캔, 일본주는 180~360밀리미터, 와인은 글라스로 2~3잔, 소주는 물을 섞어 2~3잔 정도로 상한선을 정해 두고 즐기도록 한다.
그러면 스트레스 해소 효과까지 더해져 백약지장(百藥之長), 즉 “잘 마신 술을 백 가지 약 중에 으뜸이다”라는 옛말처럼 내 몸에 약으로 작용할 것이다.
술은 살균력도 강해서 옛날부터 상처를 소독하는 데 이용되기도 했다. 또한 정맥류에 알코올의 일종인 에탄올을 주입해 단단하게 하거나(경화요법), 암의 병소 부위에 주입해 암세포를 괴사시키는 요법도 세계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이 같은 요법은 수술 못지않은 치료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위 글은 곤도 마코토(近藤誠)의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더난출판, 이근아 옮김) 중 일부를 옮겨본 것입니다. 곤도 마코토는 1973년 게이오대학교 의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가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 도쿄 제2병원(현 국립병원 도쿄 의료센터) 방사선의학센터를 거쳐, 1983년 임상 동기들 중에서 가장 빨리 게이오 의과대학 방사선과 전임강사가 되었다. 유방온존요법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으나 암은 무조건 수술이나 항암데 위주로 치료하는 기존 의학계 입장에서는 눈엣가시라 전임강사에서 출세길이 막혀버렸다. 정년을 1년 앞둔 2013년에 곤도 마코토 암 연구소(www.kondo-makoto.com)를 개설하여 세컨드 오피니언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항암제는 효과가 없다’, ‘건강검진은 백해무익하다’, ‘암은 원칙적으로 방치하는 편이 좋다’는 등의 위험한 고백으로 의학계에서는 눈 밖에 났지만 환자 중심의 치료를 실현하기 위해 의료정보 공개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항암제의 독성돠 확대 수술을 위험성 등 암 치료에 관한 정보를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소개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제60회 기쿠치간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환자를 상품으로 취급하는 현실에서 자신보다 환자를 더 사랑한 의사의 진심 어린 고백을 담고 있다. 과잉 진료로 이어지는 조기 암 진단이나 건강검진에 현혹되지 않도록 의학 상식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병원과 약을 멀리함으로써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